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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코너/2004 교감(교장)이야기와 내글

교직원 연수물- 나는 교사이다

다음 글은 수원에 있는 율전중학교 교장선생님의 교직원연수 내용 전문입니다. 좋은 내용으로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나는 교사이다>

나는 교사이다.
아이의 입에서 질문이 시작되는 바로 그 순간에 난 태어났다.
난 여러 장소에서 여러 사람의 모습으로 존재해 왔다.
난 질문을 이용해 아테네의 청년들에게 새로운 사상을 발견하도록 자극하던 소크라테스이다.
난 헬렌 켈러의 내민 손바닥에 우주의 비밀을 두들겨 주던 앤 셜리반이다.
난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진리를 드러내던 이솝이고, 한스 안데르센이다.
난 모든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투쟁한 마르바 콜린스이다.
난 오렌지 담는 상자로 책상을 만들어 위대한 대학을 설립한 메리 맥클라우드 베튠이다.
그리고 난 ‘내려가는 계단을 올라가려고’ 시도한 벨 카우프만이다.
인류를 위한 명예의 전당에 올라간 사람들, 이를테면 붓다, 공자, 노자, 장자, 에머슨, 레오 버스카글리아, 모세, 예수…… 이들 모두가 나와 동일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난 나의 제자였던 학생들의 결혼식장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으며, 그들의 아이들이 태어날 때 함께 웃었고, 그들이 너무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을 때 무덤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슬피 울었다.

하루의 일과 중에서 난 때로는 배우이고, 친구이고, 간호사이고, 의사이며, 운동 경기의 감독이자, 분실물을 찾아 주는 사람이다. 돈을 꿔 주는 사람이기도 하며, 택시 운전사이기도 하고, 정신과 의사, 대리 부모, 정치인, 신앙인이기도 하다.
온갖 지도와 목록표와 공식, 명사와 동사의 변화, 이야기와 책들을 갖고 있지만 난 사실 가르칠 것이 없다. 왜냐하면 내 학생들이 진정으로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니까. 그리고 난 그들 자신이 누구인가를 가르치기 위해선 온 세상이 다 필요하다는 걸 아니까.
난 하나의 역설이다. 난 가장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때 가장 큰 소리로 말한다. 나의 가장 큰 선물은 내가 학생들로부터 감사하게 받는 것 속에 있다.
물질적인 부는 나의 목표가 아니다. 난 하루 종일 보물찾기를 하는 사람과 같다. 내 학생들이 각자의 재능을 이용해 새로운 기회를 붙잡을 수 있도록. 때로 패배감 속에 파묻혀 있는 그들의 재능을 난 끝없이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난 모든 직업 중에서 가장 복된 직업을 갖고 있다.
의사는 한 순간에 마술적으로 한 생명을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재능을 지녔다. 난 새로운 질문과 사상, 그리고 우정 속에서 매 순간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걸 지켜보도록 허락받았다.
건축가는 공들여 건물을 세우면 그 건물이 수세기 동안 서 있으리라는 걸 안다. 교사는 사랑과 진리로 건물을 세우면(학생을 교육하면) 그 건물이 영원히 서 있으리라는 걸 안다.

날마다 난 부정적인 시각. 두려움, 안주하려는 마음, 편견, 무지, 무관심과 싸우는 전사이다. 하지만 내게는 훌륭한 동지들이 있다. 지성, 호기심, 학부모의 뒷받침, 개성, 창조성, 신뢰, 사랑과 웃음이 그 것이다. 그들이 끝없는 후원을 보내며 내게로 깃발을 날리며 달려온다.
내가 이런 행운을 누리면서 아름다운 인생을 보내게 해 주는 것은 바로 학부모들이다. 난 그들에게 가장 감사드린다. 왜냐하면 그들이 내게 자신의 소중한 아이들을 믿고 맡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온갖 추억들로 가득한 과거를 갖고 있다. 모험과 도전과 흥미로 가득한 현재도 갖고 있다. 왜냐하면 난 하루하루를 미래와 함께 보내도록 허락받았으니까.

난 교사이다. 난 그 사실에 대해 날마다 신께 감사드린다.

존 웨인 쉴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