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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자격 연수를 겨우 마치면서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0. 5. 18. 10:17

교장 자격 연수를 겨우 마치면서


한국 교원대학 연수원 제 113기  강   @@

 

  특별히 깊은 생각 없이도 가벼운 기분으로 볼 수 있어서 좋은, 주말의 TV 개그 쇼 프로그램의 마지막 단원에서 펼쳐지는 ‘봉숭아 학당’이라는 곳의 어수선한 수업이 끝날 무렵이면 의례히 “누가 수업 끝이래?”하고 언성을 높이며 사뭇 바쁜 걸음으로 나타나, 돼지도 않는 장광설을 늘어놓거나 앞자리에 초대받은 인기 연예인들을 혀끝으로 농락하기를 좋아하는 ‘왕비호’란 수다쟁이의 흉내를 잠간 빌려 본다면 “누가 교장 자격 연수는 놀고먹는 거라고 그랬어?”라고 항변하고 싶을 만큼 교직의 최고 최후의 통과절차로 일컬어지는 이번 연수는 정말이지 길고 고단하였다.

  그리고 연수 내용면에서도 흔히들 아는 만큼 보다 멀리 보인다더니 오히려 알수록 복잡하고 두렵고 머리 아파지는 것이 ‘교장’의 직책이라는 것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또한 초청받은 사회적인 명사나 교수를 담당하신 분들의 한결같은 기대는 우리에게 도무지 범인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고의 짐을 어떻게 지고 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무한의 역할과 사명을 요청하고 있어서 중압감을 더해 주었고, 난마처럼 뒤엉켜있는 교육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학교는 교장의 능력과 역할만큼 발전한다.’는 명제가 주는 부담감은 더욱 크게 가슴에 닦아왔다.

  그러나 어찌할 것인가? 우리가 스스로 찾아 온 이 길로부터 도망쳐 나갈 수도 없을 테니까. 무려 362시간에 이르는 강행군의 연수 일정을 견디어 오면서 비록 체력과 정신력과 인내력에서 한계를 체감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일상이 최대한 편안하고 불편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배려해 주신 ‘한국교원대학교 종합연수원’ 측의 많은 노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학교장이 품질 좋은 학교 경영의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각종의 교양과 전문지식의 습득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기 위한 교육과정 면에서의 세심한 배려와 대한민국 최고급의 강사진을 대면토록 해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시설.환경 면에서도 숙소의 개인 공간 활용이나 비록 완벽하지는 못하나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던 편의시설 등은 그런대로 견딜 만 하다고 여겨졌다. 특히 교원대학교 주변을 이루고 있는 천혜의 청량한 공기와 자연 환경은 도심에서 찌들었던 폐활량의 공간을 상쾌하게 적셔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부서별 담당자들의 친절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나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길들여진 음식의 맛이 달라지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성 소화불량 증세를 심하게 앓게 되어 고생스러웠지만 덕분에 그동안의 운동부족과 부적절한 과식조절로 인한 신체 비만 상태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체중감량’이라는 큰 소득을 얻게 되었다.

  이제는 또 내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 가야한다. 다만 다시 돌아가 앉는 내 자리의 성숙도가 달라져야 한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배운 만큼 실천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수기간을 통해 얻은 선배교장 선생님들이나 전국적으로 모여진 유능한 동료연수생들로부터 전해들은 많은 간접 경험들을 되새겨보고 나의 인격과 체질로 수련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드디어 나에게도 단위학교 최고 경영자의 자리가 주어졌을 때, 실패하지 않는 교장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가 초임시절부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숱하게 스쳐 지나간 선배 교장선생님들을 한 분, 한 분 떠올리면서 그 분들과 닮아 보고 싶은 것과 결코 닮아서는 아니 되는 것을 구분하면서 먼 훗날 나의 교직 후배들이 나의 뒷모습을 지켜보았을 때 크게 부끄럽지 않은 기억으로 남겨질 수 있도록 다짐의 의지를 더욱 돈독하게 해 나갈 생각이다.

  그 것이 ‘자격 있는 교장’ 하나, 하나를 배출하기 위해 소모된 막대한 국가 예산과 국민의 세금을 축내지 않을 수 있는 애국의 작은 방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소망한다. 적어도 내가 교직을 떠나기 전쯤에는 잘못된 교육으로 말미암아 국가의 존망을 어둡게 하는 숱한 난제들이 명쾌하게 정리되고, ‘푸른 꿈을 찾아가는 바르고 실력 있는 인간 육성’이라는 교육의 본질이 제자리를 되찾을 있는 확고한 기반이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끝

(전북 **고등학교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