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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양식/감동이야기2

횡재?

<천정으로 부터 쏟아진 돈>

 

 

여러 해 전의 일입니다만, 일 년에 두 차례씩 춘천중앙교회에서 열리는 노인대학에 이야기를 부탁 받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지역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 강의도 듣고 취미활동도 하시고, 여행과 봉사활동 등을 하시는 모습은 때마다 귀해 보였습니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그분들에게는 청소년들의 모습과는 또 다른 열정이 있었습니다. <BR><BR>한 번은 일방적인 강의를 하는 대신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가장 마음 아팠던 일은’,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런 몇 가지 이야깃거리를 드렸습니다. 기막힌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 날 나눴던 이야기 중에는 어릴 적에 들었던 재미난 말이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있었는데, 고향이 개성이신 한 할머니께서 당신이 어렸을 적 들었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BR><BR>“옛날
어떤 마을에 한 착한 농부가 살았는데,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꿨어. 신기하게도 천장에서 돈이 막 쏟아지는 꿈이었지. 아침에 일어나 마당을 쓸다가
옆집 영감을 만나게 되어 인사를 하고선 꿈 얘기를 했어. 그런데 옆집 영감은 아주 욕심쟁이였지. 꿈 얘기를 들은 영감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농부를
따라다니기로 했어. 꿈으로 보아선 뭔가 횡재를 할 것 같았거든. <BR><BR>저녁때가 되었을 때 농부는 소를 몰고 나가 밭을 갈게 되었는데
아, 밭 중간쯤에서 쟁기가 나가질 않는 거야. 웬일인가 싶어 살펴봤더니 땅속에 묻힌 쟁기 날이 웬 항아리 뚜껑에 걸려 있는 게 아니겠어? 흙을
털어낸 뒤 항아리 뚜껑을 열었더니 이게 웬일이야, 항아리 속에 돈이 가득 들어 있질 않겠어. <BR><BR>그런데 농부는 ‘어젯밤 꿈에는 돈이
천장에서 떨어졌는데 이것은 땅속에 묻혀 있으니 내 것이 아니다’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흙으로 항아리를 도로 덮었어. 그리고는 밭을 마저 갈았지.
<BR>농부가 밭을 다 갈고 집으로 돌아간 뒤 그 모습을 몰래 숨어 지켜보던 욕심쟁이 영감이 얼른 밭으로 뛰어갔어. 그리고는 농부가 지나간 아까
그 자리를 손으로 막 팠어. 뭔가 보물을 발견한 농부가 혹시 누가 볼까 밤중에 몰래 캐 갈려고 도로 덮어놓은 게 틀림없다고 생각을 했던 거야.
<BR><BR>떨리는 마음으로 항아리 뚜껑을 열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이야, 항아리 속에는 소똥 개똥 말똥이 가득 들어 있는 게 아니겠어. 화가
잔뜩 난 영감은 항아리를 캐 낑낑 메고선 농부네 집으로 갔어. 그리고는 지붕 위로 올라가 항아리를 확 쏟아 부었지. 농부가 자리에 누워 있다
보니 천장에서 뭐가 막 떨어지는데 보니 돈이잖아. 그제야 농부는 이건 어젯밤 꿈대로 천장에서 떨어지니 내 것이 틀림없구나 하며 그 돈을 가지고
행복하게 잘 살았대.” <BR><BR>이야기가 얼마나 재미나고 신나는지 우린 한참을 유쾌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들려준 할머니께 박수를 보냈습니다.
분명 그 이야기는 어느 누구 한 사람이 쓴 글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옛 어른들이 우리에게 주는, 지혜가 가득 담긴 마음의 선물이지 싶었습니다.
진정한 복은 억지를 쓴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자연스레 찾아오는 법, 우리가 누리는 복이 그런 복이었으면 좋겠습니다.</P>
- 글 쓴이 : 한희철 목사 2006.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