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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하나高, 토론ㆍ세미나…창의교육의 `진수` 보여줄것"

"하나高, 토론ㆍ세미나…창의교육의 `진수` 보여줄것"

2학년부터 `무계열 무학년` 진로ㆍ적성따라 선택
수강명문대 진학률에 목매기보다 전인교육때 성과 더 커 

◆ CEO형 교장이 뛴다 / 서울 첫 자립형사립고 `하나고` 김진성 초대 교장

`세계가 나를 키운다. 내가 세계를 키운다.` 다음달 초 첫 신입생 모집에 나서는 서울 은평뉴타운 내 하나고등학교(자립형 사립고)는 교훈부터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다. 2학년부터 무계열 무학년으로 운영돼 학생 스스로 진로에 맞게 개설된 문ㆍ이과 과목을 선택해서 수강하게 된다. 학교의 교육 목표 또한 체덕지(體德智)에 감성을 더한 `글로벌 인재 육성`이다.

지난 1학기까지 고려대 생명과학대 교수로 재직했던 김진성 초대 교장(55)은 무더웠던 지난여름 서울시내 200여 중학교를 돌며 교장 선생님들을 만났다. 그는 "명문대 진학률에 연연하지 않고 학생들이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창의적 교육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고려대 농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캔자스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고려대 대외협력처장과 총무처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입학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은.

▶신설 학교이다 보니 아무래도 자녀가 합격 가능한지 질문을 많이 한다. 소위 말하는 `합격 가능 스펙`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잘 하지 않는다. 나도 학원에서 나온 자료 보고 `아, 이 수준이구나` 알게 됐다. 내신과 비교과영역 등 입학전형 항목은 다른 자사고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체력과 덕성은 물론 추천서와 자기소개서 등 서류도 평가한다. 서류 평가는 학생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생활하면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도 평가할 것이다.

-다음달 5일 신입생 원서접수가 시작되는데 입학전형의 특징은.

▶평가 요소는 다양한데,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 양식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전형일이 다가오면 공개할 것이다. 미리 말하지만 서류 양식에 `틀에 박힌 항목`은 없을 것이다. 예를 들면 독서 경험도 독서가 실생활과 미래를 설계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됐는지 세부적으로 물을 수 있다. 서류전형에만 3주 이상을 들여 꼼꼼히 평가할 것이다. 서류에 학생의 긍정적인 점만 나열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입학전형위원회에는 어떤 인사가 참여하나.

▶하나고 교사는 물론 교육에 대해 잘 아는 외부 인사들도 참여할 것이다. 어떤 인사들이 참여할지는 절대 외부에 공개하지 않겠다. 외부 인사들은 교사와 함께 개별면접과 집단토론으로 이뤄지는 2차 심층면접의 심사를 맡게 된다. 개별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내용에 대해 검증하고, 집단토론은 5명 안팎의 수험생이 한 조를 이뤄 주어진 주제에 대해 찬반토론을 벌인다. 평가 전형위원들은 논리력과 사고력, 표현력 등을 평가한다.

-교과과정은 어떻게 운영되나.

▶명문대 진학률에 연연하지 않겠다. 학생들이 좋아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다. 필수과목을 제외하면 모두 선택과목으로 구성한다. 1학년 때는 제2외국어 등 필수과목 중심으로, 2ㆍ3학년은 개인 진로와 적성에 맞는 선택과목 위주로 공부하게 된다. 인문ㆍ자연ㆍ국제반을 별도로 편성하는 게 아니라 국내외 대학 진로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게 된다. 수능, 논술ㆍ구술, SAT, AP(대학과목 선이수) 수업 등이 이뤄지는데, 전 과목은 교실을 옮겨다니며 수업을 듣는 교과교실제도로 운영된다. 경제ㆍ금융 특성화 학교이기 때문에 경제적 마인드를 키우는 교육도 할 것이다.

-명문대 진학률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고교 과정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대학 진학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공부만을 시키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토론과 세미나, 비판적 글쓰기 등 창의적 교육의 진수를 보여줄 계획이다. 수업 후 저녁식사 전까지는 예체능 등 특별활동을 하도록 할 것이다. 전인적 교육을 하면 자연스럽게 성과는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이다.

미국 하버드대학도 SAT 만점 받은 학생만 선발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도 동등한 수준의 수학능력이 있는 학생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너무 최고 성적에 집착하는 면이 있다. 하나고 1기생들이 졸업할 무렵이면 국내 대학들도 입학전형이 많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국내 대학이 요구하는 소위 학생의 스펙도 외국 대학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자기의 목표를 정하고 좋아서 공부하면 명문대 진학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지향하는 교육 목표가 있다면.

▶세계 표준에 맞는 교육이다. 200여 중학교를 다니며 각 학교의 교육이념을 보면 대개 `지성`이나 `덕성` `창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 이념대로만 교육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하나고 학생들은 공부하면서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대학 지원도 대학 이름이 아닌 전공을 보고 지원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하나고 교사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지금까지 첫해 임용 예정인 교사 25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을 선발했다. 기준을 너무 높여서 쉽게 선발하기가 힘들다. 주변 교사의 평가뿐만 아니라 그 교사가 가르쳤던 학생들의 평가도 분석했다. 무엇보다 교육에 대한 열정만큼은 최고인 교사들을 초빙하고 있다.

-교사 평가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평가는 받는 사람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칠 때 교수 평가서를 스스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를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사 평가를 해야 수업 만족도가 높아진다. 교사가 발전하기 위해 당연히 교사 평가와 인센티브를 연계할 것이다. 동료 교사 평가, 학생 평가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교사 자신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자신이 교육 목표를 정하고 이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평가하도록 할 것이다.

-자사고의 올바른 교육 방향에 대한 의견은.

▶경제학자로서 `주어진 조건에서 최적화`를 찾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일부 사립고를 보면 설립 방향은 좋았지만 운영 과정에서 당초 방향을 벗어난 곳도 있다. 물론 이들 학교도 창의적 교육을 하고 싶겠지만 국내 교육 현실 때문에 커리큘럼을 그렇게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가 의도했다기보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만들어 갔다고 보는 게 옳다.

우리 사회가 고교 평가를 `좋은 대학 몇 명 가느냐`만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 해외 평가기관의 학교 평가에 해당 학교 졸업생의 사회 기여도나 15년 후 연봉 등 다양하게 평가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교육 문제도 늘어난 교육비만큼 교육 수준이 좋아졌는지 반성해야 한다. 학부모들이 필요 이상으로 사교육비를 쓰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사립고 운영에 최대한의 자율이 주어져야 한다. 캐나다의 경우 학교 설립은 자유로운데 문제가 발생하면 학교를 폐쇄하는 등 처리가 엄격하다. 사립학교는 운영 과정에 자율을 보장해 창의성 교육을 하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매일경제신문 2009.9.19>

출처 : 2008년1기중등교장연수
글쓴이 : 송수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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