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 감독 : 톰 포드 | 배우 : 콜린 퍼스(조지), 줄리안 무어(샬롯), 니콜라스 홀트(케니), 매튜구드(짐) 개봉:2010.5.27
줄거리 :
중년의 대학교수 조지(콜린 퍼스)는 연인 짐(매튜 구드)이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상실감에 빠져 살아간다. 매일 아침 눈을 뜨지만 그에게 삶은 더이상 살아갈 즐거움도 가치도 없다. 그를 둘러싼 시간은 무의미하게만 느껴지는 현재와 돌이킬 수 없는 아름다운 과거만 있다. 현재의 시간에서 조지는 전에는 잠시 연인이었으나 지금은 마음을 털어놓고 얘기할 만한 유일한 친구인 찰리(줄리언 무어)와 소란스러운 유흥의 밤을 보내거나 때때로 혼자 남겨질 때는 권총을 머리에 대고 세상을 버리겠다는 흉내를 내곤 한다. 그때마다 짐과 함께했던 시간이 그의 머릿속으로 찾아오고 관객의 눈에도 펼쳐진다. 그들은 조지의 단골 술집에서 만났고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조지가 짐과 만났던 바로 그 술집에 앉아 있는 순간, 그의 수업을 듣는 젊고 싱싱한 청년 케니(니콜라스 홀트)가 그에게 다가온다. 평소 조지에게 관심의 눈길을 보이더니 기어코 그날 밤 조지의 단골 술집에서 우연을 가장하고 나타난다. 외모가 준수하고 말이 잘 통하는 케니에게 조지는 점점 끌린다. 이제 조지는 새로운 연인을 만나고 외로움을 딛고 다시 시작하게 되는 것인가. 영화는 그렇게 1962년 겨울 어느 날의 그를 보여준다.
<싱글맨>은 동성애가 무언가 병적이거나 범죄적이라는 인식이 절대적이었던 그 시절에 소설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가 쓴 소설의 제목이다. 1904년생인 원작자 이셔우드는 60살이던 1964년 이 소설을 썼으며 여기에는 그의 성적 소수자로서의 자전적 정서가 배어 있다. 그리고 영화는 동명의 제목을 취했다. 역시 성적 소수자로서 이 소설을 20대에 읽고 깊은 감명을 받은 감독 톰 포드는 그의 데뷔작으로 마침내 이 작품을 택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싱글맨>이 제작과정에서부터 큰 관심을 모은 이유는 영화의 내용이나 동기보다 구치의 수석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의 첫 번째 연출작이라는 점에서였다. <싱글맨>의 주인공 조지는 왜 소수자가 억압받는가 하는 문제에 관해 그건 사람들의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말하는데, 어쩌면 <싱글맨>이 두려움과 외로움에 관한 영화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톰 포드가 그 정서를 어떻게 옮겨냈는가 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영화의 곳곳에 상존해 있는 죽음에의 통찰 혹은 사랑없이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명상적인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은 당장 눈길을 끈다.
감상:
상실감과 슬픔에 빠져 자살을 결심한 한 남자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우울한 분위기에 영화가 진행되는데 60년대의소품이나 의상등의 신경을 쓴부분과 과거 회상씬의 흑백모노톤과 현재의 색감이 하나의 예술사진을 보는듯 했다. 또한 좋아하는 영국배우들의 인상깊은 연기와 마음을 울리는 대사가 마음에 들었다.
내면연기를 잘 소화해준 콜린퍼스와, 스킨즈의 니콜라스홀트, 그리고 프로포즈데이에서 수염을쫙밀고 나타난 메큐구드를, 그리고 영화의 세련된장면과 연출의 독특함을 보고싶다면, 내면의 상실을 해본사람이라면 추천하고픈 영화이다.
명대사:
1. 사랑은 버스와 같대요, 잠시 기다리면 곧 다음차가 도착한다고 (마드리드의 카를로스)
2. 살면서 이렇게 완벽히 명확한 적은 드물었다. 짧은 순간들이 지나가고 침묵이 소음을 뒤덮는다. 생각보다 느낄 수가 있다. 사물은 매우 선명하고 세상은 너무 새롭다. 실재하라 한 것처럼..
순간을 지속시킬 순 없다. 내가 붙잡으려 하지만 다른것들 처럼 희미해질 뿐.. 순간을 즐기며 삶을 사니 그게 날 현재로 되돌려 놓았다. 이제야 모든것은 정확히 의도했던 대로 되는 것임을 안다. 바로 그때가 왔다.(마지막엔딩대사)
출처)http://cafe.daum.net/AUTHORS/EvVv/1118?q=%EC%98%81%ED%99%94%20%EC%8B%B1%EA%B8%80%EB%A7%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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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반에 흐르는 동성애 코드는 동성애만 등장하면 호들갑을 떨던 과거 영화들의 홍보들과는 달리 그리 주의를 끌만한 것이 아니다. 원래 동성애라는 것이 그렇지만 어떤 대상을 ‘사랑한다’는 기본적인 전제에서 시작하면, 조지가 사랑하는 것이 같은 남자인 짐이든, 한 여성이든, 그게 아니라면 어떤 이상이나 꿈이든 이야기는 어쨌거나 완벽하게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독히도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를 그리워했다. (그냥 ‘그리워했다.’라고 쓰기엔 콜린 퍼스의 연기가 가슴 아프게 섬세 했지만-) 16년 동안 사랑하고 한 순간 그것을 잃고 그리고 여생을 그를 그리워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이는 어쩌면 그가 생존 수단으로 선택한 그의 삶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이 확실하지만 의문이 가는 것은 마지막이다. 어째서 하필이면, 그가 마음을 돌린 순간 모든 것은 종료되어 버린 것일까? 너무도 뜬금없고 갑작스럽지만, 왜인지 그다지 놀랍지는 않다. 어쩌면 그의 삶을 끌고 있던 건, 그가 선택했던 유일한 길, 과거의 회상이었을지도. 때문에 죽음을 포기하고 현재로 돌아온 조지는 그 시차를 이기지 못하고 결정적인 인생의 선택권을 시간에게 영원히 빼앗겨버린 건 아닐까. 그렇기에 짐이 걸어와 그에게 영원한 안녕의 키스를 고한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그를 지탱하고 있던 것은 그가 죽을 만큼 잊고 싶던- 사랑의, 완벽한 이상의 현재로의 소환이었던 것이다.
http://cafe.daum.net/ssmadang/GOJt/51?q=%EC%98%81%ED%99%94%20%EC%8B%B1%EA%B8%80%EB%A7%A8
상상마당 서포터즈 2기 박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