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rica 킬리만자로

킬리만자로 등정기 3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6. 4. 12. 22:28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등정기 III

 

좋은 날씨를 맞아 순조롭게 나가다가 2번째 숙소인 호롬보 산장의 심야 한파에 혼줄이 난 일행은 아침 일찍부터 긴장의 표정들이 역력하다 


잠을 설친데다가 익숙치않은 환경변화로 준비 할것이 갑자기 많아져 신경들이 극도로 예민해졌다 


포터들이 이고 온 도플백에서 겨울산행에 필요한 옷과장비를 찾아 배낭을 새로 꾸려야한다 


알파인 사막을 건너 키보헛까지 이동 후 잠깐 눈을붙였다가 자정에 출발하는 야간 산행이기 때문이다 


방한내피 장갑 털모자 마스크 헤드랜턴 고글 고산증 예방약 등 ....내짐을 맡은 포터 '마리키'는 어리고 경험이 없는지 선배포터가 핀찬을 주는데 차가족 사투리로 이러쿵 저러쿵 가리산 지리산 한다.  뒤숭숭하고 심란하다 


음보가 스프 자파티 계란부침과 커피로 요기하고 쉴새도 없이 다구치는 아우구스틴은 오늘 아침 만큼은 유달리 단호하다 


하야! 투엔데! (Let's go!)


키보에서 한시간 이라도 더 휴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독일팀은 식당에 왜 안오나 했더니 아예 야외식탁 의자까지 들고와서 킬리만자로 정상 동편 꼭대기의 아이스 필드가 잘 보이는 곳에서 유유자적 하며 아침식사 중이다 


일찍 떠나는 우리를 보며 옛 동독 브레멘에서 왔다는 등산 팀원들 행운을 빌어준다 


여유 부리는것 으로 보아 오늘 하루 더 별도의 고지적응 훈련이 있을 모양이다 


키보헛 행은 애시당초 부터 마사토와 돌밭이다 


무명 산악인 무덤을 지나 한참 열고 나게 오르는데 대 여섯 명의 장정들 우루루루 흙먼지를 날리며 뛰어 내려온다 


어린포터 한명이 실신해 코에 산소호스를 낀 채로 지나간다 소위 킬리만자로 택시다 

철제 들것 중앙복판에 완충기와 리어카 바퀴가 달린 환자수송용 담가(擔架)다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깔닥고개를 넘자 끝없는 벌판이다 

눈은 시원한데 가슴은 답답하다 . 산소가 희박해 졌는지 늑골사이로 숨결이 새는것 같다.


 워터엔드 팻말이 보이고 본격적인 알파인 사막이다 


이곳을 통과하는 동안은 수시로 방향을 바꾸며 불어대는 삭풍을 피할수도 어쩔수도 없다 


바위틈에서 식은 닭다리를 뜯었다 킬리만자로의 유일한 설치류 새끼 판야가 버린 뼈조각을 잽싸게 낙아챈다 


매서운 칼바람을 정면으로 받으며 쌔들 말 안장같이 움푹파인 광활하고 황량한 벌판에 이르니 만고풍상에 패인 기기묘묘한 바위들 그 수효를 가히 헤아릴 수 없다 


화산이 터지면서 수많은 바위 덩이들이 수킬로나 흩어져 날아 오르다 떨어지고 광활한 헨리무어의 조각 전시장을 만들어 놓았다 


안개 구름이 내려 앉기 시작하자 바람은 더욱 맹렬해진다 


우여곡절 끝에 지웨라 우코요 표지석에 이르러 행군을 멈추자 좌측멀리 방추형 산록에 안개구름 사이로 키보헛이 한푹의 그림같이 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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