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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양식/감동이야기2

[스크랩] 졸업식 - 학생 대신에

졸업식 - 학생 대신에


  초등학교를 졸업 할 때 나는 답사를 읽었다.

그런데 그 답사 내용보다

내 가슴에 남아있는 것은 눈물이었다.

 

  졸업 전날 총연습 할 때부터 눈물이 나오더니,

졸업식 당일에는 더 구슬프게 울었다.

아마도 담임선생님이 써 주신 답사 내용이

그렇게 분위기를 이끌어갔던 것 같다.

 

  그 졸업식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친구들도 꽤 많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 시절엔 그렇게들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어쨌든 답사를 읽는 나,

다른 졸업생,

그리고 학부모님들 까지도 같이 울었다.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오늘 졸업식을 했다.

벌써 서른 번 가까이 참석하는 졸업식이다.

떠나는 제자들은 여기저기서 웅성대며 마냥 히히덕대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그들을 보내는 우리 교사들만 표정이 무겁다.

그들을 가르친 사람으로서,

자신의 마음에 들 정도로 제대로 된 훌륭한 인재로 키워내지 못한 아쉬움이나

책임감 같은 것이 억누르는 것 같아 보인다.


  한용운님의 ‘나룻배와 행인’이 생각난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행인은 흙발로 나룻배를 짓밟지만

나룻배는 그 고통을 아랑곳 하지 않고

행인을 무사히 건네준다는 뜻이렷다.

그러면서도 나룻배는 늘 새로운 행인을 기다린다.

 

  이 나룻배의 詩情에

교사의 師情을 얹어보고자 했던 것 같다.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표현이다.

그들에게 내가 썩 좋은 나룻배가 되지 못했던 것 같아 미안하고,

또한 물살도 무척 거칠었으며,

노 젓는 기술도 엉성하지나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마저 든다.

그러니 당연히 표정이 무거워질 수밖에...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그들에게 밝은 미래가 펼쳐지길 기도 한다.

 

2010. 2. 11.

무녀리

출처 : 희망교육사랑
글쓴이 : 무녀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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