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코너/훈화자료2

갈등해결은 화목과 사랑으로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1. 2. 22. 14:41

갈등해결은 화목과 사랑으로

 

남영호 건국대학교 교수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 중에 하나는 가까운 사람끼리의 갈등과 분쟁이다. 특히 잘 알려진 기업의 경영권(소유권)을 둘러싼 부자 간, 형제 간, 남매 간, 혹은 시아주버니와 제수씨 등의 갈등이면 더욱 이목을 끌게 된다. 그런데 만약 창업자가 생존해있었다면 이러한 갈등과 분쟁은 훨씬 줄었을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창업자의 생존기간은 한계가 있으므로 사업초기부터 이런 갈등과 분쟁에 대해 미리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흔히 가까운 가족구성원끼리 나타나는 이런 갈등과 불화 때문에 가족기업(family-controlled business)의 경영이 어렵다고 한다.

우리나라 30대 재벌 중 24개 재벌은 가족기업으로, 중견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가족기업으로 추정된다. 또한 대부분의 우리나라 기업은 60년대 이후에 창업하였으므로, 현재 후계자에게 기업을 승계하거나 승계를 고민해야 될 처지에 놓여 있는 기업이 많다. 한 자료에 의하면 중소기업 경영자 중 60세 이상은 1993년에는 10.6%이던 것이 2007년에는 17.0%로 증가하였다고 한다. 향후 최고경영자의 고령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법정에서 만나야 될 이런 친․인척끼리의 갈등은 더 많아질 것 같아 걱정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가정구성원끼리의 갈등은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이런 가족구성원끼리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지 않고는 100년, 200년 업력의 장수 가족기업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 이의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해결방안의 출발점은 가정의 화목에서 찾을 수 있다.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는 가족구성원 간의 신뢰구축이 무엇보다도 먼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가족계획(family plan), 가족회의(family meeting) 등이 선행되어야 하다.

가족계획에는 가족의 역사, 비전, 가족사명서 등이 포함된다. 가족의 역사는 기록과 이야기로부터 가족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며, 가족의 비전은 가족이 미래에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의미한다. 가족사명서는 왜 가족이 사업에 관여하는지를 포함한 가족철학을 설명한 것으로 가헌(家憲)과 가훈(家訓)등도 포함된다. 가족헌법인 가헌의 대표적인 예로 1900년도 일본의 미쓰이 가(三井家)의 가헌을 들 수 있겠다. 이는 합계 13가지인데 그 첫 번째가 동족친밀이다. 즉 가족끼린 서로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라는 의미이다. 1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스웨덴의 대표기업 ‘발렌베리’가의 가훈은 “대대로 내려오는 원칙을 공유하라, 일요일 아침마다 자녀들과 산책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라” 등이다. 이런 가헌과 가훈이 모두 포함된 가족사명서는 특히 가족구성원 간의 갈등이 생겼을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호주의 대표적인 기업 중에 하나인 데니스 기업(Dennis Corporation)의 가족사명서는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해 장기적이며 지속가능한 가족기업을 구축한다” 는 것이다.

가족회의는 가족구성원들이 기업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의사소통하는 것으로, 이는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기업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가족회의의 개최일은 정해진 날(예: 매주 일요일저녁, 혹은 둘째, 넷째 주말 저녁)에 부모님 집에 모여 가족회의를 하는 경우, 성문화된 정기모임은 없으나 필요시 수시로 개최하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창업세대 기준 3대 이상이 되면 가족구성원이 다양하고 많아져 가족회의 보다는 각 집안의 대표들로 구성된 가족위원회(family council)가 더 바람직하다. 따라서 업력이 오래된 기업의 경우 각 집안의 대표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창업자의 유지를 받들고 창업자의 가치관(values)을 공유하기 위한 가족위원회가 필요하다. 이런 가치관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공유된 가치관이다. 핀란드 가족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정직, 신뢰, 법 준수, 품질, 근면과 성실” 등이 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가치관이라고 한다.

19세기 러시아 최대의 작가인 톨스토이(Leo Tolstoy)의 작품 안나 까레니나(Anna Karenina)에 의하면 “행복한 가족은 하나이나, 불행한 가족은 각자의 길을 가는 사람이며 이들은 불행한 사람들” 이라고 한다. 2011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에는 가장 가까운 사람인 가족끼리 함부로 싸우지 말고, 갈등이 생기면 진솔한 대화로 해결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랑나무 연리지(連理枝)를 생각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