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동·서·남해 등 해역에 따라 회유하는 어류의 종류가 다르고 계절에 따라 생선 맛도 다르다. 생선에 얽혀 있는 속담과 함께 계절별 생선을 알아본다.
1년여 동안 팔도의 음식을 순례하는 ‘한국의 맛’ 기행을 했다.
어느 곳이든 고장을 자랑하는 맛과 맛집이 있었고 곧 그 맛은 우리의 음식문화로 다가왔다. 그동안 지면을 통해 소개된 전국의 50여 고장 맛집을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되짚어 본다.
경부선은 수원의 갈비구이로 시작된다. ‘수원 갈비구이’는 1950년대부터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이목리 노송거리에서는 과거 수원갈비의 대명사였던 ‘화춘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천안쯤 오면 병천에 들러 ‘순대’맛을 봐야 한다. 병천 순대촌입구의 30여개 순대전문점은 어느 집을 가든 담백하고 고소한 아우내 장터의 순대 맛을 느낄 수 있다.
충남으로 넘어서면 논산 연산지방에 들러 화악리 오골계로 몸보신을 할 수 있다. 뼈가 검은 오골계는 조선조 연산군이 “짐 외에는 아무도 먹지 마라”고 했을 만큼 귀한 음식. 오골계와 황기 등 10여가지의 한약재를 넣은 ‘오골계 황기탕’이면 아무리 긴 여행이라도 힘들지 않다. 대전에서는 구즉도토리묵과 두부두루치기와 동동주 한잔을 걸치고 금산에 들러 ‘인삼어죽’으로 속을 달래면 제격일 듯하다.
특별히 먹을 것이 많지 않은 대구지만 ‘현풍 곰탕’과 국물맛이 깔끔한 ‘따로국밥’은 맛보고 가야 한다. 대구에서 구마고속도로를 타면 마산에선 일명 물텀벙이로 불리는 ‘아귀찜’에 군침이 돈다. 미항으로 이름높은 경남 통영에는 생선도 많지만 고소한 김밥과 오징어무침·무김치와 따로 나오는 담백한 ‘충무김밥’이 별미다. 남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방향을 잡으면 소주안주에 제격인 ‘곰장어 구이’에 아침에 해장으로 최고인 ‘복국’으로 속을 시원하게 풀 수 있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를 찾는 것도 기분좋은 여행코스. 제주도는 먹을 것도 많지만 그중 ‘말고기’와 외지에선 쉽게 먹을 수 없는 ‘갈치·고등어회’만은 맛봐야 한다. 제주도 말고기는 생각과 달리 연하고 부드러우며 다른 육류보다 소화흡수율이 뛰어나 어린이에게도 좋다.
호남선을 타면 음식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예부터 음식의 고장으로 이름나 어느 지방을 가도 먹거리가 풍부했다.
먼저 음식의 본고장인 전주에선 세계적 상품이 된 ‘비빔밥’과 30가지가 넘는 맛깔스러운 반찬이 나오는 ‘한정식’에 입맛을 다시게 된다. 아침에는 육당 최남선이 10지방 명식의 하나로 꼽은 ‘콩나물 국밥’에 모주 한잔을 곁들이면 숙취가 풀린다. 점심때면 춘향의 고향 남원을 찾아 ‘추어탕’으로 속풀이를 한다. 살짝 익힌 미꾸라지를 숭숭 썰어 시래기를 넣고 끓인 탕 외에 미꾸라지를 통째로 조리한 ‘추어숙회’, ‘추어튀김’도 별미다. 지리산을 돌아 남도로 내려가면 물맑은 섬진강에서 “돈 나오니라 찔뚱, 조개 나오니라 찔쑥”하는 노랫가락을 들을 수 있다. 재첩잡는 소리다. 술꾼들이 꼽는 최고의 속풀이 ‘재첩국’은 양념없이 천연소금만으로 간을 해 무엇보다 시원하다. 여수앞바다에서 낚은 ‘하모(갯장어)’는 여름철에 잡히는 것이 특히 맛이 좋다. 회·데침·구이 등 입맛에 따라 먹을 수 있다.
호남 제일의 미각을 자랑하는 광주에서는 ‘오리탕’이 추천됐다. 오리고기는 해독성이 강하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다이어트식이기도 하다. 광주현대백화점 옆 오리탕골목을 찾으면 백숙·훈제·전골·수육 등 다양한 오리요리를 먹을 수 있다.
호남지방에 오면 목포·무안의 ‘뻘낙지’를 빼놓을 수 없다. 봄철 농사철에 지친 소에게 낙지 2~3마리만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고 할 정도로 스태미나에 좋다.기왕 목포까지 오면 배를 타고 흑산도로 건너가 홍어를 맛봐야 한다. 술안주로 사랑받는 홍어는 묶은 김치에 삶은 돼지, 그리고 삭힌 홍어를 얹으면 이른바 ‘삼합’이다. 막걸리 안주에 이 이상 가는 것이 없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으로 가 포항까지 내려가는 것도 색다른 맛길이다. 가는 길에 경기도 광주 분원의 ‘붕어찜’과 임금님도 안부럽다는 ‘이천 쌀밥’, 평창 봉평의 ‘올챙이국수’는 평소에 쉽게 먹지 못하는 음식이어서 들러볼 만하다.
강릉에 도착하면 ‘초당순두부’와 ‘꾹저구탕’이 있다. 400년 역사의 초당순두부는 바닷물로 간을 맞춰 담백하고 고소하다. 이름도 생소한 꾹저구탕은 민물매운탕.비린내가 나지 않아 여느 민물매운탕과는 다르다.
동해안일주도로를 타고 내려오면 포항. ‘과메기’와 ‘밥식해’가 기다리고 있다. 알배기 청어의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쪼개 말린 과메기는 비릿하지만 미역과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식혜와 달리 소금에 절인 생선에다 밥을 더한 밥식해는 영일만 지역에서 맛볼 수 있다. 좀더 내려가면 울산에선 동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래고기’가 있다. 쇠고기값의 10배나 될 만큼 비싸 눈치보며 먹어야 하고 12가지의 맛을 갖고 있는 고래고기는 울산에서 제맛을 볼 수 있다. 포항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를 찾아 약초만 먹고 자란 ‘울릉도 약소’를 먹어보는 것도 동해안 맛여행의 재미다.
중앙고속도로가 지나는 중부권은 영동·단양·충주에 ‘올갱이국’이 대표음식으로 자리잡고 있고 양반의 고장인 안동에서는 ‘헛제사밥’과 ‘안동찜닭’, 풍기의 ‘삼계탕’, 영주의 ‘메밀묵밥’도 특별하다.
한강북쪽으로는 갈비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포천의 ‘이동갈비’, 임진강의 ‘황복’과 ‘참게’, 강화도의 ‘밴댕이회’, 춘천의 ‘닭갈비’, 인제의 ‘황태’가 먹는 재미를 더한다. 지방종합(시리즈 끝)
▲정월은 도미를 최고로 친다. 낚시광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미는 생선 중 귀족이다. ‘5월 도미는 소껍질 씹는 맛보다 못하다’, ‘2월 가자미 놀던 뻘 맛이 정월 도미 맛보다 났다’는 등 다른 생선의 맛과 비교할 때 인용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2월엔 가자미다. 가자미는 회무침이 일품이다. 신안과 진도군 일대의 아무 섬이나 양력으로 3월쯤 방문하는 기회가 있으면 꼭 가자미 무침회를 맛보길 권한다. ‘가자미 놀던 뻘 맛이 도미맛보다 좋다’니 그럼 진짜 가자미 맛은 얼마나 기가 차겠는가.
▲3월은 조기다. ‘3월의 거문도 조기는 7월의 칠산장어와 안바꾼다’는 속담은 남해에서 잡히는 조기도 맛이 뛰어남을 강조하기 위해 7월의 칠산바다(서해안 영광 앞바다) 장어와 비교한 것. 조기는 굴비로 제조되지만 쑥갓을 넣어 끓인 매운탕도 일품이다.
▲4월은 삼치다. ‘4월 삼치 한 배만 건지면 평양감사도 조카 같다’는 속담은 삼치 맛이 좋아 높은 가격에 팔렸으며 어획량이 많으면 한밑천 톡톡히 건지는 생선이었음을 말해준다. 삼치는 회로 먹어도 부드럽고 구워먹어도 맛이 뛰어난 최고의 생선 중 하나다.
▲5월은 농어로 역시 얼마나 인기가 좋았으면 ‘보리타작한 농촌 총각 농어 한 뭇(보통 10마리 묶음) 잡은 섬처녀만 못하다’는 속담이 전해지고 있다. 생선등의 값이 뛰면서 농촌보다는 어촌이 훨씬 잘 살지만 이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6월은 숭어다. ‘태산보다 높은 보릿고개에도 숭어비늘국 한사발 마시면 정승보고 이놈 한다’고 맛과 포만감을 표현했다. 숭어는 계절별로 자라는 상태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는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의 숭어(모찌)도 일품이다.
▲7월은 장어다. ‘숙주에 고사리 넣은 장어국 먹고나면 다른 것은 맹물에 조약돌 삶은 국맛 난다’고 표현했다. ‘7월의 칠산장어’가 거문도 조기와 비교된 것을 보면 장어는 서남해안 모든 지역에서 생산되고 7월에 인기가 높았음을 엿볼 수 있다.
▲8월은 꽃게다. ‘8월 그믐게는 꿀맛이지만 보름 밀월게는 개도 눈물흘리며 먹는다’고 했는데 관찰력이 대단하다. 게는 달이 밝으면 먹이를 노리는 각종 천적 때문에 활동을 못한다. 달밝은 밤 게는 며칠을 굶으며 활동을 못하다 보니 껍데기만 남아 견공도 눈물흘리며 먹는다는 표현이 해학적이다.
▲9월은 전어다. ‘전어 한마리가 햅쌀밥 열그릇 죽인다’ ‘전어 머리속에 깨가 서말’ ‘전어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 돌아온다’ 등 전어와 관련된 속담은 한두개가 아니다. 전어는 남해안 일대와 서해안 여러곳에서도 다량으로 잡히는 생선이며 곳곳에서 ‘전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10월은 갈치다. ‘10월 갈치는 돼지 삼겹살보다 낫고 은빛 비늘은 황소값보다 높다’는 속담은 생선을 육고기와 비교한 게 독특하다. 제주 은갈치와 목포 먹갈치가 유명한데 종류가 다른 게 아니고 낚시로 잡은 게 은갈치고 그물로 잡은 게 먹갈치며 회는 은갈치로만 뜬다.
▲11월과 12월은 모든 생선이 다 맛있는 계절로 가려먹을 것이 없다는 뜻에서 특별한 생선을 지목하지 않고 있다.
▲남해안을 기준으로 봄(3~5월)에는 주꾸미·서대회·낙지볶음, 여름(6~8월)엔 하모(참장어)회 또는 샤브샤브·장어구이·꽃게찜, 가을(9~11월)엔 전어회·뼈꼬시 생선회·갈치찜, 겨울(12~2월)엔 굴구이·아귀찜가 제맛이다.
〈정건조기자 jgj@kyunghyang.com〉
1년여 동안 팔도의 음식을 순례하는 ‘한국의 맛’ 기행을 했다.
어느 곳이든 고장을 자랑하는 맛과 맛집이 있었고 곧 그 맛은 우리의 음식문화로 다가왔다. 그동안 지면을 통해 소개된 전국의 50여 고장 맛집을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되짚어 본다.
경부선은 수원의 갈비구이로 시작된다. ‘수원 갈비구이’는 1950년대부터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이목리 노송거리에서는 과거 수원갈비의 대명사였던 ‘화춘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천안쯤 오면 병천에 들러 ‘순대’맛을 봐야 한다. 병천 순대촌입구의 30여개 순대전문점은 어느 집을 가든 담백하고 고소한 아우내 장터의 순대 맛을 느낄 수 있다.
충남으로 넘어서면 논산 연산지방에 들러 화악리 오골계로 몸보신을 할 수 있다. 뼈가 검은 오골계는 조선조 연산군이 “짐 외에는 아무도 먹지 마라”고 했을 만큼 귀한 음식. 오골계와 황기 등 10여가지의 한약재를 넣은 ‘오골계 황기탕’이면 아무리 긴 여행이라도 힘들지 않다. 대전에서는 구즉도토리묵과 두부두루치기와 동동주 한잔을 걸치고 금산에 들러 ‘인삼어죽’으로 속을 달래면 제격일 듯하다.
특별히 먹을 것이 많지 않은 대구지만 ‘현풍 곰탕’과 국물맛이 깔끔한 ‘따로국밥’은 맛보고 가야 한다. 대구에서 구마고속도로를 타면 마산에선 일명 물텀벙이로 불리는 ‘아귀찜’에 군침이 돈다. 미항으로 이름높은 경남 통영에는 생선도 많지만 고소한 김밥과 오징어무침·무김치와 따로 나오는 담백한 ‘충무김밥’이 별미다. 남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방향을 잡으면 소주안주에 제격인 ‘곰장어 구이’에 아침에 해장으로 최고인 ‘복국’으로 속을 시원하게 풀 수 있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를 찾는 것도 기분좋은 여행코스. 제주도는 먹을 것도 많지만 그중 ‘말고기’와 외지에선 쉽게 먹을 수 없는 ‘갈치·고등어회’만은 맛봐야 한다. 제주도 말고기는 생각과 달리 연하고 부드러우며 다른 육류보다 소화흡수율이 뛰어나 어린이에게도 좋다.
호남선을 타면 음식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예부터 음식의 고장으로 이름나 어느 지방을 가도 먹거리가 풍부했다.
먼저 음식의 본고장인 전주에선 세계적 상품이 된 ‘비빔밥’과 30가지가 넘는 맛깔스러운 반찬이 나오는 ‘한정식’에 입맛을 다시게 된다. 아침에는 육당 최남선이 10지방 명식의 하나로 꼽은 ‘콩나물 국밥’에 모주 한잔을 곁들이면 숙취가 풀린다. 점심때면 춘향의 고향 남원을 찾아 ‘추어탕’으로 속풀이를 한다. 살짝 익힌 미꾸라지를 숭숭 썰어 시래기를 넣고 끓인 탕 외에 미꾸라지를 통째로 조리한 ‘추어숙회’, ‘추어튀김’도 별미다. 지리산을 돌아 남도로 내려가면 물맑은 섬진강에서 “돈 나오니라 찔뚱, 조개 나오니라 찔쑥”하는 노랫가락을 들을 수 있다. 재첩잡는 소리다. 술꾼들이 꼽는 최고의 속풀이 ‘재첩국’은 양념없이 천연소금만으로 간을 해 무엇보다 시원하다. 여수앞바다에서 낚은 ‘하모(갯장어)’는 여름철에 잡히는 것이 특히 맛이 좋다. 회·데침·구이 등 입맛에 따라 먹을 수 있다.
호남 제일의 미각을 자랑하는 광주에서는 ‘오리탕’이 추천됐다. 오리고기는 해독성이 강하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다이어트식이기도 하다. 광주현대백화점 옆 오리탕골목을 찾으면 백숙·훈제·전골·수육 등 다양한 오리요리를 먹을 수 있다.
호남지방에 오면 목포·무안의 ‘뻘낙지’를 빼놓을 수 없다. 봄철 농사철에 지친 소에게 낙지 2~3마리만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고 할 정도로 스태미나에 좋다.기왕 목포까지 오면 배를 타고 흑산도로 건너가 홍어를 맛봐야 한다. 술안주로 사랑받는 홍어는 묶은 김치에 삶은 돼지, 그리고 삭힌 홍어를 얹으면 이른바 ‘삼합’이다. 막걸리 안주에 이 이상 가는 것이 없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으로 가 포항까지 내려가는 것도 색다른 맛길이다. 가는 길에 경기도 광주 분원의 ‘붕어찜’과 임금님도 안부럽다는 ‘이천 쌀밥’, 평창 봉평의 ‘올챙이국수’는 평소에 쉽게 먹지 못하는 음식이어서 들러볼 만하다.
강릉에 도착하면 ‘초당순두부’와 ‘꾹저구탕’이 있다. 400년 역사의 초당순두부는 바닷물로 간을 맞춰 담백하고 고소하다. 이름도 생소한 꾹저구탕은 민물매운탕.비린내가 나지 않아 여느 민물매운탕과는 다르다.
동해안일주도로를 타고 내려오면 포항. ‘과메기’와 ‘밥식해’가 기다리고 있다. 알배기 청어의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쪼개 말린 과메기는 비릿하지만 미역과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식혜와 달리 소금에 절인 생선에다 밥을 더한 밥식해는 영일만 지역에서 맛볼 수 있다. 좀더 내려가면 울산에선 동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래고기’가 있다. 쇠고기값의 10배나 될 만큼 비싸 눈치보며 먹어야 하고 12가지의 맛을 갖고 있는 고래고기는 울산에서 제맛을 볼 수 있다. 포항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를 찾아 약초만 먹고 자란 ‘울릉도 약소’를 먹어보는 것도 동해안 맛여행의 재미다.
중앙고속도로가 지나는 중부권은 영동·단양·충주에 ‘올갱이국’이 대표음식으로 자리잡고 있고 양반의 고장인 안동에서는 ‘헛제사밥’과 ‘안동찜닭’, 풍기의 ‘삼계탕’, 영주의 ‘메밀묵밥’도 특별하다.
한강북쪽으로는 갈비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포천의 ‘이동갈비’, 임진강의 ‘황복’과 ‘참게’, 강화도의 ‘밴댕이회’, 춘천의 ‘닭갈비’, 인제의 ‘황태’가 먹는 재미를 더한다. 지방종합(시리즈 끝)
▲정월은 도미를 최고로 친다. 낚시광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미는 생선 중 귀족이다. ‘5월 도미는 소껍질 씹는 맛보다 못하다’, ‘2월 가자미 놀던 뻘 맛이 정월 도미 맛보다 났다’는 등 다른 생선의 맛과 비교할 때 인용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2월엔 가자미다. 가자미는 회무침이 일품이다. 신안과 진도군 일대의 아무 섬이나 양력으로 3월쯤 방문하는 기회가 있으면 꼭 가자미 무침회를 맛보길 권한다. ‘가자미 놀던 뻘 맛이 도미맛보다 좋다’니 그럼 진짜 가자미 맛은 얼마나 기가 차겠는가.
▲3월은 조기다. ‘3월의 거문도 조기는 7월의 칠산장어와 안바꾼다’는 속담은 남해에서 잡히는 조기도 맛이 뛰어남을 강조하기 위해 7월의 칠산바다(서해안 영광 앞바다) 장어와 비교한 것. 조기는 굴비로 제조되지만 쑥갓을 넣어 끓인 매운탕도 일품이다.
▲4월은 삼치다. ‘4월 삼치 한 배만 건지면 평양감사도 조카 같다’는 속담은 삼치 맛이 좋아 높은 가격에 팔렸으며 어획량이 많으면 한밑천 톡톡히 건지는 생선이었음을 말해준다. 삼치는 회로 먹어도 부드럽고 구워먹어도 맛이 뛰어난 최고의 생선 중 하나다.
▲5월은 농어로 역시 얼마나 인기가 좋았으면 ‘보리타작한 농촌 총각 농어 한 뭇(보통 10마리 묶음) 잡은 섬처녀만 못하다’는 속담이 전해지고 있다. 생선등의 값이 뛰면서 농촌보다는 어촌이 훨씬 잘 살지만 이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6월은 숭어다. ‘태산보다 높은 보릿고개에도 숭어비늘국 한사발 마시면 정승보고 이놈 한다’고 맛과 포만감을 표현했다. 숭어는 계절별로 자라는 상태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는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의 숭어(모찌)도 일품이다.
▲7월은 장어다. ‘숙주에 고사리 넣은 장어국 먹고나면 다른 것은 맹물에 조약돌 삶은 국맛 난다’고 표현했다. ‘7월의 칠산장어’가 거문도 조기와 비교된 것을 보면 장어는 서남해안 모든 지역에서 생산되고 7월에 인기가 높았음을 엿볼 수 있다.
▲8월은 꽃게다. ‘8월 그믐게는 꿀맛이지만 보름 밀월게는 개도 눈물흘리며 먹는다’고 했는데 관찰력이 대단하다. 게는 달이 밝으면 먹이를 노리는 각종 천적 때문에 활동을 못한다. 달밝은 밤 게는 며칠을 굶으며 활동을 못하다 보니 껍데기만 남아 견공도 눈물흘리며 먹는다는 표현이 해학적이다.
▲9월은 전어다. ‘전어 한마리가 햅쌀밥 열그릇 죽인다’ ‘전어 머리속에 깨가 서말’ ‘전어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 돌아온다’ 등 전어와 관련된 속담은 한두개가 아니다. 전어는 남해안 일대와 서해안 여러곳에서도 다량으로 잡히는 생선이며 곳곳에서 ‘전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10월은 갈치다. ‘10월 갈치는 돼지 삼겹살보다 낫고 은빛 비늘은 황소값보다 높다’는 속담은 생선을 육고기와 비교한 게 독특하다. 제주 은갈치와 목포 먹갈치가 유명한데 종류가 다른 게 아니고 낚시로 잡은 게 은갈치고 그물로 잡은 게 먹갈치며 회는 은갈치로만 뜬다.
▲11월과 12월은 모든 생선이 다 맛있는 계절로 가려먹을 것이 없다는 뜻에서 특별한 생선을 지목하지 않고 있다.
▲남해안을 기준으로 봄(3~5월)에는 주꾸미·서대회·낙지볶음, 여름(6~8월)엔 하모(참장어)회 또는 샤브샤브·장어구이·꽃게찜, 가을(9~11월)엔 전어회·뼈꼬시 생선회·갈치찜, 겨울(12~2월)엔 굴구이·아귀찜가 제맛이다.
〈정건조기자 jgj@kyunghyang.com〉
출처 : 나의 문화유산 답사
글쓴이 : 우일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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