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5월 01일 (일요일) 16 : 23 한겨레 |
신유학자, 연꽃을 든 사대부 |
[한겨레] 김수중교수의 철학산책
중국 사람들은 본래 매우 현실적이며, 사유방식에서도 구체적인 것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당나라 때 불교의 유행은 ‘중국 정신’에 종교적, 추상적 훈련을 선사했다. 특히 화엄종과 선불교에 이르러 중국 정신은 최고의 사변(思辨)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변화된 정신이 다시 현실 생활 속에 들어온 것, 이것이 송대의 신유학이다. 도학(道學) 또는 이학(理學)이라고도 불리는 신유학은 따라서 구도적이고 종교적인 성격과 현실적인 정치학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신유학의 개척자인 송 초의 주렴계는 이런 관념을 분명히 갖고 있었다. 주렴계에 따르면 사대부는 먼저 공자의 수제자인 안연과 같이 내적 수양을 쌓아 정신을 고양해야 한다. 그러나 사대부는 또한 외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하며 그래서 통치자로 하여금 요순과 같은 성군이 되게 하고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모두 제구실을 하도록 해야 한다. 만일 사회에서 한 사나이라도 제 몫을 차지하지 못하면 사대부는 “시장에서 매 맞는 것처럼 부끄러이 여겨야 한다”. 요컨대 지식인은 안으로 수양을 통해 성인을 닮아야 하며, 밖으로 사회적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신유학자들은 구도적인 자세에서 불교나 도교에도 깊은 관심과 이해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산중으로 도피하거나 개인주의에 빠지는 것을 비판하고 사회에 대한 부단한 관심과 우환의식(憂患意識)을 갖고 있었으니, 이런 점에서 그들은 유가의 자세를 견지한다. 따라서 송대에 성립한 신유학은 유·불·도 삼교를 종합한 것이라 하겠다. 주렴계는 자기가 추구하는 삶의 자세를 연꽃에 비유하여 읊었다. 고래의 명문만 모아 놓은 〈고문진보〉에 실려 있는 글 ‘애련설(愛蓮說)’에서 주렴계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오로지 연꽃을 사랑한다. 연꽃은 진흙 속에 있지만 더럽지 않으며, 맑은 물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으며, 속은 비었지만 밖으로 곧으며, 덩굴지지 않으면서 가지도 없고,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서 있는 자세는 꼿꼿하고 조용하다. … 연꽃은 꽃 가운데 군자이다.” 경희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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