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2009년 교장연수 받고난 후 소감을 실어보았습니다.
훌륭한 교장선생님으로 태어나실 것을 믿으며, 제 블로그에 올립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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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일이면 연수가 끝납니다. 7주간의 연수로 좀 지친 것 같긴 하지만 이렇게 택하여 주시고 잘 마치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연수 후기를 간단히 올립니다.
2월초 지명을 받을 때의 설렘은 수료식을 앞둔 지금 많이 사라졌다. 아니 오히려 당연한 것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교만해졌다. 시도 연수를 시작할 때와 이곳에 들어왔을 때의 기대와 설렘, 그리고 컸던 기쁨이 이제는 담담함과 시원함,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이곳 교원대에서의 연수는 7주간이나 길게 진행되는 것이라 들어올 때는 언제 끝나나 했는데, 지금은 들어올 때와 달리 계절도 바뀌고 그 많은 프로그램 다 소화하는 동안 처음 입소했을 때가 벌써 아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숙소인 함덕관 745호에 배정을 받고 들어와 보니 시설도 좋고 바깥 숲도 좋고 좀 좁긴 하지만 나만의 공간이 아주 마음에 들었었다. 지금 바깥의 숲은 우거져 속이 잘 보이지 않는다. 꿩과 꾀꼬리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는 모양이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심지어 밤에도 꿩은 울어댄다. 요즘 들리는 새소리는 어미가 새끼들을 가르치고 새끼가 화답하는 울음인가 보다. 부쩍 새들의 울음소리가 많아졌다. 이제 곧 이들의 새끼는 독립을 할 것이다. 어쩜 지금쯤 어미로부터 생존의 방법을 배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가 교장이 되기 위한 훈련을 하는 것처럼.
공부와 교육과 연수는 어떻게 다를까? 무엇을 배운다는 면에서는 같지만 뒤로 갈수록 강도가 약해지는 것일까? 공부는 아니고 교육도 아닌, 연수를 받는 동안 참으로 대접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수원의 연구사님을 비롯한 직원들도 친절했고, 민간위탁 연수에서도 직원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어 항상 대접 받는 연수였다.
작년부터 교장 자격 연수 시간이 배로 늘어 360시간이 되는 바람에 아직 연수 내용에 대한 밀도나 충실도는 좀 떨어지는 것 같다. 격주로 합숙을 한 것도 집중도를 좀 떨어뜨리는 것 같다. 그리고 원격 연수의 내용도 대부분은 좋았지만 앞부분에서 조금 불만이 있었다.
원격 연수 초반부에는 건강과 퇴임 후에 관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이것을 들으면서 경로당이나 노인 대학을 다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 이런 것도 이번 교장 연수 과정에 넣은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교감 연수를 받을 때 누가 정년 퇴임 조견표를 만들어 돌린 적이 있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정년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막상 내가 정년퇴임할 날짜까지 친절히 확인해 준 것에 대해 내 인생의 끝을 지정해 주는 것이 아닌가 해서 다소 불쾌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 막연히나마 정년을 의식했었는데, 교장 연수를 받게 되니 이제는 퇴임 후를 대비하란 것이다. 어차피 때가 되면 물러나야 하는 것, 누구나 가는 길이기에 순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퇴임을 말했는지도 모른다. 준비 없는 퇴직은 또다른 방황과 좌절을 불러 올 수 있으므로.
사람들은 교감 연수 받을 때가 가장 좋았다고 한다. 이번 연수에서도 선배 교장 선생님들의 그런 말씀을 들으며 일부 공감했다. 교감이 되는 비율은 교사 정원의 5% 내외라고 한다. 그중에서 다시 교장이 되는 비율은 95%라고 한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참으로 감사할 일이지만 이제부터는 어떻게 좋은 교장으로 학교를 경영하는가 하는데 남은 인생을 다 쏟아부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교장이 된다는 것에 대해 연수 받는 내내 책임과 경영이란 단어가 늘 내 의식을 지배했다. 그래서 강의를 들으면서 교장으로 나가 적용할 만한 것들은 생각나는 대로 메모를 해 보니 A4 2장이 넘게 나온다. 교감 연수를 받을 때도 그랬지만 아직 제대로 펼쳐 본 것이 없어 여기 와서 생각한 것들이 현실에서 과연 잘 적용될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현장에 나가면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고, 또 다른 데서 실시하는 것들 벤치마킹할 것도 있어 강의 자료들을 열심히 모으기도 했다. 시도 연수에서는 주로 교장의 실무 중심 영역을, 이곳 전국 단위 연수에서는 교육 전체를 넓고 크게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주는 연수로 짜였다고 생각한다. 몇 권의 책자와 몇 장의 메모를 가지고 연수원을 나가지만 막상 부딪혀야 하는 현실은 책과 다를 것이고 들은 이야기와 다를 것이고, 어차피 내 나름의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사안마다 내 방식으로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올해는 해외 연수를 가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만 그래도 국내 여행은 참으로 좋았다. 전라도를 원했으나 제비뽑기로 경상도가 당첨되어 첨엔 아쉬웠으나 막상 경상도를 다녀오고 나니 전혀 불만은 없었다. 기대하지 않았다가 막상 생각보다 좋으면 더 좋게 느껴지는 것처럼 연수 지명도 그랬고, 선진지 연수도 그랬고, 그렇다면 앞으로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풍성한 은혜를 내려 주신다고 생각하고 살면 항상 만족하며 살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다시 기대와 설렘으로 학교로 돌아가야겠다. 그리고 그 동안 교회일에 좀 소홀했던 것도 좀더 열심히 해야겠다.(출처: 까페, 춘천성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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