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검사와 여선생◑
★ 감 독 : 전범성 ★ 출 연 : 김지미/김석훈/서영춘/도금봉 ★ 제작사및 년대 : 1966 연합영화사 ★ 음 악 : 백영호 ★ 주제가 :이미자(민검사와 여선생)
★ 즐거리 박양춘(김지미)은 초등학교 교사로 정이 많아서 학생들을 세심하게 돌본다. 박양춘이 담임으로 있는 반의 민장손(노도윤)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병든 할머니와 단 둘이 살며 아침에는 신문을 돌리고 밤에는 찹쌀떡을 팔아가며 산다. 장손은 도시락이 없어 뚝배기에 점심을 싸가고 아이들이 놀리자 울며 교실을 뛰쳐나간다. 박양춘은 도시락을 사가지고 장손의 집으로 가 장손을 달랜다. 이후 박양춘은 장손의 아픈 할머니를 손수 간호하기도 하고 직접 과외공부를 해주며, 추운 겨울날 목도리를 둘러주는 등 장손을 극진히 돌봐준다. 세월이 흘러 박양춘은 학교를 그만두고 선장과 결혼을 한다. 박양춘은 새로 이사 간 동네에서 우연히 어린 장손을 도와주곤 했던 쌀집 이씨(서영춘)를 만나게 된다. 박양춘은 이씨에게 장손의 소식을 물어보나 6·25이후 소식을 알 길이 없어졌다고 한다. 떡장사 천안댁(도금봉)은 박양춘의 남편이 성미가 깐깐하고 남한테 실수하는 법이 없이 너무 정직하고 꼿꼿하기로 소문이 났다고 한다. 남편은 출항으로 떠나고, 박양춘은 홀로 집을 지키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살인강도죄수가 탈옥을 해 양춘의 집으로 숨어들어온다. 마음이 약한 양춘은 탈옥수(최성호)의 사정을 듣고 그를 찾으러 온 경찰에게 그를 넘기지 못한다. 양춘은 한번만 딸을 만나게 해달라는 탈옥수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딸을 데리고 와서 부녀상봉을 돕는다 .......
★윤대룡의"검사와 여선생(1948)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구슬픈 노래가 얹혀 지면서 신파의 분위기를 더해준다. 인정 많은 여선생 역을 잘 소화해낸 김지미의 연기가 돋보인다(당시 의 평) ★ 자료: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 ★ 개봉관: 극장
[펌글] 20세기 고전영화 리뷰 입니다.
흔히 신파라고 하면 통속적이거나 혹은 눈물을 질질 짜게 하는 류의 드라마를 일컫습니다. 원래의 의미가 어찌 되었든간에 현재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 하죠!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신파극이라 불리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과잉된 감정을 기본으로 하는데다가 평면적인 캐릭터들의 우연적 사건발생을 다루고 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스토리는 뻔하고 의도하는 바 역시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어요. 원래 신파라는 건 일본에서 들어온 연극의 한 형태입니다. 일본이 서양의 모습을 베끼기 시작하면서 이전의 연극들(가부키 같은 것)을 구파라 부르고 이후의 (계몽을 주제로 하는) 연극들을 신파라 부르기 시작 했습니다. 이것이 일본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우리 고유의 정서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신파가 탄생한거죠. "이수일과 심순애"는 우리의 정서를 제대로 살린 신파극의 대표 선두주자라 할 수 있구요. 민검사와 여선생 역시 고전적인 신파극 입니다. 그 내용이 신파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대표적인 신파극인 48년작 검사와 여선생의 리메이크 작이기도 하지요. 줄거리는 우리가 익히 들어본 내용입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박양춘은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합니다. 그중에서도 집안 형편이 어려운 장손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는데 장손은 그러한 선생님의 마음을 잘 간직하고 언젠가는 훌륭한 모습으로 선생님 앞에 서겠다고 생각하죠. 그리고는 정말 나름 성공한 모습으로 선생님 앞에 섭니다. 문제는 과거 존경해마지 않던 선생님이 살인죄로 기소된 상태에서 죄수복을 입고 있다는 것이지요. 감옥을 탈출한 탈옥수를 집에 잠시 숨겨 줬다가 이런저런 오해로 남편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장손은 선생님의 무죄를 변호하기 위해 창창한 검사직을 과감히 포기합니다. 그리고 그는 나름의 논리(!)로 선생님을 무죄 석방케 하죠! 과연 이 영화의 주제는 뭘까요? 뭔가가 교훈을 남겨야 한다는 당시의 신파극 특성상 분명 무언가 남기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지 않을까요? 스승의 은혜를 잊지 말자? 아니 좀 더 확장해서 나에게 은혜를 베푼 사람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도 아니라면... 혹자는 이 영화를 두고 가족의 재구성이라고도 합니다. 장손은 부모님이 없는 대신 부모의 역활을 하는 선생님과 결합합니다. 반면에 남편을 잃게 되는 선생님은 든든하게 자라버린 아들의 역활을 수행할 장손과 새롭게 결합하게 되구요. 그러면서 어렵고 힘든 현실이지만 극복하고 이겨 낼 수 있다라는 뭐 그런 희망적인 메세지로 해석하는 셈이죠! 그것이 무엇이든 맘에 드는 메세지를 찾아내는 건 보는 이의 몫입니다. 다만 과거와 현실 자체가 완전히 다른 지금 당시의 메세지를 두고 그것이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물론 가슴에 와닿는가 하는 문제는 별개구요...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만한 배우는 역시 김지미 입니다.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김지미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요. 청순함과 애교스러움 가득한 모습이 함께 공존하고 있어요! 여기에 팜므파탈의 대명사라 불렸던 도금봉이 수다스러운 떡장사로 등장하고 도금봉과 만담을 즐기는(!) 쌀장수로 서영춘이 등장합니다. 도금봉과 서영춘은 버터바른 김지미의 느끼함(!)에 김치국물 같은 역활이에요. 오버하지 않으면서 딱 좋을 정도로만 등장하는데 이게 또 나름 재미이기도 합니다. 아!!! 이미자의 주제곡도 빼놓을 수 없겠군요! 영화 보기가 지루하신 분은 이 주제곡만 들어보세요. 그럼 영화 한편 다 보는 셈입니다.
PS : 본문 글에서 언급한 "이수일과 심순애"는 1912년에 매일신보에 연재가 된 <장한몽 [長恨夢] >이라는 소설이 원작입니다. 하지만 장한몽 역시 일본의 오자키 고요가 쓴 <곤지키야사>를 조중환이 번안한 연애소설이죠! 너무나 인기가 많아서 노래라든가 연극이라든가 영화로 제작이 되었을 뿐이지만 사실 우리의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것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건 왜일까요? 문화적 세뇌라는 거... 생각보다 훨씬 더 무서운 거에요!
PS : 음... 민검사와 여선생에서 멋진 법정 장면을 기대하지는 마세요! 변호하는 장면은 저~~~~~~언혀 안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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