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하는 방법/영어

영어 전문가가 말하는 영어 공부 잘하는 방법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0. 5. 27. 10:22

영어 전문가가 말하는 영어 공부 잘하는 방법


중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정규교육 10년, 입사시험, 직장생활.... 일반인들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영어에 들인 땀과 시간, 돈은 엄청나다. 그래도 대부분 사람들이 '영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쩌다 외국사람을 만날라치면 손에 땀부터 난다. "영어 반벙어리면 취직도, 승진도 어렵다"는 강박감에 이 학원, 이 교재 기웃거리지만 결국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다.

영어 전문가들은 죽자사자 매달리는 '올림픽 정신'만으로 영어실력이 올라가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영어에 기적은 없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공부하라"는 충고가 맞는 말이긴 하지만, 자신의 문제점을 잘 관찰해 보면 '왕도(王道) 즉 지름길'도 보인다는 것이다. 임향옥 교수(통역대학원 한영과, 교학과장), 하광호(뉴욕주립대 영어교육과), 조화유(재미저술가), 이보영(이화여대 언어교육원, EBS강사), 오성식(KBS굿모닝 팝스 진행자), 정철(정철 외국어학원 이사장), 민병철(민병철어학원 원장), 이익훈(이익훈어학원 원장), 김철호(김철호영어연구원 원장), 오석태(오석태영어연구원 원장)씨로부터 '영어공부의 지름길'을 들었다.


민병철 - 목표를 정확히 세우라

전문가들은 우선 "공부를 시작하기 전 목표를 정확히 세우라"고 한다. 네이티브 스피커 정도로 말하려면 현지에서 10년 이상 살라도 될까말까다. "그런 기대라면 아예 꿈도 꾸지 말라"고 이들은 말한다. 외국여행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서바이벌 영어'라면 두어 달만 꾸준히 노력하면 되고, 업무에 활용할 '비즈니스 영어'는 하루 2시간, 1년 정도의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민병철씨는 "지금 내가 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지를 따져보고 그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여행을 앞둔 사람이라면 여행에 필요한 것, 미 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를 할 사람은 그 부분, 외국인 바이어와 상담할 사람이라면 그 영어를 집중공략한다. "영어 전체를 잘알아야 그것도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은 버려도 된다.


조화유 - 당장 영어를 입밖에 내라

'의사소통'이 목적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고등학교때 배운 어휘 정도면 말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말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체면' 때문. "어떤 언어든 실수하지 않고 배울 수는 없습니다. 우선 기회가 되는 대로 영어를 입 밖에 내십시오."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딴 나라 사람들을 보면 우리보다 훨씬 어휘가 모자라도 손짓 발짓까지 동원하며 훌륭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조화유씨는 "미국인과 만날 기회가 없다면 가족, 동료하고라도 하루에 몇마디씩 영어로 말해보라"고 권한다.


하광호 - 생활영어, 석 달만 투자하라

요즘 수많은 생활회화책이 쏟아져 나와 '현지영어'를 전하는데, 그 많은 표현을 어떻게 다 외울지 한심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보영씨는 "그러나 따지고 보면 빤하다"고 말한다. 식당 병원 학교 주유소 등 장소별, 자기소개, 사과할 때, 예약할 때, 물건 살 때, 전화할 때 등 목적별로 나눠 상황을 설정해 두고 거기서 자주 쓰이는 표현만 외워두어도 외국생활에 큰 불편은 없다는 것. 매일 꾸준히 석 달만 투자해도 웬만한 상황에는 대처할 수 있다고 이씨는 말한다. AFKN이나 위성방송으로 방영되는 미국 드라마는 현지에서 지금 쓰고 있는 생활영어를 전하는 최고의 교과서.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하나 정해 녹화해두고 반복해서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하광호교수는 "회화책을 들고 줄줄 외기보다 두세 사람이 함께 연극하둣 상황에 몰입해 영어로 이야기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이보영씨는 하루에 한 가지 주제를 정해 자신의 생각을 죽 적어두고, 대중 앞에서 말하듯이 거울을 보고 열변을 토한 게 꽤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오석태 - 미국식 슬랭만 따라할 필요없다

"예스"대신 "얍", "노"대신 "놉"을 쓰며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것같이 자부하는 사람이 많다. 오석태씨는 그러나 "'얍'이나 '놉'은 자칫 천해보이는 말투"하고 지적한다. 굳이 축약해서 말하는 그들의 습관을 따라할 게 아니라 또박또박 고전적으로 말하는 게 훨씬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말하는 표현을 늘리기 위해서는 회화교재뿐 아니라 미국잡지도 도움이 된다. '세븐틴''글래머''리더스 다이제스트''코스모폴리탄' 등 미국 여성지 청소년잡지 기사의 70-80%가 구어체, 신문 중에서는 '유 에스 에이 투데이'가 가장 읽기 편하다. 고급 회화를 구사하는 이 신문, 잡지의 어투에 익숙해지면 미국인에게 꽤 품위 있게 보일 수 있다고 오씨는 말한다.


이익훈 - 우리말을 잘하면 영어도 잘한다

"영어는 한국어 실력만큼 는다." 이익훈씨는 "Are you a sports fan?"을 우리말로 옮겨보라고 한다. "당신은 스포츠팬입니까?"로 해석을 끝낸다면 불합격. "당신은 스포츠에 미쳤습니까?" "스포츠를 무지하게 좋아합니까?" "하루라도 스포츠를 안보면 못삽니까?" 등 우리말로 갖가지 표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영어에도 유창해질 수 있다. 우리말과 마찬가지로 영어 역시 표현력이 뛰어난 사람이 말을 잘한다. 이익훈씨는 "우리말을 영어로 옮길 때 직역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의미만 통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라고 그는 권한다. 30-40대가 배운 교과서식 영어는 "처음 만났을 때, 'How are you來 仝Fine thank’"식으로 패턴화돼 있다. 그러나 실제 쓰는 영어의 표현은 무궁무진. 努What’s new?” “What’s cooking?” “How’s it going?” “How’s your business?” 등을 때에 맞춰 쓸 수 있는데, 이런 표현력은 우리말을 쓸 때나타나는 '사고의 유연성'에서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철 - 영어를 한국어로 해석하는 버릇을 버려라

"영어는 영어식으로 생각하라"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우리는 영어를 읽거나 들으며 한국어로 해석하려는 습관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석은 아예 접어두라"고 한다. 영어를 공부하면서 한국어가 자꾸 섞이다 보니 영어식 문장구조에 익숙해지기 어렵다는 설명. 정철씨는 "듣기가 안되는 근본 원인은 따지고 보면 읽는 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는 한국사람들이 암호해독식으로 영어를 읽는다고 말한다. 영어로 된글을 읽을 때는 습관적으로 우리말 어순대로 재배열한다는 것. 문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읽기'에서는 그게 어느 가능할 지 몰라도 어순 그대로 발음되는 '듣기'에 가서 이런 방식은 딱 벽에 부딪친다. 정철씨는 "이런 사람에게는 치료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본문, 그리고 여기에 결합하고 변화하는 영어구조를 두어달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영어에 대한 이치가 '뻥' 트인다고 그는 장담한다. 하광호교수는 "이제까지 영한사전을 사용했다면 당장 영영사전으로 바꾸라"고 권한다. 단어 뜻뿐 아니라 정의와 활용 예를 영어 그대로 익히면서 영어식 사고방식을 익히는 좋은 방법이다.


영어식 발상을 이해하라

우리말과 영어식 발상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말은 주어를 흔히 감추지만, 영어는 자기 주장이 강한 언어다. "몇시입니까"를 그대로 해석하면 “What time is it?”이지만 미국사람들이 더 잘 쓰는 말은 주어 "You”가 들어간 "What time do you have?”다. 같은 원리로 "Where is your home town?”보다 "Where do you come from?”. “What is this station?”보다 "Where are we?”가 더 '영어다운 영어'라는 지적이다. 말하는 방식도 단정적. 결론이 제일 뒤에 나오는 우리말과는 달리 결론부터 말한 후 토를 단다. 한국인들은 외국인과 이야기하다 별 뜻 없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納I see” “Mmm”을 연발하는데, 이것도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영어적인 표현과는 거리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