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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 보헤미안의 중앙아시아 33일 배낭여행 (4화)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77세 강사, 강의보다 더 긴 하루 강의보다 더 긴 하루 77세가 되어도 강의가 잡히면 마음은 여전히 학생이 시험 보는 날처럼 바빠진다. 중앙아시아 33일 배낭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 나는 여행 후기를 쓰랴, 노인대학 강의를 준비하랴 정신없이 지냈다. 강의 제목은 ‘보람찬 인생, 끝까지 걷는 사람’. 여행 이야기와 인생 이야기를 어떻게 엮을지 고민하며 원고를 수없이 고쳤다. PPT도 만들고 또 고쳤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슬라이드를 손보며 씨름했다. 강의 당일 아침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수정한 PPT를 USB에 담아야 하는데, 예전에는 익숙하게 사용하던 ‘다른 이름으로 저장’ 메뉴가 보이지 않았다. 괜히 컴퓨터만 탓하며 한참을 헤맸다. 결국 F12 키를 누르면 된다는 사실을 알고서야 파일을 저장할 수 있었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별것..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려 기일에 또 떠납니다 - 77세의 봄, 나는 다시 길 위에 선다.​▲기일, 다시 길 위에 선다.아내의 기일을 앞두고, 그녀의 백팩을 메고 배낭을 끌며 길을 나선다. 혼자지만, 혼자는 아니다. ⓒ 정일국​​​아내가 떠난 뒤, 집 안의 공기는 결이 달라졌다.혼자 끓인 국은 유난히 빨리 식고,숟가락 하나 드는 일도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한 사람이 곁을 비웠을 뿐인데,하루의 길이는 고무줄처럼 길게 늘어났다.​슬픔은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내 몸에 맞게 조금씩 스며드는 것이었다.​그래서 아내의 기일이 다가오면짐을 싸서 길을 나선다.​슬픔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지켜야 할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탄자니아에서 해외 봉사를 하던 시절,풍토병으로 쓰러졌을 때내 곁을 밤새 지킨 건 아내였다.​함께 바라보던 그곳의 끝없는 초원,풀밭 ..
이 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은 내가 쓴 것이 아닙니다. 중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는 이제 우리 음악 모임의 중심에서, 누구보다 진지하게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글은 쓰는 사람의 영혼을 닮는다고 합니다. 여기, 한 문장 한 문장에 예술을 향한 경외심을 꾹꾹 눌러 담은 귀한 기록이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한 공연 후기가 아닙니다.한 도시를 걷고, 예술을 만나고, 결국 한 음악 앞에 멈춰 서는 한 사람의 기록입니다.도쿄 산토리 홀에서 마주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는 소리 이전에 ‘침묵’으로 다가왔습니다. 좋은 글은 나눌 때 그 빛이 더해진다고 믿기에, 필자의 소중한 허락을 얻어 이곳에 옮겨둡니다. 거장으로 향하는 젊은 예술가의 발걸음과, 그 궤적을 쫓는 사유의 깊이를 함께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그 밤의 공기와 울림..
65세에 '0살 신생아' 되어 아프리카로 떠났습니다. 1. 베테랑 화학 선생, 면역력 제로의 신생아가 되다 대한민국 교단에서 30년을 호령하던 베테랑 화학 선생이었다. 은퇴 후, 나는 안락한 연금 생활 대신 탄자니아로 향했다. 하지만 탄자니아 땅을 밟는 순간, 나는 기저귀만 안 찼을 뿐 모든 게 무력한 ‘0살 신생아’로 전락했다.낯선 스와힐리어 한마디에 귀가 먹먹해지고, 현지의 이름 모를 세균 하나에도 목숨이 휘청이는 면역력 제로의 아기. 그것이 내 현실이었다. 세상은 내게 물었다. 왜 그 죽을 고생을 사서 하느냐고. 그 오만한 질문에 답하기도 전에 시련이 찾아왔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장티푸스와 말라리아에 이어 늑막염이라는 불청객까지 내 빈약한 몸을 난도질했다.40도 고열 속에서 나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하나님, 좋은 일 하러 온 저를 왜 이대로 데려가..
정년퇴직 후, 8천 명의 독자를 만날 줄이야 "정일국 기자님, 오마이뉴스입니다. 기자님의 기사가 방금 채택되었습니다. 이 기사를 지인과 함께 나누세요. 제목: 이 약속을 지키려 아내의 기일마다 짐을 쌉니다."3월 13일, 내 스마트폰으로 날아온 이 짧은 알림 한 통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파란색 링크를 누르는 순간, 아프리카에서 제일 높은 해발 5,885m 킬리만자로 정상에 섰을 때보다 더 큰 전율이 온몸을 스쳤다. 정년퇴직 후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던 내게 '기자'라는 새로운 이름표가 붙는 순간이었다.[관련기사 : 이 약속을 지키려 아내의 기일마다 짐을 쌉니다]나는 이 벅찬 소식을 복사해 지인들과의 단체 카톡방에 올렸다. '늙은이가 무슨 잘난 척이냐'는 소리를 들을까 잠시 망설였지만, 무언가에 다시 도전하고 성취했다는 기쁨을 수십 ..
제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됬어요 이 약속을 지키려 아내의 기일마다 짐을 쌉니다77세의 봄, 아내의 숨결을 마중하러 떠나는 여행 길... 당신이 못다 본 세상을 함께 걸으려 합니다 슬픔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몸에 맞게 조금씩 늘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래 입어 고무줄이 늘어난 속옷처럼, 처음에는 어색하고 헐겁지만, 결국 그 느슨함대로 몸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다.오는 5월 7일은 아내 향촌 여사가 천국으로 소천한 지 두 번째 되는 기일이다.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자꾸만 허물어지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빈집에서 홀로 그 침묵의 정적을 맞이할 자신이 없어, 나는 다시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미완의 약속큰사진보기 ▲'미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여행 ⓒ bad_noel on Unsplash관련사진보기 다음 링크를 클릭하시..
타임 - "Time, oh, good, good time, Where did you go ? 백당 정 일 국 우리들의 삶은 기다림의 연속과 후회 그리고 그리움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가오는 추석이 반갑지도 않은 터에 며칠 전부터 비가 자주 내리니 후회와 그리움이 뭉쳐 기분도 우울하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다. 아내가 긴 여행을 떠나고 맞는 두 번째 추석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추석날이면 우리 집에서 모여서 추석 예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