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차로 칼럼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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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
아침이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다. 유독이도 추웠던 날들 속에서 만나는 이 포근함이 상큼하기만 하다. 한창 추웠을 때에는 이 추위 언제 끝나나 했었다. 좀 날이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기다리던 날을 마침내 오늘 아침에 만난 것이다. 기분이 좋았다. 봄이 곧 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눈을 감으면 꽃들이 피어나는 모습이 보일 것만 같았다. 눈을 감아 보았다. 꽃들이 피어나고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잠시지만 행복했다. 언젠가 읽은 소설의 내용이 떠올랐다. 장님이었던 소녀가 마침내 눈을 뜨게 된다. 그러나 눈을 뜨고 만나는 세상이 눈을 감고 있을 때보다 결코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녀는 눈을 뜨게 된 사실을 가슴 아파한다는 내용의 이야기였다. 어려서 보았던 그 소설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이었다. 그때 나는 그 소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세상이 아름답지 못하다할지라도 눈을 감고 살아가는 세상 보다는 눈을 뜨고 사는 세상이 훨씬 낫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순결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에게 세상은 어쩌면 견디기 힘든 삶의 공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된 것이다. 그때 나는 소녀의 눈에만 주목했었지 소녀의 맑은 영혼과 우리들 삶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겨울 속에서 내가 눈을 감고 꽃의 개화를 그리듯이 소녀 역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그렸을 것이다. 그 상상이 깨어졌을 때 만나게 되는 가슴의 아픔은 얼마나 큰 것이었겠는가.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언제나 우리들에게 기다림을 강요한다. 그것은 세상을 사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최선을 다하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냉냉한 것이 세상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그 속에서 때로는 좌절하고 실망하는 것이 우리들 살아가는 모습이기도 하다. 개구리 부부가 있었다. 아내는 잔뜩 알을 낳고는 떠나가 버렸다. 남편 개구리는 알들을 입에 가득 넣고 그 알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알들을 한 입 가득 넣은 개구리는 먹을 수도 노래를 부를 수도 없었다. 노래도 안 하고 먹지도 못하는 개구리 곁을 친구 개구리들은 하나씩 떠나기 시작했다. 남편 개구리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래도 남편 개구리는 알들이 부화 하게 되면 이 외로움도 곧 가시리라고 믿었다. 개구리는 이를 악물고 외로움을 견디었다. 마침내 알들이 부화 되어 올챙이가 되던 날 남편 개구리는 즐겁게 입을 벌려 올챙이들을 쏟아내었다. 그리고 그들이 곁에 머물며 그동안의 외로움을 보상해주리라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올챙이들은 개구리의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소리치며 모두 바깥 세상을 향해 달아나고야 말았다. 남편 개구리는 다시 외로움 한 가운데 홀로 남게 되었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외로움 속에 혼자 남게 되는 것이 우리들 삶의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들 삶에는 우리들의 꿈이 필요하다. 겨울 속에서 봄을 그리듯이 힘든 삶 속에서 희망을 잉태하는 꿈을 꾸어야만 한다. 그 꿈은 부러지지 않는 노가 되어 우리를 희망의 저 언덕에 이르게 할 것이다. 오늘 아침 겨울 햇살 한 줌이 가슴 깊이 들어와 꽃 한 송이를 선명하게 그렸다. 2006년 01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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