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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이의 격몽요결(서문)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2. 9. 28. 11:55

이이(李珥)의 격몽요결(擊蒙要訣) 서문



사람이 이세상은 살아가는데 학문이 아니고서는 올바른 사람이 될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에 말하는 학문이란 것은 또한 절대로 이상한 다른 물건이 아니다.


그러면 학문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다만 남의 아비가 된 자는 그 아들을 사랑할 것, 자식된 자는 부모에게 효도할 것, 남의 신하가 된 자는 그 임금에게 충성을 다할 것, 부부간에는 마땅히 분별이 있어야 할 것, 형제간에는 의당 우애가 있어야 할 것,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할 것 등이다. 이런 일들을 날마다 행하는 행동 사이에서 모두 마땅한 것을 얻어서 행해야 할 것이고, 공연히 마음을 현묘한 곳으로 달려서 무슨 이상한 효과가 나타나기를 넘겨다보지 말 것이다.


어쨌든 학문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마음이 막히고 소견이 어둡게 마련이다. 그런 때문에 사람은 반드시 글을 읽고 이치를 궁리해서 마땅히 행해야 할 길을 밝혀야 한다. 그런 뒤에야 조예(造詣)가 정당해 지고, 행동도 올발라진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이런 학문이 날마다 행동하는 데에 있음을 알지 못하고 공연히 이것은 까마득히 높고 멀어서 보통 사람으로 서는 행하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이 학문을 자기는 하지 못하고, 남에게 밀어 맡겨 버리고 자신은 스스로 이것을 만족하게 여기고 있으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내가 바다 남쪽에 집을 정하고 살려니 학도 한 두 사람이 와서 나에게 배우기를 청했다. 이에 나는 그들의 스승이 되지 못할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한편, 또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아무런 방향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더욱이 확고한 뜻이 없어 그저 아무렇게나 이것저것 묻고 보면 서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남들이 조롱만을 받을까 두렵게 생각되었다.


이에 간략히 책 한권을 써서 여기에 자기 마음을 세우는 것, 몸소 실천할 일, 부모 섬기는 법, 남에 대하는 방법 등을 대략 적고 이것을 격몽요결(擊蒙要訣)이라고 이름했다. 학도들에게는 이것을 보여 마음을 씻고 뜻을 세워 마땅히 날로 공부하도록 하고자 하며, 또 나 역시도 오랫동안 우물쭈물하던 병을 경계하고 반성하고자 한다.



정축 섣달에 덕수 이이(李珥)씀

출처 : 청오의 미래교육
글쓴이 : 청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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