속살 드러낸 모란 - 어! 벌이 있잖아?
꽃중의 꽃으로 일컬어지던 모란.
이두를 만들었던 설총의 화왕계에는 모란이 화왕(花王)으로 묘사된다.
신라 선덕여왕의 지혜를 거론할 때면 으레 예로 들어지는
당태종이 보낸 모란도의 이야기는 너무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이다.
병풍의 그림 중 가장 인기있는 소재 중의 하나가 바로 모란도이고
현대에 들어 와서 가장 많이 애송되는 시 중의 하나가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다.
또 우리 가곡중 모란이 피는 계절이 오면 가장 애창되는 곡 중의 하나가 바로
김용호시, 조두남 곡의 '또 한 송이 나의 모란'이다.
또 한 송이 나의 모란
[김용호시/조두남곡/메조소프라노:신은미]
모란은 화려하다. 크다. 가히 꽃의 왕이라 불릴 만 하다.
그 모란의 속을 들여다 보자...
나비가 없어서 향기가 없을 것이라고 했던 선덕여왕의 지혜를 관찰로 검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벌은 모인다.
아마 모란은 꿀은 있으되 향기는 풍기지 않는 모양이다...
-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파빌리언...
출처 : 옛정자 그늘.
글쓴이 : 파빌리언 원글보기
메모 : 제가 좋아하는 모란.... 그래서 퍼 왔습니다. 좋은 글과 그림 주셔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