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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코너/2004 교감(교장)이야기와 내글

[스크랩] 교원평가, 이렇게 접근하자

교원평가, 이렇게 접근하자

 

 

 

 

 

12월 23일자 A1면과 A6면에 실린 '새해 달라지는 교육정책' 기사를 읽었다. 교원평가 시행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전제하에 기업의 임직원 인사평가제도를 여러 차례 진단, 컨설팅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계의 당면 현안인 교원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몇 가지 고언을 드린다.

첫째, 교원평가의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교원의 인사와 보수에 반영하되 그 반영의 정도를 너무 크게 하거나 반대로 아주 미미하게 하지 않은 정도로 조절하여 구성원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치 목욕물이 너무 뜨거우면 찬물을 틀고 반대로 너무 차가우면 더운물을 섞어 적당한 온도로 만드는 것과 같다. 평가의 대상인 교원들에게 적절한 정도의 자극과 긴장을 주는 정도로 평가결과를 인사나 보수에 반영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객관적 평가란 미명하에 수치적 지표에 의한 평가에 매달리면 평가를 위한 평가, 즉 숫자놀음이 되기 쉽다. 지표(指標)의 '指'는 손가락인데, 우리 속담에 '달을 보라 가리키니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 보더라'는 말이 있다. 본질을 바라보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말이다. 교원평가가 교육의 질적 향상이라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객관적으로 평가했다는 평가자의 자기 방어용으로 전락하여서는 곤란하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이해당사자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교원에게 기대되는 역할과 행동을 구체화하여 합리적인 평가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독이 있어야 한다. 평가가 법원의 판결은 아니기에 평가자가 왜 이러한 평가를 했는지에 대해 증거를 제시할 거증책임은 없지만 평가에 대해 합리적으로 설명할 책임은 있다. 평가자가 공정하지 않거나 잘못 평가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특히 사적인 이해관계나 자신의 계파를 형성하려고 평가를 왜곡하는 평가자에게는 배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한다. 평가의 왜곡은 돈을 횡령한 죄보다 더 무거운 배임이라고 말한다. 조직의 질서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넷째, 필요한 평가의 가이드 라인들과 제도를 만든 후에도 평가는 생각보다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기업에서 제대로 된 평가자를 길러내는 것은 비전과 안목을 가진 경영자를 길러내는 문제와 동일하다. 학교 현장에서 평가자는 학교의 비전과 사명, 중장기 계획 그리고 이것에 따른 각 부문의 역할과 교사 개인들의 책임과 직무 가치, 그리고 학교와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이 어떠했는가를 판단하는 안목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안목을 갖춘 평가자를 양성하려는 노력이 병행될 때 비로소 교원평가는 교육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2009.12.24>

출처 : 사랑이 넘치는 교육
글쓴이 : 푸른 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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