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생활의 어려움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하나를 꼽는다면 언어 소통의 어려움일 것이다. 한국에서라면 전화 한통화면 간단히 해결될 일도 여기서는 전화를 해도 담당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어렵게 찾는다 해도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영어로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다. 이러한 이민자들의 약점을 아는지 캐나다의 경제를 거의 독식하다시피한 미국의 거대 기업들은 청구서들을 마구 뿌려댄다. 자기들은 직원을 쓰지 않기 위해서 모든 것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해 놓고 자기들이 해야할 일을 소비자들에게 떠 넘기면서 자기 편한대로 이래저래 핑계를 만들어서 돈을 뜯어내려 청구서를 남발하는 것이다.
이런 것도 따지고 보면 언어 소통이 잘 안 됨에서 오는 고통이나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면이 있는 것같다. 그러니 이민자들은 봉인 것이다. 이리 뜯기고 저리 뜯겨 나중에는 뼈만 앙상하게 남는 것이다. 한국도 물가가 상당히 비싸다고 하지만 그건 캐나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세금을 연구하는 기관에 따르면 캐나다 사람들은 소득의 45 에서 50 % 정도를 세금으로 내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은 물건을 살 때 지불하는 간접세의 형식을 통해서 걷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 단계의 중간 과정을 거치는 상품일수록 세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며 최종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된다.
세금을 많이 걷어서 그것을 효울적으로 필요한 곳에 쓴다면 그나마 좀 다행이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재정은 적자여서 올해도 세금이 늘어 났다. 그러나 공무원의 수를 줄였다던가 감봉을 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바가 없다. 얼마전에는 공직자들이 사사로운 일에 공금을 쓰고있는 내역이 이곳 일간지에 금액까지 공개되기도 했다. 이것은 영수증을 통해서 기록이 남겨진 것이니 추적이 불가능한 것까지 하면 그 액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세금이 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위 계층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주류 영국계 백인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다수의 이민자들의 불만 불평이 팽배해도 잘못된 관행은 잘 바뀌지 않는 것같다. 그 뿐 아니라 캐나다는 연방, 주, 시 의 삼중 구조이다. 정부가 세개가 있는 꼴이다. 이 세개의 정부가 하나같이 불협화음이 없이 움직인다면 좋겠지만 당이 다르게 되면 잡음이 생기는 것같다. 거기다가 영연방이다보니 실권은 없지만 영국의 여왕을 대리하는 총독과 미국의 상원에 해당하는 종신 의원도 있어 세금의 효율적인 집행은 애초에 기대할 수 없는 구조이다. 한 때 총독의 해외 지출 경비가 구설수에 오른적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관세를 철폐하고 자유 무역을 한다고 한다. 이제 한국도 꽤나 발전을 해서 미국과도 어깨를 겨룰 수 있을 만큼 국력이 커졌다니 어쩌면 기뻐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파심인지는 모르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 기업들이 과연 미국의 자본을 앞세운 다국적 기업과 맞설 때 경쟁이 될지 모르겠다. 그것을 하고나면 미국의 대기업들이 지금 캐나다에서처럼 활개를 쳐서 한국의 경제를 좌지 우지하는 것은 아닐지 경제적인 예속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캐나다에서 미국 기업이 빠져나가면 그야말로 유령의 나라라고 할 만큼 캐나다는 자기 기업이 없다. 고 부가가치 산업부터 먹거리까지 미국이 점령했다. 하지만 이곳은 같은 백인이기 때문에 아주 망하게 할 것같지는 않고 일부 엘리트층은 설사 캐나다가 망한다 해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것이다.
인간은 전쟁의 역사가 보여주듯 이기적인 것이다. 이러한 면이 강자에 의해서 교묘하게 감추어지지만 뒤돌아 보면 세계 어디를 보아도 국가간에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는 지극히 계산적인 복선이 깔려있고 비인간적인 것을 발견한다. 그나마 약소국은 제 밥그릇도 제대로 찾아먹지 못하고 강대국에 휘둘리는 것이다. 근세 조선이 망한 것은 총칼이 아니었고 일본에 매수된 세력에 의해서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 나라가 제대로 된 한번의 저항다운 저항도 없이 스스로 무릎을 꿇은 굴욕적인 멸망이었다. 여기에도 "일본"과 "조선의 매국노"의 지독한 이기심과 욕망외에 무엇을 볼 수 있단 말인가?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선택하는 것을 본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백인이라는 전제가 있으면 또는 백인과 같이 생각할 때는 조금 가능 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면 여기에서도 변호사, 검사, 의사 등 잘 사는 이민자들은 어떻게 설명될까? 그 사람들은 마음 속에서부터 캐나다인으로서 주류 백인들의 이해에 동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기에서 교육을 받았어야 한다. 결국 피부색만 한국 사람이지 사실은 캐나다 사람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주류 사회로 진출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의사, 검사, 변호사의 사휘적 위상은 여기에 비하면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물론 여기서도 의사는 상당히 돈을 잘버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한국과 같이 개인 병원을 운영해서 돈을 만질 수 있는게 아니고 주 정부에서 임금을 받는 공무원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조상들의 원주민들에 대한 학살과 대를 이은 원주민 문화 말살 정책을 추진해온 백인의 나라 캐나다는 지금 원주민과의 과거에 있었던 전쟁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고 줄기차게 분리 독립을 외치는 프랑스계 사람들과의 문제도 있어 소수 이민족으로서 느끼는 삶의 무게는 항상 논외이고 무시되는 것이다. 초기 이민을 받아들이던 때는 살만했는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이민자들끼리 작은 이권을 놓고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그래 봐야 편의점, 세탁소, 복권장사, 주유소 등 백인들이 기피하는 위험하고 힘든 일 밖에는 좀처럼 이곳에서 여유있게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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