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rica 킬리만자로

킬리만자로 등정기2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6. 4. 12. 22:22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등정기 II

 

만다라 산장에서 해발 3726m 위치한 호롬보 산장까지는 15km로 다섯시간  자유 노동이다


 열렬한 마오주의자 탄자니아의 바바야 타히파 (국부) 주리우스 녜레레는 "우후루니 카지" (자유는 노동이다) 라고 선전했다 


모시 중심부의 로타리 시계탑 기단에 아직도 그 문귀가 적혀 있었는데 하필 킬리만자로 정상이름이 바로 우후루 피크다 


오늘밤은 호롬보 산장에서 자고 내일은 4708m 에 위치한 키보산장까지 또15km 를 이동해야 한다 


난장이 관목과 황적색의 관상꽃 레드헛 포커가 보이기 시작하고 진달랫과 교목들이 등장하더니 마운디 기생분화구가 불쑥 솟는다 


한라산 검은오름 주위를 닮았다 

이곳의 식생은 물의 정도에 따라 히드와 무어가 번갈아 나다나는 혼합림지역이다 


우측으로 멀리 3730m 의 코퍼 베르그와 좌측엔 차가족 들이 염소의 피를 뿌려 기우제를 지내던 키피나힐 사이 끝없고 험한 돌밭길을 두 지팡이는 쉴새없이 적당한 지점을 찾아 찍으며 흩으러지는 몸의 균형을 찾아주고 팔의 힘은 쑥 빼 놓는다


8부능선 자락에 걸린 곱사등만한 언덕에서 마사이 요리사 프레디가 넣어준 질긴 닭다리 쿠쿠 쵸마 찐계란 과일 반조각 아잠쥬스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꿀맛이다 따뜻하고 졸린다 


옆에서 지키고 있던 킬리만자로 까마귀 쿵구루가 남은 음식을 나누자 한다 


투 엔데! (우리 모두 갑시다) 가이드 팀장 아우구스틴이 먼저 일어선다 


어제까지는 팔뚝만 하던 세네시오가 마치 요술 부린것 처럼 5m의 거대한 세네시오 킬리만자리로 변하고 산협과 늪지대 따라 수십주나 늘어서며 긴 열병식을 벌인다 


 공기는 시원하고 햇볓은 강렬하다 하지만 오늘밤 부터 필경 만만치 않은 동장군이 오실 것이다


모시 박선생은 어제부터 안 좋던 속이 아직도 차도가 없는지 안색이 어둡다 세시간을 계숙 올라가도 은자로의 화이트캡은 미동도 안하고 그자리 도대체 남은 거리를 가늠하기 어려운데 다시 두어 시간을 오르니 흰 고깔캡의 해발 4958m 마웬지산 쌍둥이 봉우리 위용을 드러내고 킬리만자로는 더 멀리 아래로 눌러앉는다 


앞에는 길게누운 바위 회갈색 도화지에 크레파스로 눌러 칠한듯 수 십개의 꼬불 꼬불한 사선이 선명하다 4047m 제브라 록이다


제브라 록을 바싹 안고 마웬지를 곁눈질 하며 급경사 계곡을 질러 건너니 건너편 가파른 언덕 꼭대기에 뾰족한 호롬보 산장이 장난감 집처럼 아슬아슬 달려있다 


다리가 풀린다 배낭을 서둘러 벗고 퓨씨가 끓여온 한 바가지 더운물로 대충씻으니 기진맥진 하던 대원들 생기가 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내들이 준비한 스팸, 장아찌 김치볶음등 한국 밑반찬을 풀었다 

반쯤 선 쌀밥을 찬바람을 맞으면서 방심하고 맛나게 먹다 보니 나만 과식한 모양이다 


침낭에 들고도 늦게까지 속이 부대끼니 잠이올 턱이 만무하였다 산장 밖으로 나가보니 별들의 축제 교교한 달빛은 계곡에 널린 돌과 바위에 차갑게 쏟아져 내린다


좀 나아질까 맨손체조를 해 보지만 폐부 속의 한난계가 얼음보다 차다 

도망치듯 침낭으로 돌아와 별하나 나하나 양한마리 두마리 아무 효험이 없다 


뽀족한 수 없이 초조하다 뒤늦게야 일어나 소화제를 찾아 뒤적이는데 옆의 이층침대 음베야 박선생 뭐하세요 분명히 넣었는데 훼스탈이 없네 


정노환으로 드릴까요? 배가 편안해지고 곧 잠이 든다 싶더니 내 윗층 침대가 수상하다 


 웅성웅성 소리에 놀라 눈을뜨니 모로고로 정교장님이 호흡 곤란을 호소한다 


고산증인가 했으나, 침낭안이 더워 덧옷을 벗었다가 오한이 든 모양이다 


저 체온증이 오면 큰일인데 성자문관님과 모시 박선생이 달려들어 팔 다리를 한참을 주무르니 호흡이 돌아온다 


새벽 네시, 두시간 후엔 칼같이 출발인데 잠을 놓치고 말았다 


키보 등반에 예기치 않은 적신호가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