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코너/교원대중등교장연수참고자료

2008년 서울 중등교장 자격연수를 마치고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0. 5. 18. 10:19

중등교장 자격연수를 마치고

지난 5월 초에 시작한 서울 중등교장 자격연수는 8월 초까지 계속됐다. 전문적 리더십 강사들의 감명 깊었던 강의와 서울대 행정연수원 교수님들의 이론과 실제 강의는 연수생들을 교장의 모습으로 변화시키는데 충분했다.

이번 연수는 예년과 달리 그 기간이 180시간에서 360시간으로 두 배가 늘어남에 따라 조금은 어렵고 힘들었던 연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교장자격연수 정규1기생’이라는 우스갯소리의 자찬과 함께 대단한 긍지와 보람을 가졌던 연수였다.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다. 학교장으로서 학교를 경영하는 철학적 사고의 정립과 여러 가지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다양한 리더십, 현장의 환경과 실정에 맞는 갈등해소 방안, 학교공동체 구성원들과의 수평적 대화를 통한 인화단결, 성공적인 과정 수행을 위한 합리적 의사결정 방법, 그리고 교사·학생·학부모·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학사경영 방안 등 현장감 있고 실현 가능한 공부를 많이 하였다. 게다가 해외연수와 분임별 워크숍, 경영실제에 대한 현장교육 등 학교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견문과 폭 넓은 교양을 배양할 수 있었던 더 없는 좋은 기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렇게 교육 받은 좋은 내용들을 일과성으로 흘러 보내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이다. 지금까지 많은 연수를 받을 때마다 교육받은 내용을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결심을 해보았지만 현장에 돌아가는 순간 원래의 자기 성향으로 되돌아가는 경향이 필자만의 경험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교육내용을 일과성으로 끝나지 않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내면화를 통한 체득화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반복적 사고와 끊임없는 자기반성을 통한 체득을 위한 내면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연수기간을 통한 교육 내용 중 체득의 내면화를 위한 몇 가지 반복적 사고를 상기해 보고자 한다.

첫째, ‘경청’이다. 전 연수기간을 통해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말은 주도적으로 많이 하기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끝가지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쉬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상황에 부딪치면 또 다시 본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듣는 것은 태도가 아니라 능력이다. 경청이야 말로 학교장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둘째, ‘배려’다. 나 중심에서 벗어나 타 중심에서 헤아려보는 역지사지의 마음이다. 자칫 학교장이 되면 나 중심에서 지시하거나 나의 교육방식에 따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기 마련이다. 그러나 상대방을 표현할 때 나의 의도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학교장은 과거의 상하관계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상관이 자기에게 무례한 일을 했던 미워하는 마음을 미루어서 자기 아래에 있는 자에게 무례한 일을 하지 않아야 하며, 자기의 위에 있는 자에게 불충한 일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언제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고 말하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헤아려보는 마음가짐의 내면화가 누구보다도 학교장에게 절실하게 요구되어지는 덕목이다.

셋째, ‘공평’이다. 학교공동체 구성원 모두에 대한 인격과 자존감을 존중하고 조그마한 개인적인 관계로 인한 공평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인사, 평정, 업무분담에서 그리고 일상적 생활태도에서 학교장은 사적 감정의 발로를 철저히 배격하여야 한다. 특히 목적성 있는 호의에 대한 지혜로운 경계가 절실히 요구된다. 그것이야 말로 학교경영의 성패를 가름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넷째, ‘과불급’의 경계이다.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다. 교장은 기뻐도 지나치게 기뻐하지 않아야 하고, 슬퍼도 덜 슬퍼함이 없는 적절한 감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조절 또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평상시 꾸준한 함양과 성찰을 통한 공부만이 마음과 가슴에 용해되어지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이렇게 교장은 인품을 갖춘 인격자이어야 한다. 인품을 갖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선천적으로 타고난 고결한 성품의 소유자도 있지만,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독서와 연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습득한 소중한 지식을 나의 양식으로 내면화하여 체득화 하는 것이다.

다섯째, ‘솔선수범’이다. 말과 이론이 아니라 먼저 행하는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일어나는 대소의 일에 있어서도 고난의 일은 내가 먼저하고, 이익이 되는 일은 다른 사람이 하고 난 후로 미루는 것을 실천으로 옮길 때 비로소 솔선수법이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학교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중한 덕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여기에는 지속성을 가져야 함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덕목을 체득화 하기 위해 학교장은 끊임없이 행복한 고독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신중하고 경계하며 두려운 마음으로 행동하고 깊이 사고하여야 함을 다시 한 번 다짐하면서 보람 있고 가치 있었던 연수였음을 회상해 본다.
기사등록 : 2008-08-26 오전 9:39:21
고래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