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건강이야기

[HEALTH] 겨울철이 괴로운 ‘전립선 비대증’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0. 12. 29. 09:16

[HEALTH] 겨울철이 괴로운 ‘전립선 비대증’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0.12.29 04:06  

지난해 교직에서 물러난 60대 초반의 김 모 씨는 얼마 전 큰 고초를 겪었다. 연말 모임을 잘 끝내고 집에 돌아온 후 이틀 연속 소변을 보지 못한 것.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요도에 카테터를 꽂고 나서야 겨우 소변을 배출할 수 있었다. 의사가 내린 진단명은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급성요폐'. 송년회 때 무리하게 마신 술과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증상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을 들었다.

전립선은 남성들만 갖고 있는 분비기관이다. 정액 구성물질 20~3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위치는 방광 바로 아래쪽, 소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요도관을 감싸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원인으로 전립선이 커지면 요도를 압박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심할 경우 김 씨와 같이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증상(급성요폐)이 나타날 수 있다.

주요 발병 원인은 남성호르몬 이상반응. 특히 고령화와 비만인구가 늘어나면서 전립선 비대증은 현대인에게 매우 흔한 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환자의 80%가 50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립선은 사춘기 이후 급속히 자라고, 30~40대부터 비대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모든 성인남성은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렇다면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될 때, 얼마 동안 치료에 나서야 할까.

김청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하룻밤 새 소변을 2회 이상 보는 등 생활에 불편을 느끼거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잔뇨가 100cc 이상일 경우 전문의와 상담, 치료를 적극 고려하는 것이 좋다"며 "치료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빠르면 6개월이 소요될 수 있고, 혈압처럼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립선 비대증 환자를 4~5년간 치료 없이 관찰한 결과 약 40~50% 환자들의 증상이 크게 변하지 않았고, 10~20%는 증상이 악화돼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거나 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고됐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잔뇨 100cc 이상이면 치료 적극 고려

초기 치료는 보통 약물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태 호전이 어려울 경우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김청수 교수는 "약물치료에는 크게 알파 차단제와 안드로겐 억제제 두 가지가 사용되며, 알파 차단제는 전립선과 방광경부의 긴장도를 유지시키는 교감신경 차단을 통해 비대증을 치료하는 방식"이라며 "그러나 전립선 크기가 100g 이상일 경우 개복에 의한 전립선 절제술 치료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립선 비대증을 장기간 방치 땐 방광 손상은 물론, 소변 역류현상이 나타나 콩팥이 망가지거나 요독증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앓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 도중 전립선암 발병 가능성이 없는지 충분히 관찰하고, 주기적으로 추적검사를 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겨울철 감기약을 처방받을 때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약 성분이 요도의 괄약근을 조여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온욕과 사우나는 치료,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동식 기자 juju4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87호(10.12.29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