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rica 킬리만자로

킬리만자로 등정기1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6. 4. 12. 22:10

아!   킬리만자로 등정기 I


**** 다음에 계속되는 등정기는 우리팀 중의 장홍식 단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그의 노고에 감사 드리며 연재 허락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등반팀은 모로고로의 성자문관님과 정교장님 음베야의 박선생 모시의 박선생 그리고 나 모두 5명의 시니어 단원 전원으로 꾸려졌다 컴퓨터 교육으로 봉사하는 모시 주청의 막내 박선생이 55년생이니 모두 60대 인데 과연 킬리만자로가 7개의 정상급 봉우리 중 몇개의 봉우리를 내 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지 가이드 3명 쿡 2명 웨이터 1명 포터 11명 총 17명이 따라 붙었다.

요리사 프레디와 보조 왈레 만 제외하고 모두 이 지방 원주민인 차가족이다.

 

음쿠 와냐카지 (팀장) 아우그스틴은 53세로 1979년부터 킬리만자로를 수없이 오른 음투와 음리마 (산사람)이다.

 

입산허가와 장비 점검 후 현지 냐마 왈리 음보가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배웅하는 부인들을 뒤로하고 다섯 장정들 사뭇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해발 1800m 의 마랑구 코스 (일명 코카콜라 코스) 게이트를 통과했다.

 

45일의 빡빡한 일정 킬리마 (큰 산)가 입구를 열어 줬으니 정상의 은자로 (빛나는 얼음?) 공주만 허락하면 된다.

 

2800m 까지의 총림지, 3200m 까지의 혼합림, 4000m 까지의 황야, 5000m 까지의 알파인 사막과 그 위 정상부를 모조리 통과해야 킬리만자로의 속 살을 온전히 볼 수 있다.

 

1차 목적지 만다라 헛(1차 산장-숙소)2709m 이니 백두산보다 조금 낮은편.

 

마랑구 게이트 안에 들어서니 흡사 거대한 식물원에 들어온 것 같다. "마랑구" 는 이곳 원주민 차가족 말로 "물이 많은곳" 이라는 뜻이다.

 

연간 2000 mm 이상의 강우로 숱한 종류의 소철류 각종 시원시원한 키다리 나무들과 마운틴 그래디오러스 킬리만자로 주의 앰블렘인 킬리만자로 봉선화 등 화려한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물안개 자욱하게 내려 앉으며 몽환적 분위기 연출하고 어디선가 아바타가 불쑥 튀어 나올 것만 같다.

 

킬리만자로는 올라가는 4일동안 4계절이 바뀐다 한다.

포터들은 지름 80cm 길이 1.5m 의 비닐 도플백 안에 15 키로의 짐을 머리에 잔뜩 이고 열고나게 오른다.

 

폴레 (수고)라고 말하기도 미안할 지경 하지만 얼마되지 않아 등반팀을 훌쩍 따돌리고 가파른 지름길로 여유있게 사라진다.

 

이곳 차가족 포터들은 인내심과 의협심이 강하고 추위를 매우잘 견딘다고 한다.

 

좌우로 무성한 충림지를 따라 오르자니 문득 나무들이 작아지고 갈대풀 군락과 함께 디엘마 펜들럼이 수줍어 고개를 숙인다.

 

코끝에 단내가 나게 깔딱고개를 휘돌아 넘으니 개활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다시 가파른 돌밭을 헤치고 오르니 해는 어느덧 뉘엿뉘엿 넘어가고 산그늘이 내려 계곡에 어둠발이 내려앉을 즈음에야 만다라 헛이 고사리밭 위 저 멀리에 자태를 드러낸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오르던 이태리 의사 부자, 호주 부부팀, 콜로라도 청년 미시간 처녀가 벌써 도착해있다.

 

만다라 헛의 터줏대감 헬로 원숭이들 우리들을 동물원 동물보듯 그눈에 호기심이 넘친다

 

온몸의 삭신 마디 마다 긴장이 풀리고 춥고 배고프다 먼저 올라와 텐트치고 대기하던 포터와 요리사들의 손이 분주하다

 

통나무 헛에 짐을푸니 모락모락 희뿌연 연기 사이를 오가던 잽싸고 눈치빠른 심부름꾼 웨이터 퓨씨 카리부 만다라 (만다라에 오신것을 환영 합니다) 하면서, 따뜻한 물을 한 바가지씩 건넨다

 

고양이세수 세면 세족후 희미한 태양전지 조명아래 고지에서 끓인 선밥과 식은 오트밀 빵 자파티와 과일로 닥치는대로 허기를 채우고 오한이 안들게 단단히 껴입고 마치 겨울잠에 들어가는 짐승들 처럼 침낭에 들었다

 

마지막으로 문단속을 하고 들어오면서 모시 박선생 "우와 이건 말도 안돼 별들이 어마어마 하네" ..........꽉꽉 끼끼 짐승소리 갈대 스치는 소리 바람소리 점점 거칠어 진다

나는 털모자를 푹 눌러쓰고 물병에 더운 물을 채운 즉석 유담뿌를 사추리에 끼고 침낭속으로 움추러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