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00초등학교에 부임하던 날
서기 200 년 8월 28일. 드디어 그토록 소망스러웠던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발령이 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지금 세계는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면서 급속한 정보화, 세계화의 추세에 따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함과 동시에 지식기반 사회가 도래하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이었다.
지식기반 사회는 사람이 중심이 되고 교육이 중심이 되며 평생학습이 보편화되어 지식과 창의력이 가치창출의 원천이 되고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이 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나라의 기본을 바로새우고 우리사회가 하루빨리 선진사회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내가 맡고 있는 초등학교 교육이 하루빨리 지식기반 사회로 진입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 할 수 있도록 올바른 리더쉽을 발휘해야 할 텐데…… 라는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갖고 교장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리라 굳게 다짐하면서 그때를 보냈던 것으로 기억된다.
드디어 200 년 9월 1일 서울00초등학교 교장으로써의 첫날이 밝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난 후 서울시 교육청으로 발령장을 받으러 가야했다.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서울시교육청 10층 회의실로 들어서니 나보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는 나와함께 교장으로 승진 발령이 난 사람들이 상당수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유인종 서울특별시 교육감님이 도착하셨고 곧이어 임명장 수여식이 시작되었다.
“교육계의 꽃이요 뭇 사람의 존경의 대상인 교장 선생님의로 승진 발령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여러 교장 선생님들께서는 부단한 노력과 하시려고 하는 진취적인 땀의 결실이 오늘의 교장선생님을 있게 하셨으리라 생각 할 때 선생님께서 교장선생님으로 승진 발령되심을 더없이 마음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21세기 새로운 사회는 인간을 존중하고 공동체 의식을 지닌 민주시민, 세계시민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학교교육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지식위주의 주입식교육에 치중하여 올바른 가치관과 건전한 도덕성을 갖춘 인간을 육성하는 데에 실패하였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따라서 우리 교육청에서는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의 학생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와 자주적이고 진취적인 민주시민의식, 세계시민의식을 함양 할 수 있도록 체험 중심의 인성교육을 충실히 교육하는 교장선생님이 되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라는 내용의 축사의 말씀을 끝으로 대통령이 주신 임명장과 서울특별시 교육감이 주신 발령통지서를 수여받고 임지인 서울용강초등학교로 첫 출근을 하였다.
얼마 후 나를 태운 승용차는 마포구 아현동을 지나 공덕동 로타리를 경유하여 신촌쪽으로 방향을 바꾸더니 동도중.고등학교 앞을 지나 대흥동 로타리를 바라보고 우측 골목길로 우회전을 하였는데 곧바로 서울00초등학교 교문을 들어서고 있음을 직감 할 수 있었다.
아! 이곳이 내가 근무 할 서울00초등학교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얼른 차에서 내렸다. 어쩐지 따뜻하면서도 포근한 감정을 맛보면서……
천천히 운동장을 지나 중앙현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교감 선생님을 비릇하여 전 교직원이 모두 나와서 박수로서 나의 부임을 환영해 주었다.
그리고 교장실로 안내되어 부장 선생님들과의 면담을 갖고 곧이어 교무실로 가서 전 교직원들에게 부임인사를 드렸다.
「존경하는 교감 선생님! 그리고 우리 서울00초등학교에서 교육의 꿈을 실현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우리 서울00초등학교는 학교의 규모면에서 크지도 작지도 않는 아주 아담한 학교로서 마포 지구에서는 가장 내실 있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훌륭한 학교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훌륭한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근무하게 되었음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학교는 지식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바른 인간을 기르기 위해 인성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학교에서는 학과공부 이외에 바른예절, 질서있는 행동, 청결하고 정리정돈 하는 습관, 웃어른을 잘 섬기는 마음, 자기의 몫을 스스로 다 하는 자세 등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사는데 기본이 되는 행동 습관이며 태도를 기르는데 우리의 교육력을 총 결집시켜 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정말 큰 인연을 맺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 속에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하루 생활의 대부분을 우리 서울용강초등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보내고 있으니 얼마나 큰 인연으로 만났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똑같은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이지만 사람에게는 만남의 인연만 있는 것이 아니고 헤어짐의 인연, 별리(別離)의 인연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나간 과거를 생각해보면 똑같이 함께 살았던 동료들 가운데도 어떤 사람은 부지런하고 진실하고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기억하기도 싫은, 좋지 않은 사람으로 기억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그 사람 개개인이 어떤 생활 태도로 삶을 살았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됩니다.
존경하는 우리 서울00초등학교 선생님 여러분!
우리는 용강초등학교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 운명체입니다. 늘 활력이 넘치고 늘 보람된 일을 스스로 찾아서 행하시고, 성취감을 맛보시며 근무하는 선생님이 되시어, 먼 훗날 선생님의 이름이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는 훌륭한 인연이 되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면서 인사말을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교무실에서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부임인사를 끝마치고 교감선생님과 함께 교장실로 돌아왔는데 교감선생님께서 학교운영에 대한 그동안의 경과 이야기를 말씀해 주셨다.
주로 교무, 학사, 지역사회에 관한 내용들이었는데 마포지역 다른 학교에 비해서는 우리학교의 학구가 조금은 살림형편이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 그렇지만 어린이들이 순박하고 학부모님들의 교육열은 어느 학교에 못지않으며 특히 우리학교에서 근무하고 계신 선생님들은 거의 모두 훌륭한 교사의 자질을 가진 선생님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내용들을 말씀해 주셨다.
“교감선생님!”
“자세한 안내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저희 학교가 시설적인 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지만 다행스럽게 어린이들이 순박하고 지역사회 학부모님들이 학교교육에 관심이 많으시고 또한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훌륭한 선생님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니 정말 다행입니다. 앞으로 학교경영을 하는데 교감선생님과 손잡고 우리학교 모든 선생님들과 일심동체가 되어 서울용강초등학교가 모든 면에서 교육의 본(本)을 보여주도록 노력합시다.”
라고 교감선생님께 말씀드리면서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고 또한 개선해 가면서 서울에서 가장 알찬학교, 오순도순 공부 열심히 하는 학교를 만드는데 심혈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그 날을 보냈던 것 같다.
200 년 9월
서울00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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