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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양식/감동이야기1

[스크랩] `삶과 죽음의 모호한 경계는 어데까지란 말인가`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정말 사랑은 눈물의 씨앗일까?

 

부부간의 사랑도 "헤어지면 남인데~"

냉혹한 삶의 현실인가보다.

 

그렇다면 진실한 사랑은 무엇일까?

부부간의 사랑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글쎄?

작년 여름

아내와 함께 본 영화 이야기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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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이 「HALF LIGHT」무슨 뜻일까? 속으로 생각해 보아도 특별한 의미는 떠오르지 않는다. 단지 <희미한 빛> <어슴프레한.....>정도로 밖에......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증이 더 한다. 「HALF LIGHT」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제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


영화가 시작되면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는 매우 감동적이다. 카메라가 잡은 영상이 극적이라 생각될 만큼 시원한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는 그림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여기에 보이는 데미무어의 모습이 너무 이상하다. 아니 내 생각과 너무 다르다. 내가 아는 데미무어는 <사랑과 영혼>에서 보았던 천진난만하고, 맑고 깨끗한 이미지였는데, 어찌 오늘 보는 그녀의 모습은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단 말일까?

 

세월은 못 속이나 보다.....

 이 영화 '하프라이트'는 온전히 데미 무어에서 시작해 혼돈스런 그녀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 영화다. 이제 <데미 무어>는  불혹을 훌쩍넘기었지만, 매력적인 그녀의 눈망울만큼은 아직도 감동적이다.

이 영화는 짙은 눈썹과 가느란허리를 가진 특유의 섹시미를 가진  그녀에게는 다소 낯선 <스릴러>로  스스로 모정을 잃고 방황하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오늘의 영화속의 데미무어의 눈빛은 수수해보인다.

나이 탓일까? 아니면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은 경험 많은 노련한 여배우의 연기 때문일까?


영화는 불행에서 출발한다.

유명 소설가 레이첼(데미 무어)은 글을 쓰는 동안 아들이 엄마에게 자신과 놀아달라고 조른다. 엄마는 일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5분만 시간을 달라고 아이에게 말한다. 아들은 3분, 엄마는 4분으로 타협은 끝났다. 그 때 남편이 들어와 자신의 글이 출판사에서 툇자를 맞았다고 실망 하는데, 그녀는 이야기 설정을 조금 고치면 좋을 것이라고 위로를 한다.

 이러는 사이 아들은 사람처럼 말을 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베란다 쪽으로 난 난간으로 나갔는데, 호수로 나가는 문이 열려있다. 카메라가 잡은 앵글속에서 무슨 불길한 예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것도 모르고 그녀는  글을 쓰는(타이프로) 4분동안에 그만 자신의 여덟 살 난 아들이 집앞 호수에 빠져 죽는 사고를 겪는다.

아들을 찾으러 이곳 저곳으로 헤메다 베란다 쪽으로 나가보니 호수쪽으로 난 문이 열려있다. 불길한 예감을 가지고호수쪽으로 나가니, 아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발견된다.

 옆쪽의 보트를 밀어내니 아들이 엎어져 죽어 있었다. 믿기지 않는 아들의 죽음으로 그녀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죄책감때문에 남편과의 관계도 소원(疏遠)해졌다.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그녀는 자신의 친한 친구인 모 잡지사 기자의 주선으로 집을 떠나 한적한 바닷가로 떠난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 집을 얻어 혼자만의 집필실에 자신을 가두어 버린다.


그녀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웃집으로 가 시내로 가는 길을 물으며, 자신을 소개한다. 그 남자 주인은 그곳의 경찰이라고 소개하면서 친근감있게 대해 주며, 그녀가 머무는 집은 오래전부터 사용하지 않은 집이라고 알려 주기도 한다.


 레이첼은 바다가 보이는 창가의 탁자에 타이프라이터를 올려놓고 글을 써보려는데 마음이 안정되지를 않는지, 이리 저리 몇 번인가 자리를 옮겨본다. 집 앞 저 건너편으로 오래된 등대가 보인다.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던 그녀는 자신의 보트로 등대를 찾아간다.

아름다운 등대섬의 풍경을 사진찍으며 시간을 보내는데, 등 뒤에서 낚시대와 물고기를 든 젊은 남자인 등대지기 앵거스를 만난다.


자료 조사를 위해 찾은 외딴 섬에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앵거스(한스 매디슨)를 만나면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간다. 사진도 찍기도 하고 풀밭에 놓여있는 말들을 함께 타보기도하며, 인간적인 이해를 나누던 둘의 만남은 새로운 사랑으로 그리고 황홀한 정사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아름다운 사랑만큼이나 황홀했던 바닷가 풍경은 이내 알 수 없는 혼란스런 공간으로 바뀐다.


동네 사람들의 생일 파티에 초대되어 갔을 때 레이첼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앵거스가 등대지기 생활을 하다 이미 7년 전에 죽었다는 사실을 듣는다.

정말 기가 막힌 일이다. 무엇이 어떻게 되는지 정신만 산란해진다.

분명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으며 같이 하룻밤을 보냈던 남자가 이미 죽은 사람이라니...!!

 

레이첼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뿐이다. 더구나 죽었던 아들의 영혼까지 자신의 꿈 속에 나타나 집요하게 괴롭힌다.


자신이 찍었던 사진필름도 없어지고,  앵거스가 만들어준 나무 배도 없어지고 이상하고, 혼란스럽다. 정말 나는 현재에 살고 있는데, 나의 기억은 믿어주지 아니하고, 남들은 마치 나를 정신병자로 여기고 있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나의 삶과 기억은 무엇일까?  데미무어는 내가 본 것은 환상일까?하고 의문을 갖는다.

나중에 그것이 무시무시한 음모였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400만불이던가? 저작권료가?

그것 때문에 계획적인 음모를 꾸미다니, 그것도 제일 친한 친구와 남편이 저지른 자작극이었다는 것을 ......

남편과 친구가 레이첼의 발목에 쇠사슬과 자물쇠를 채워 수장시키려고 배에서 밀어내던 장면은  인간의 모습이 아니다.

 다리를 묶인채 물속으로 던저져 가라앉는 동안 “뒤를 보아요”라고 말하면서 따라오는 아들 그리고 그가 주는 열쇠, 죽어서도 엄마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들의 영혼, 삶과 죽음은 무엇을 말하는가?


과연 그것은 '하프라이트(Half Light)'란 제목대로 빛과 어둠의 구분이 뚜렷치 않은 환상에 불과한 것일까?


도대체 삶과 죽음의 모호한 경계는 어디까지란 말인가?

나 자신만 믿고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믿어주지 않는 상황과  거짓이 되어버린 따뜻한 느낌과 뜨거운 정사의 기억도, 그리고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이 혹독한 상황 속에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 진실은 레이첼뿐만 아니라 관객인 나 자신까지도 혼란스럽게 한다.


이어 전개되는 상황속에서 정신병자처럼 취급받던 한 여인의 영감으로 옆집의 경찰관을 등대로 가도록 부탁한다.  그 경찰관에 의해 그렇게 혼란스러웠던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레이첼은 무너져버린다.

 

살인 청부를 맡은 가짜 등대지기 앵거스에게도 마지막 사랑이라는 따뜻한 마음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레이첼은 집으로 돌아와 떠날 준비를 한다. 마치 혼돈스런 모든 사실들을 버리려는듯 소설을 위해 그동안 수집한 자료와  글의 구성계획을 휴지통에 버린다.

 

잠시동안의 이웃들의 따뜻한 사랑과  남편과 믿었던 친구의 부도덕성과 잔인성을 빛과 어두움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렇게 혼란스러웠던 모든 사실들이 경찰관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음모로 밝혀짐에 따라 데미무어의 혼돈속의 흐릿한 기억을 확연한 빛으로 바꾸고 있다. 

 

유명한 소설가 아내를 제쳐두고 아내의 친구와 몰래 사랑을 나누며, 마침내 아내마져 없애버리려는 그 남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사랑해서 결혼하고 아이까지 둔 그들 부부들의 사랑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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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좋은 친구를 가지라고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친구사이의 만남에는 

서로의 메아리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상호간의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일 것이다.

이런 시구가 있다.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 법정-

슬픔에 젖은 슬픈 데미무어의 모습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출처 : 강과 백지의 세월
글쓴이 : 호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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