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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양식/감동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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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사이언스 타임의 글을 소개합니다.

 

전기 먹고 메탄 방귀 뀌는 벌레

 

지구온난화ㆍ재생에너지에 새로운 미래 2009년 04월 09일(목)

전기를 먹으면 메탄 방귀를 뀐다. 벌레의 이런 습성이 최초로 발견됐다. 대개 사람들은 ‘이런 벌레도 있구나’ 하고 이 소식을 그냥 쉽게 지나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별난 습성을 가진 벌레의 등장은 지구온난화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꽤나 구미가 당기는 뉴스이다. 인류의 최대 현안인 지구온난화와 재생에너지에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기 때문. 어떻게 이 벌레가 그처럼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단 말일까?

공기 속 이산화탄소 메탄으로 전환

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하면 풍력에너지와 태양에너지를 꼽는다. 그런데 풍력에너지는 바람이 불었다 안 불었다 변덕을 죽 끓듯 하기 때문에 전기생산량도 수시로 바뀐다. 태양전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에너지 역시 밤이 되거나 구름이 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 미생물이 전기에너지로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바꾸는 특성을 처음으로 밝혀낸 미 펜실베니아 주립대 브루스 로건 교수(왼쪽) 연구팀. 

이렇게 전기를 들쭉날쭉 생산하는 탓에 재생에너지는 여전히 온종일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화석에너지를 밀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도 수억 년 동안 잠들어 있던 화석연료를 캐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재생에너지의 불안정한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생물을 이용하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재생에너지가 넘치게 만들어낸 전기에너지를 복잡하고 값 비싸게 저장하는 대신에 미생물에게 먹이자는 것.

그럴 경우 미생물이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바꾸어준다. 이렇게 해서 생산된 메탄은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다. 즉 재생에너지가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할 때 이 메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게다가 이 미생물이 메탄을 생산하는 데 소비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널려 있는 이산화탄소이다. 땅에 묻혀 있는 이산화탄소를 캐낼 필요 없다는 얘기.

이는 매우 혁신적인 일이다. 현재 과학자들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붙잡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한 예로, 공기청정기처럼 대기 중에 날아다니는 이산화탄소를 붙잡아주는 '윈드 스크러버'(wind scrubbers)라는 것도 등장했다. 거대한 필터를 설치해 바람 속의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으로 제거해주는데, 이런 방식이 얼마나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줄지는 아직 의문이다.

에너지 효율 80퍼센트

그런데 이렇게 복잡한 방식을 쓰지 않아도 전기만 공급해주면 미생물이 알아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붙잡을 수 있다니. 이렇게 멋진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주는 미생물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것은 Methanobacterium palustre 라는 이름의 메탄생성균이다.

단세포 생물인 이 미생물은 건전지와 같은 전해질로 전기를 만드는 전해셀의 음극에서 자리를 잡으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한다. 이 메탄생성균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메탄을 그동안 만들어낼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었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직접 메탄을 생성한다는 건 최근 미 펜실베니아 주립대 환경공학 브루스 로건 교수 연구팀이 최초로 밝혀냈다.

▲ 전기만 공급하면 메탄생성균은 알아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다 
영국 뉴캐슬 대학의 환경연구소 탐 커티스 박사는 이제까지 사용해온 화학적 방법 대신 미생물을 이용하면 또 다른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비싼 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메탄생성균을 통한 에너지 효율이 상당하다. 메탄생선균이 전기에너지 100을 먹었다면 만들어지는 메탄을 태웠을 때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80이다.

로건 교수는 이 방법이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그는 “상업적 적용이 수년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저널 3월 26일자에 게재됐다.

박미용 기자 | pmiyong@gmail.com

저작권자 2009.04.09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