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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동차 유럽여행을 하게된 이유--(갑작스레 꾸며진 여행)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08. 1. 16. 23:22
 지금 꿈인가 생시인가?

 

 


 

이렇게 해서 꿈은 이루어진다.

 

 

 

 

여행에 관심을 갖게 해 준 것은 중고등 학교 때의 일로 김찬삼 교수가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여행을 하였었다.

그의 여행기를 읽으며, 미지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나의 마음을 들뜨게 했고, 나도 언젠가는 세계여행을 해 보리라는 막연한 꿈을 갖게 됐었는데. 언제나 그 꿈을 실현시켜 볼 수 있을까?

 

결혼하기 전 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세계여행을 꿈꾸었던 일이 벌써 30여 년 전의 일로 되었다. 그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pony 승용차가 국내에 시판되고 있었는데, 수출 물량 맞추느라 주문 후 몇 달씩 기다려야 했다.

그 때는 자가용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았을 때이었고, 당시 나도 차가 없었던 때라, 자동차 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고, 막연히 외국 여행에 대한 기대만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 꿈이 이제 자동차 유럽여행으로 이루어지려는 것이 아닌가!

 

 

이번 여행은 미리 계획된 여행이 아니라 딸아이가 갑작스럽게 직장을 그만두게 되어 위기를 기회로 반전해 보고자 5월초에 갑자기(?) 결정한 것이기에 준비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우선 비행기 표 구하는 것과 2월 중에는 프랑스에서 자동차 리스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늦었다.

 

우선 여행기간을 얼마로 해야 하며, 또 언제 출발해야 하는가?  나는 우선 최대로 20여일 정도로 생각하고 계획을 세운다.

 

자동차 리스는 파리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아들 진우(제대 후 복학생)가 알아보고 있는데, 우리가 구하려는 푸조 307 SW는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라, 307로 예약을 했다.

307은 넷이 여행하기에는 트렁크가 작다고 들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랴?  차량을 구하기가 어려우니 우선 이것이라도 예약하고 나중에 SW가 나오면 바꾸어 달라고 요청하라고 아들에게 말했다. 

 

6월 초쯤 되었을까?  애들 엄마가 수원에 푸조 매장이 있으니 가서 차의 크기를 한번 확인해보자고 말한다. 그래서 처와 나는 동수원 사거리에서 오산방면으로 가는 길 오른쪽에 위치한 푸조매장을 찾았다. 푸조의 여러 가지 모델을 보았는데 407정도가 알맞다고 매장 직원이 추천해준다. 우리가 예약한 307은 없고, 307SW가 있어 눈여겨보았는데 이것도 짐을 많이 실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더구나 307은 뒤 트렁크가 프라이드 같다고 설명해 준다.

 

직원이 보여주는 카탈로그를 보니 307로는 캠핑여행은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

 

며칠을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아들진우에게 돈을 더 주고서라도 더 큰 차를 예약하라고 전화로 말해두었다.

아들이 알려준 정보로는 푸조 807(카니발정도)뿐이라고 말하면서 비용도 훨씬 추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여튼 큰 것 푸조 807로 다시 예약을 하고, 우리가 출발하려면 아직 한 달 정도가 남았으니, 307SW가 해약되는 것이 있으면 구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러한 상황이니 마음이 편치 않다.


딸에게는 비행기 표를 다시 확인해 보라고 연락했더니, 출발은 확실하다고 한다. 그런데 돌아오는 날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가 힘이 드는가 보다.

 

 

 

지금이 6월 중순이니 출발 날짜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자동차를 몰고, 텐트를 처야 하는 여행이라 준비가 엄청나며, 철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동안 나는 국내에서 텐트를 치며 야영을 많이 했던 터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마음이 놓이지를 않는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준비물을 챙긴다. “김치 안전하게 가져가는 법”, “준비물” 등이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 가려고 하는곳의 기후도 잘 알 수없는 상황이라 보온하려면 어느 정도 준비해야 할런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스위스 융프라우를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이에 따라 방한복도 챙겨야 할 것이다.

 

작년에 아들이 자동차 여행을 한 경험이 있어 다소 위안은 되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

먼저 여행했던 분들의 여행기를 보면, 옷도 두꺼운 것을 준비해야 하며, 전기장판을 가지고 가라고 한다.

그러나 전기장판은 너무 무겁다. 그래서 우리는 집에서 사용하던 가벼운 전기요를 2개 가지고 가려고 생각했다.

 

딸은 엑셀 프로그램으로 준비물을 만들고, 아들에게는  여행 루트를 누나와 의논하여 짜도록 부탁하고, 나는 우선 비행기 표와 자동차 리스비용은 미리 선불해 주어야 했으며, 또 가서 쓸 여행경비는 얼마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계획한다. 


쉽지가않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데, 자동차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 비용이 6~70만 원 이상 추가 되어야 하나 보다.

 

처음 예상했던 것 보다 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아들이 신경을 많이 쓴다.

나는 처에게 운전면허 시험장에 가서 식구수대로 국제운전면허증을 신청하고 애들 보고는 여권복사본, 여권 분실에 대비한 사진 2매 준비 등 구체적으로 준비를 시켰다.

 

나는 주말에만 집에 가는 처지라 내가 직접 뛰어 다닐 수가 없으니 불편한 점이 많다.

 

우선 캠핑장비도 챙겨야하고, 필요한 것은 사야하는데 일일이 목록을 적어 주고 구입하도록 했다. 가져가는 짐이 많으니, 코펠과 에어매트리스는 가서 살까? 아니면 가져갈까? 에어 베개는 몇 개? 에어 매트리스는 무거워 가서 사고, 에어 펌프만 가져가려고 생각하였다.

 

 여행 후반의 모습이다.

  

풀밭에서 자려면 에어 매트리스가 꼭 필요하기는 한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너무 무겁다. 차량용 냉장고는 가져갈 것인가 말 것인가? 지하실에 내려가서 차량용 냉장고를 꺼내놓고 준비물에 포함시켜본다. 그런데 너무 무겁고 자리도 차지할 것 같아 나중에 빼기로 했다. 대신 아이스박스를 가져가서 얼음을 사서 넣기로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

 

다른 여행기에서도 그렇게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서 결정한 것인데, 우리가 간 코스는 여행 중 얼음을 살 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쓰지 못하고, 가방으로 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여행 중 음식을 충분히 살 수가 없어 고생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지금 여행을 다녀와서 생각해보아도-- 짐이 많아 한국에서 가져가기는 무리라는 판단이다. 그리고 우리가 다녔던 코-스가 대도시가 아니었기 때문에 어름을 살 수 없었다.

-- 차량용 냉장고는 무게와 부피 때문에 가져가지 마시고, 꼭 필요하면 현지에서 해결하세요.


 리스 하려는 차량이 807이 되면, 차가 커서  아들 진우와 처가 운전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 은근히 걱정도 된다. 그러던 차에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 307 SW차량 구했어요!”


뭐 정말이냐?  정말 뛸 듯이 기뻤다. 정말 다행이다…….


 이제 여행을 갈 수는 있겠구나. 휴~우

 

그런데 뜻하지 않게 이런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출발 날짜가 며칠 남지 않아 비행기 표를 확인해달라고 여행사에 물으니, 자꾸 미룬다.    이상한 느낌이 든다.

아! 그런데 이 무슨 변고인가! 우리가 예약한 JAL비행기 표를 못 구했다고? 큰일 났다.

 

여행사에 한 달 전에 이미 돈도 다 주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제 여행 출발 나흘 전인데……. 이미, 자동차 리스 비용도 다 지불한 상태인데, 출발하는 비행기 표를 못 구하다니…….


내가 여행사와 예약을 했으면, 정말 내 성질대로 확~ 욕을 했을테고, 무슨 일이 났어도 났을 텐데…….

 

이제 급하다. 우선 프랑스로 가기는 가야 하는데, 성수기라 표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란다. 


다음날 근무하고 있는데, 오후 4시가 다 되어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 홍콩비행기인 CATHAYPACIFIC 항공사 표를 구하기는 했는데, 홍콩에서 6시간 기다렸다가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며, 여행 출발날짜를 하루 빨리 출발하면 안 되냐고 묻는다.

 

그래도 감지덕지다. 이 판에 무얼 따지겠는가?

 

그러나 돌아오는 표는 아직 이라고 한다. 돌아오기로 한 날자는 8월 초이니 성수기라 구하기 어렵다. 어쩌랴!

 

금요일날 집에 돌아가니 토요일에는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짐을 꾸릴 시간이 없지 않은가?  그래도 어떻게 하랴?

 

금요일 퇴근 하자마자 수원 집으로 향하면서 내 머릿속에는 온통 여행으로 가득 차 있다.

이미 가져갈 물건들은 엑셀로 만들어 출력해서 식구들이 준비한 터이지만, 정작 내가 입고 갈 옷은 식구들이 챙겼다고 하는데,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이다. 家長인 아니 수석운전기사인 내가 감기 들면 안 되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꾸려 놓은 짐을 다시 점검하며, 밤늦게 까지 짐을 꾸렸다.

 

 

비상용 구급약과 모기에 물리면 바를 파스와 바르는 모기약과 모기향에 손톱깎이까지 그리고 가져갈 음식물을 알맹이만 따로 분리해서 타파 통에 넣고, 가져갈 김치와 액체로 된 것은 아내 향촌의 아이디어로 정육점에 가서 진공포장해가지고 오고, 나는 아들과 자동차 트렁크 속의 가방들을 묶을 체인들과 자물쇠를 사러 몇 곳을 다니며 샀다.

 

체인은 공항에서 짐을 싣고 이동하는 카트에 짐들을 묶을 체인으로 푸죠307SW차량에 묶어야 하며, 비행기를 바꾸어 타기 위해 여러 시간 동안 기다려야 하는 여행객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내 경험으로도 전에 공항에서 카트에 짐을 싣고 가다가 가방이 떨어진 줄도 몰랐던 일도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체인으로 연결해서 잊어버리지는 않았지만, 짐이 여럿 일 경우에는 짐과 짐을 묶을 체인(가는 철사줄)이 필요하다. 앞으로 여행할 때는 꼭 가지고 다니세요.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읽어보면 ‘이탈리아나 스페인 가면 거의 99%는 털린 다’고 했다. 이런 사실을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이탈리아 남부는 여행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형편이고, 시간도 부족해 이번 여행에서는 그 쪽으로는 가지 않기로 했다.


인터넷 카페에 실린 다른 분 여행기에는 우리가 탈 자동차 푸조 307SW의 트렁크 사진과 함께 체인을 묶을 곳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 여행을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뭐 저렇게 난리를 떠나 하실 거다. 그런데 그게 장난이 아니다.

우리도 여행 둘째 날 파리캠핑장에서 묵고 아침에 떠나려는데, 2달 동안 여행을 한 한국인 가족(부산거주) 을 만나 정보교환 중 여행이 거의 끝날 무렵 파리를 향해 들어오는 이탈리아 고속도로에서 그동안 사용했던 컴퓨터(사진저장)를 비롯해 차내에 놓았던 짐들을 다 털렸다고 한다.

 

한 바터면 트렁크(귀중품이 든)까지 털릴 뻔 했다고 하면서, 아버지께서 나에게 찾아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아주 잠깐 동안이라도 “방심”하지 말 것을 강조하신다

.


“애들은 애들이에요. 어른인 아버지가 챙기세요”라고 하신다.

그 덕택에 우리는 이탈리아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릴 때마다 차에 한 사람씩 남아 있거나, 햇볕이 강해 뜨거워 남을 수 없을 때는 내가 내려서 문을 잠그고 밖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긴지 오래다. 내일 아침 11시에는 우리를 공항으로 데려다 줄 용달차<짐&콜>이 오기로 되어있다. 이제는 떠날 수 있겠지! 


가슴이 설렌다.


“꿈은 이루어진다.”


 홍콩공항에서 대기중 창 밖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