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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life/나의 旅行, 山行과 오토캠핑

김유정의 <동백 꽃>과 생강나무

 

읽는 맛을 더하기 위해 김유정의 동백꽃 이야기를 살펴본다.

 

 

동백꽃 핀 봄날 어느 산골 마을을 무대로, 사춘기에 이른 소작인의 아들과 마름의 딸 사이의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담아낸다. '나'를 좋아하면서도 오히려 짓궂은 행동으로 괴롭히는 점순이의 행동이 우직한 '나'에게는 이해될 수 없는 것으로 진술되지만, 그 진술의 이면에서 '나'의 마음 역시 점순이에게 끌리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의 효과가 한껏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토속어 구사와 대사와 지문을 넘나드는 구어(口語), 그리고 의성어, 의태어의 잦은 사용 등이 소설의 극적 전개에 탄력을 불어넣는다.

한편, 이 작품을 이해하는 관점에 있어서 사춘기의 사랑으로 보는 관점과 사회 계층 간의 의미 관계에 강조점을 두는 관점이 있다. 주인공 나는 소작인의 아들이고, 점순이는 마름의 딸이다. 내가 점순 이의 괴롭힘을 참는 것은 점순네 비위를 건드렸다가는 쫓겨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의도하는 것은 그러한 신분간의 대립이나 위화감이 아니다. 닭싸움을 배경으로 사춘기 남녀의 미묘한 감정을 해학적으로 그려냈을 뿐 아니라 구수한 토착어를 사용하여 흙냄새 물씬 나는 향토적 서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 뒤에 있는 동백꽃 역시 훌륭한 자연적이고 토속적인 분위를 조성하는 소재인 것이다.

 

<동백꽃>은 1936년 <조광>에 발표된 작품이다.

김유정의 소설에서는 흔히 작중 인물 중 하나가 이야기의 서술자가 된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의 소설에서는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일반적으로 보이는 자의식이나 개인 심리의 표출이 없다. 그리고 서술자인 '나'는 사건의 해석에 무디고 우둔한 인물로 제시되어, 해학적인 분위기가 생겨나게끔 한다. <동백꽃>에서의 '나'도 그렇다. '나'는 호의를 표시하는 점순의 행동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다. 일부러 감자를 숨겨 가지고 나와 전하는 점순에게, 이 계집애가 미쳤나라는 반응을 보이며, 무안을 당한 점순이 끈질기게 자신을 괴롭히는데도 이유를 전혀 짐작하지 못한다. 점순의 의도와 화자의 반응이 빗나가는 데서 이 소설의 독특한 재미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점순은 마름집 딸로, 화자는 소작농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 계층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드러나는 부분은 '그렇잖아도 저희는 마름이고 우리는 그 손에서 배재를 얻어 땅을 부치므로 일상 굽신거린다.'와 같은 화자의 말 정도가 고작이다. 예컨대 마름과 소작인 사이의 갈등과 투쟁을 형상화한 이기영의 <고향>과 <동백꽃>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차이가 작가 정신의 상이함에서 비롯된 것도 있겠지만, 김유정의 소설 배경이 보통 강원도이며, 그곳에는 대토지 소유가 별반 발달하지 않았다는 특수성도 이런 차이의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흥밋거리로 덧붙이자면, 이 소설의 제목인 '동백꽃'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동백꽃이 아니라고 한다. 이 소설에서 동백꽃의 색깔은 노랗다고 묘사되고 있는데, 요즈음 동백꽃이라고 일컬어지는 꽃은 붉은 빛이다. 연구가에 따르면, 김유정이 말하는 동백꽃은 생강나무의 사투리로서 개동백이라고 불렸다 한다.

 

 

전체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 글은 점순이가 한 남자아이가 좋아서 그 아이가 일을 하는 틈을 타서 구운 감자를 가져다 주는데 그 남자아이가 안먹는다고 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점순이는 남자아이가 없을 적마다 자기집 닭을 데려다가 남자아이의 집 닭과 싸움을 시켜 알도 못 낳게 상처를 내곤 했다. 그런데도 남자이이가 점순이에게 말을 못하는 이유는 남자아이의 집 처지가 점순이네 한테 신세를 많이 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느날은 장을 닭에게 먹이면 닭이 힘이 세지다는 말을 어디선가 듣고는 남자아이가 자기집의 닭에 헤 장을 먹이고는 점순이네 닭에게 가 덤볐다. 처음에는 남자아이의 닭이 우세했으나, 얼마지나지 않아, 점순이네 큰 닭이 화가 났는지 더 덤비기 시작했다. 결국은 남자아이는 닭을 데리고 집으로 오면서 장을 더 먹일걸 그랬다고 후회를 했다. 그리고는 장을 더 먹이는데 닭이 먹질 않으려고 하자, 장을 물에 타서 먹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닭이 좀 이상해졌다. 그러자 그 아이는 아버지께 들킬까봐서 얼른 닭은 숨기고는 다음날보니 다시 멀쩡해졌다. 그런데 나무를 해 가지고 오다 보니 점수이가 또, 싸움을 붙여 놓고 있는게 아닌가? 이번에는 너무나 화가 나거 점순이네 닭은 때려 죽였다. 그러자 점순이는 남자 아이에게 달려들어 왜 죽이느냐고 대뜸 화를 내는 거다. 남자아이는 이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그런 생각을 하니 울음이 나왔다 그런데 점순이가 다시는 안 그럴꺼냐고 하면서 이르지 안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는 점순이가 남자아이의 어깨를 지픈 채 쓰러지는데 쓰러진 곳이 노란 동백꽃 속으로 파묻혀 버린 것이다.

그때 점순이의 엄마가 화난 듯, 점순이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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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점순이가 눈을 홉뜨고 내게 달려든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느냐고 다짐하는 점순이에게 그러마고 약속한다. 노란 동백꽃 속에 함께 파묻힌 나는 점순이의 향긋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때 점순이는 어머니가 부르자 겁을 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내려가고 나는 산으로 내뺀다.

김유정의 작품 무대가 주로 강원도였으며, 이런 사실로 보아 동백꽃은 전라도에 피는 꽃이 아니라 강원도에 피는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노란 꽃이라니 더 더욱 생강나무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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