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 신경림
간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이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나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마음의 양식 > 좋은 글과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귀한 말씀-스승의 날을 생각하며 (0) | 2009.05.18 |
---|---|
[스크랩] 낙화 / 정호승 (0) | 2009.04.13 |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0) | 2009.04.13 |
[스크랩] 오늘이 있음을 나는 기뻐합니다 (0) | 2009.04.10 |
[스크랩] 문득 문득 그리운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이 한 주도 행복 하소서! (0) | 2009.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