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양식/감동이야기2

[스크랩] 남한산성.... 단상 편린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0. 11. 29. 13:00

           

 

1

성장기의 환경이 힘들었던 사람은

좀처럼 어린시절의 그 서늘하고 아픈

가난의 고통과  외로움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폭염이 한창이면 가을을 생각하고,

가을이 깊으면 겨울을 생각하는 대책없는 인생으로

유년의 기억 저편에 자리잡은 과거에 저당잡혀

 바보로 전락할 가능성이 아주 아주 농후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2

여름이 절정일 때 나뭇잎을 자세히 관찰하면

시퍼런 계절의 향연속에서도 조락하는 누런 잎들이 많이 눈에 띈다.

 

 더위를 피해 인적드문 깊은 산, 호숫가로 나가보면  

가을의 전령사인 빨간 고추잠자리가 본능이 시키는대로

시간이 없다는 듯 짝짓기를 위해 분주히 날고 있는것을 본다.

 

못 말리는 바보의 눈이다.

 

3

가을이 깊었다.

만산홍엽을 이루던 나뭇잎들이 하나 둘 그 잎새를 거두고

벌거벗은 몸으로 찬 바람과 맞설 준비를 한다 

 

아직도 한참을 가을이라고 우길 수 있을텐데

나무들은 차분하게 월동준비를 다 했다.

다 버리고, 다 내놓고, 웅크리고

오로지 수굿하게 견딜 준비를 마쳤다.

 

4

우리의 삶도  때로는

그냥 다 드러 내 보이고 그리 살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때때로

꽁꽁 숨기고 마는 치욕스런 일들도

도회하고 싶은 그 시절들도

아름다운 무지개빛 색깔로 덧칠하고 살 때가 있듯이

때로는 꺼꾸로 훌렁 벗어 버리고 ,모두 내어 보이며

그리 살고 싶을 때도 있는것 같다.

 

5

가을의 남한산성.

<사람의 산>처럼 그리 인생들이 모이고

감추고 싶은 그러나 감추어지지 않는 그 옛날의 치부처럼

역사란 이름으로  여기, 저기 상채기 난 그곳을

그냥 늦가을의 햇볕을 즐기는 행락객이 되어

가볍게 돌았던 하루처럼

때로는 다 잊어버리고 사는 연습도 필요하다

 

6.

산다는게 시종여일 하다면야

그게 성인의 삶이지

필부 필녀의 삶이 겠는가?

 

 

                   

산에서

                                 김 홍 성

산에서

사람을 생각한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수록
검푸르게 들어나는 먼 산등성이
그 출렁이는 산등성이들의 춤에 실려
멀리 멀리 떠나간
사람을 생각한다
남자, 또는 여자를,

산에서
거듭, 사람을 생각한다

이 많은 바위 어딘가에
나처럼 오두마니 앉아서

역시 사람을 생각했을
남자, 또는 여자를.

산에서
거듭,거듭, 사람을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정이나 돈
희망이나 자유 따위에 속아서
살거나 죽은
남자, 또는 여자를.

 

 

출처 : 꿈꾸는 유람선
글쓴이 : 찾는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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