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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하는 방법/영어

[스크랩] 297시간만에 귀가 뻥 뚫린 이재룡 할아버지의 남다른 영어 학습법

중학교부터 시작해 직장인으로 퇴직하기까지 영어에 대한 강박증을 느끼며 보낸 40여년.
아무리해도 영어가 안 들리던 것이 한이었던 이재룡 할아버지. 그는 구석에 처박아 둔 단파라디오를 꺼내서 무작정

영어 뉴스를 듣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5분, 어떤 날은 2시간 ‥.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누적시간 1백 97시간, 정확히는 21개월만에 영어듣는 귀가 뻥 하고 뚫린 것이다. 이제는 영어

비디오 , 영어뉴스를 척척 알아듣고, 존 그레샴의 영어소설까지 문제없이 읽는다는 이재룡 할아버지.
그의 놀라운 영어 학습법을 공개한다.

우리들은 대부분 중학교 시절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영어를 접하게 된다. 햇수로 치면 10여년의

시간이다. 사회에 나가서도 영어에 대한 조급증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세계화’다, ‘글로벌화’다, 우리를 짓누르는

영어에 대한 압박감으로 토플이니 토익이니 하는 테스트에 매달리는 시간까지 합치면, 우리가 자의건 타의건 영어를 접하는

시간은 평균 20여년을 훌쩍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종로 지하철역에서 만난 외국인이 길을 물으면 못 들은 척

고개를 푹 숙이고 걸음을 빨리 하거나,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I’m sorry. I can’t speak English”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곤 하지 않는가.

이렇게 영어에 들인 공에 비해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다 보니, “누군 토익 몇점이라더라” “누군 외국물 한번 먹지 않았는데도

원어민 못지 않게 영어가 유창하다더라” 이런 얘기들에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작년 12월8일 서점에 선을 보이자마자 2주만에 대형서점 외국어 부문 집계 2위를 차지한 책 <이재룡 할아버지, 297시간만에

귀를 뚫다!> 저자인 이재룡씨는 올해로 예순 나이의 ‘젊은 할아버지’다. 그 역시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해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생활까지 근 40년이 지났어도 ‘그 놈의(!) 영어가’ 안 들리는 것이 한이었던 사람이다. 한창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젊은이

도 아니면서 2백97시간만에 영어를 통달했다는 데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가 없다.

쉰하나에 낡은 라디오로 BBC 뉴스 듣기에 도전

 

“어떻게 영어에 통달했느냐고요? 꾸준히 영어 뉴스를 들은 것 밖에 없습니다. 문법, 말하기보다 중요한 것은 듣기입니다.

영어는 일단 귀가 뚫려야 합니다.”

‘영어 귀를 뚫기 위해’ 그가 택한 방법은 단파라디오로 BBC뉴스 청취하기. 실은 20년 전부터 실행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젊어서 중동 건설 현장을 뛰어다니던 그가 ‘한번 해보자!’ 마음먹고도 못했던 일을 나이 쉰하나 먹어서야 겨우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날은 1992년 5월26일 새벽 6시였다. 시그널 음악과 시보가 나온 후 뉴스가 흘러나왔다. 말이 어찌나 빠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씨는 10분 동안을 묵묵히 들었다. 그리고 라디오를 끄고 노트를 꺼내 1992년 5월26일 0600이라고 적고

방송국 이름과 주파수와 청취 시간을 기록했다. 드디어 ‘영어 뉴스 듣기’ 대장정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첫날은 열 번에 걸쳐 총 65분 동안 라디오를 들었다. 처음에는 ‘부시 대통령’ ‘대처 총리’같은 인명만 겨우 들렸고, 5분 동안

들어도 아는 단어가 5개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횟수가 거듭되자 듣지 못하는 말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음 시간에

뉴스를 듣고, 그래도 안 들리는 부분은 다음 뉴스를 기다렸다가 그 대목만 집중해서 들었다. 그렇게 반복해서 듣다보면 무슨

소리인지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 몇 달은 그 역시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들리지도 않는데 미련스럽게 듣는다고 될까?’하는 우려와

의심 때문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하루 5분, 안되면 1분이라도 들으려고 애썼다. 그렇게 했더니 요령도 생겼다. 10분

이상 듣는 것은 주의력이 약해져 별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는 중에 갑자기 다른 직장에 나갈 일이

생겼다. 직장에 나가는 10개월 동안에는 하루에 길어야 9분 정도밖에 들을 수 없었다. 그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15개월쯤 되니, 뉴스 듣는 시간이 하루 30분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제는 들리는 부분이 안 들리는 부분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기록노트를 뒤져보다 깜짝 놀랐다. 어느 시점부터 듣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많아져

있었던 것이다. 평소의 4배, 하루에 1백20분 정도를 부담 없이 영어뉴스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그때가 22개월째였는데, 처음엔 귀가 뚫렸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그런데 10분짜리 BBC뉴스가 정말 거짓말같이 우리말

뉴스를 듣는 것처럼 편안하게 들리는 거예요. 어떨 땐 ‘내가 이 뉴스를 KBS에서 들은 건가, BBC에서 들은 건가’ 헷갈릴

정도였지요. 우연히 지하철역 신문가판대에서 영자신문을 하나 꺼내 읽었는데 내용이 한눈에 좍 들어왔습니다.

그때 ‘아, 내 영어가 틔었구나’ 실감했지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자신감을 얻은 그는 CNN TV 시청과 드라마, 영화, 영어소설 읽기 등으로 영역을 차츰차츰

넓혀갔다.

“아무도 가르쳐주지는 않았지만, 제가 택한 방법이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영어 뉴스는 듣기 훈련에 참 좋은 교재거든요.

첫째 아나운서의 표준 발음이라 알아듣기 좋고, 둘째 말하는 속도도 영화나 토크쇼에 비해 빠르지 않으며, 셋째 문장의

구조나 내용이 평이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요. 또, 뉴스란 게 원래 사람들이 궁금한 것을 알려주는 것 아닙니까? 재미

있으니 듣는데 지루할 턱이 없지요. 특별히 BBC를 택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으시는데, BBC가 제일 유명하기도 하고, 전통

도 있고, 또 우리나라에서 쉽게 청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는 찬찬히 자신이 공부한 과정을 돌아보았다. 초반에 왜 그렇게 힘들었나 생각해보았고 그 이유를 찾아냈다. 40여년간

몸에 익혀온 문법과 독해 위주의 공부방법이 듣기를 방해하는 ‘주범’이었다.

“영어 뉴스를 들을 때 듣는 순간 그걸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자꾸 우리말로 바꾸어 해석해야 직성이 풀렸다 이겁니다. 이건

나쁜 버릇이에요. 미국인을 생각해보세요. 그들은 영어를 들으면서 해석을 하지 않잖아요. 그냥 순서대로 자연스럽게 죽

들으면서 무슨 뜻인지 안단 말입니다. 우리도 한국어 뉴스를 들을 때는 그렇지요. 근데 왜 영어는 안되느냐?

듣고 해석하려는 과정 때문에 안된다 이겁니다. 미국인들이 한 번 할 것을 두 번에 나누어 하고 있으니 머릿속은 바쁘고,

그들이 말 하는 것이 안 들릴 수밖에요.”

미국인처럼 순서대로 영어를 듣고 이해할 수 있기 위해선 일단 귀를 뚫어라. 영어를 해석하지 말고 그대로 들어라. 자꾸

영어에 귀를 노출시켜 영어식 사고에 자연스럽게 젖어들 때까지 반복해서 들어라. 이것이야말로 그가 깨달은 출발점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떻게 하면 ‘듣는 방법’을 쉽게 터득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이 바로 정찬용씨의 메가

히트 셀러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였다. 정씨는 어학 테이프를 반복해서 들은 후 다음에는 받아쓰기를 해보라고

 제안하고 있었다. 그는 ‘아, 내가 공부를 시작했을 때 이 책이 나왔더라면!’ 하고 공감하고, 정씨의 제안과 자신이 터득한

비법을 접목시켜 ‘이재룡식 영어듣기법’을 창안해냈다.

‘어학 테이프를 반복해 들어서 귀를 뚫으라’고 말하는 정씨의 주장을 보완해서 그는 어학 테이프를 반복해서 듣되, 영어

뉴스 듣기를 꼭 병행하라고 말한다. 그 까닭은 가장 효과적이고 집중적인 듣기 교재인 어학 테이프를 반복해서 듣는 것은

지루하지만, 영어 뉴스는 그 단조로움을 극복해줄 수 있고, 또 ‘실시간 테스트’를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난 중학교 수준 문법밖에 모르는 초보인데, 나도 영어 듣기를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많은데,

꾸준히 듣기에 몰두하면 됩니다. 듣는 교재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데, 저는 중학교 교과서 낭송 테이프를 권합니다.

당연히 원어민이 녹음한 것을 택해야지요. 되도록 많은 시간을 듣도록 하세요. 이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고

싶어질 텐데, 되도록 찾지 말고 문장을 듣고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도록 하세요.”

일단 귀가 뚫렸다면 영어소설을 사전없이 읽는 버릇을 들여라

“테이프는 들을 수 있을 만큼 되풀이해서 듣고, 영어 뉴스 듣기는 아침 10분, 저녁 10분 정도로 시작해보세요. CNN, BBC

다 좋습니다. 그러나 시간만큼은 꼭 지켜 듣는 겁니다. 물론 처음엔 안 들려서 짜증이 나겠지만, 참고 들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뉴스 들은 시간과 분량을 노트에 기록하는 버릇을 들이라고 권했다. 자기 자신에게 규칙을 세워줌으로써

학습 동기를 부여할 수 있고, 노트를 봄으로써 성취감을 느끼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특히 “듣기 공부를 시작한 지 두 달쯤 될 때가 고비”라고 주의를 주었다. 왜냐면 그때쯤 되면 이제 단어와 단어는

들리기 시작하고, 어떤 문장은 문장으로 귀에 쏙 들어오는데, 다른 문장은 들리지 않는 일이 반복되면서 이른바 본격적인

‘인내심 테스트’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포기하면, 다시 시도하는 일이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일단 이렇게 해서 귀부터 뚫는 것이 영어 정복의 출발점이다. 귀가 뚫린 후에 체계적인 공부를 위해 그가 택한 방법은 영자

신문과 영어소설 읽기였다. 그는 소설 역시 사전 없이 죽 읽어나가기를 권장한다. 저절로 단어의 뜻을 알게 될 때까지 통독

하듯이 읽으라는 것이다. 정 궁금한 단어가 있다면 영영사전을 통해 찾으라는 것이 그의 조언. 영영사전을 활용하라는 것은

자꾸 영어에 노출시켜 영어를 자연스럽게 여기도록 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말하자면 한국사람들도 ‘미국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듯이’ 그렇게 하자는 것이다.

“물론 듣기와 말하기, 그리고 쓰기와 읽기는 다 틀려요. 그러나 기본은 듣기죠. 그건 저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영어 듣기를 꾸준히 하면서 영어소설이나 좀 읽었지 다른 공부는 안했던 제가 97년 봄에 ‘통역’일을 했단 말입니다.

아는 사람의 회사일을 도와준 건데, 아주 유창하고 세련된 영어는 아니지만, 아무 문제없이 외국인들과 말하고 듣기가

되더란 말입니다.”

그는 뒤늦게 배운 영어가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영어 공부를 잘하고 싶어요’라고 보내온 중학생의 이메일에 답장 쓰는

일도, 좋아하는 미국의 대중 소설 작가 존 그레셤의 원작을 읽는 일도, 영화 비디오를 자막 가리고서도 아주 흥미있게 볼

수 있는 일도 너무너무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즐겁지요. 이 늙은이의 작은 성공을 부러워하며 사람들이 이것저것

물어올 땐 사는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예전의 나와 같은 ‘영어 반벙어리’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하게 되지요.”

‘영어 전도사’ 이재룡씨의 단순무식한(?) 꾐에 넘어가 23개월만에, 혹은 24개월만에 영어 귀를 뚫었다는 사람들의 경험담

을 듣다 보니, 기자 역시 ‘영어 뉴스 듣기’의 대장정에 한번 올라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10분 투자로 길어야 2년

정도 투자하면 된다는데 밑져야 본전 아닌가.

출처 : 뉴질랜드 작은마을
글쓴이 : jasmin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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