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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코너/2004 교감(교장)이야기와 내글

교장공모제 확대에 교단 부글부글

교장공모제 확대에 교단 부글부글


교장공모제 반발 확산

“천안함만 어뢰를 맞은 것이 아니다. 우리도 교과부가 쏜 어뢰를 맞은 기분이다.”  “35년간 교장 한 번 하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딸 같은 학부모들 앞에서 나를 뽑아달라고 하소연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정부가 교장공모제를 강행하자 교육현장 곳곳에서 신랄한 비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교장공모제가 확대 되는 바람에 교장 임용에서 불이익을 우려한 교원들의 분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갑작스런 정책 변경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이 중대한 침해를 받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총도 각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교장공모제 확대 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는 등 법률적 대응에 들어갔다.

교총 측은 정부 정책의 과도한 집행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정부를 상대로 교장공모제 확대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모제 100%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에서는 임용에 탈락할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등 불만이 노골화 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종전 같으면 9월 1일자로 무난히 임용될 수 있었던 교장 예비 후보들이 올해는 누구 할 것 없이 모두 공모라는 또 다른 관문을 거쳐야 하기 때문.

특히 이미 교장자격증을 취득, 임용만을 기다리던 교원들은 말 그대로 뒤통수를 맞은 셈이어서 충격은 훨씬 더하다.

서울교육청 주관으로 얼마전 열린 교육개혁정책 설명회에서 한 교감은 “어뢰를 맞은 기분”이라고 공모제가 주는 충격파를 전했다.  

또 다른 교감은 “ 5월부터는 750여명의 교장후보들이 74개 교장자리를 놓고 사활을 건 결쟁을 벌이게 됐다”며 “교육 현장이 교장 뽑는 선거판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공모 경쟁률을 10대 1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교장자격 연수 규모를 갑자기 늘이다 보니 일선 학교에서는 교감 선생님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교장자격 연수를 받는 교감급 이상 초등교원은 359명. 전체 542개 초등학교의 10곳 중 6곳에서는 교감들이 연수로 자리를 비울 것으로 보여 행정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현장의 불만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교과부는 우선 교장자격증을 소지하거나 올해 1기 연수를 받은 교원은 교장임용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 교장공모제가 교육비리 차단 정책에서 출발한 만큼 일선 교원들의 반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교장연수 중인 한 전문직은 “공모제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교원들을 무력화시켜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계를 끌고 나가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 것이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재훈 기자 highway38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