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코너/2004 교감(교장)이야기와 내글

제가 아는 분의 퇴임사 중에서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2. 4. 6. 11:16

 

[퇴임사] ☆… 인생(人生)은 역사(歷史)를 만드는 일

 

나는 오늘, 참다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세 가지 유형의 인간 자질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말씀의 그 단초는 오늘 이 성전의 분위기에 맞게 성서(聖書)에 근거를 두었습니다.

 

참다운 역사(歷史)를 만드는 인간(人間)의 자질

 

·첫째는, ‘눈물로 씨 뿌리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눈물로 씨를 뿌린다는 것은 아픔을 통해 내일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작업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고통의 과정이 없이 진정한 행복은 이루어지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정작 참다운 삶, 아름다운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얼마간의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어야만’ 수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No pains, no gains!’ 서양의 이 금언이 정곡을 찌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를 위하여 아프게 씨 뿌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인생의 참다운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참맛을 모른다.”고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말했습니다. … 치욕의 일제 강점기, 지사시인 이육사는 눈 내리는 역사의 광야에서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리노라고 노래합니다. 암담한 시대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는 절절한 갈망이 담겨 있습니다. 눈물로 씨 뿌린다는 말은 참다운 인생 역사를 창조하는 근본 행위입니다.

·둘째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성서의 말씀이 청신한 지혜를 열어줍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탐욕적인 물신주의로 인해 온갖 사회적 병폐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한욕망과 무한경쟁의 매커니즘은 온갖 사회적인 갈등을 유발하고 인간성을 황폐화시키며, 생명의 근원인 자연을 무참하게 파괴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단순히 반문명적인 극단의 청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탐학(貪虐)의 마음을 비우는 일입니다. 안분지족(安分知足), 그 마음의 여백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여유가 생겨나게 됩니다. 우리는 사람을 아끼고 물질도 아껴야 합니다. 이것은 물신주의적 삶의 부조리를 치유하는 근본 방책입니다. 아끼지 않으면 우리 인류는 머지않아 심각한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에너지 자원의 고갈과 쓰레기 문제는 이미 심각합니다. 우리가 앞으로 건강하게 생명을 유지하고 다 같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절제의 미학’이 필요합니다. 올바른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청신한 정신적 가치를 귀하게 생각하는 ‘마음의 가난’이 절실하다는 말입니다.

 

·셋째,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성서의 말씀은 실로 의미심장합니다. 이는 하느님의 사랑을 갈망하는 절절한 기도의 자세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문을 두드린다는 것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창조적 도전 행위를 비유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급속하게 진화하는 요즈음, 그로벌 시대의 역사를 창조하는 사람은 새로운 영역, 새로운 세계에 문을 두드리는 사람입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젊음은 탐색(探索)이고 젊음은 도전(挑戰)입니다. ‘두드림’과 ‘열림’, 아놀드 토인비가 역사발전의 원리로 갈파했던 ‘도전과 응전’에 상응하는 말이지요. 도전을 한다는 것은 젊음 특유의 역동적인 몸짓입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문을 두드리는 적극적인 의지가 역사를 만들어 갑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일찍이 베토벤은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 ‘운명’의 문을 두드리며 불후의 명작을 남겼습니다. 21세기 세상의 판도를 바꾸어놓은 스티브 잡스는 그 유명한 스탠포드대 졸업식에서 "항상 갈망하고, 언제나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고 젊은이의 도전 정신을 역설했습니다. 이제 이 세상의 중심에 선 여러분, 자신의 신념과 목마름[갈망]으로 우직하게 나아가기를 빕니다!

 

자신의 아름다운 삶, 빛나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눈물로 씨를 뿌리고’, ‘가난한 마음’으로 현실을 살아가면서, 자신과 조국의 미래를 위하여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