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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life/나의 旅行, 山行과 오토캠핑

삼봉자연휴양림 휴양기(2005.8.8~8.13)

 

다음 연재(?)될 글은 제가 지난 여름방학동안 3곳(방태산-유명산-삼봉)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했던 이야기 중의 세번째 이야기 입니다. 애써 기억에 남기려고 쓴 글로서, 제 개인의 글이니, 소설 읽으시는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삼봉자연휴양림

 

 <2005. 8.8(월) ~8.13(토)>에서의 휴양기입니다.

 

 

삼봉이란? -안내 설명서 참조합니다.


1992년 개장하였으며 구역면적은 2140만㎡, 1일 최대 수용인원은 1,500명, 최적 인원은 1,000명이다. 북부지방산림관리청에서 관리한다.


오대산국립공원 북서쪽의 해발 1,240m의 가칠봉과 1,155m의 응복산, 1,107m의 사삼봉 등 3개의 봉우리에 둘러싸인 천연림으로 전나무, 주목, 분비나무 등 침엽수와 거제수나무, 박달나무 등 활엽수가 조화를 이룬 울창한 휴양림이다. 깊은 계곡 물에는 1급수에서만 자라는 열목어(천연기념물 74)와 도롱뇽, 반딧불이, 가재가 서식하며, 삼봉의 중심지에는 효능이 입증된 약수터가 있다. 봄의 여러 산나물과 산목련, 개회나무 꽃과, 가을 단풍, 겨울 설경이 절경이다.


 주변에 오대산국립공원, 이승복 기념관, 월정사, 소금강, 상원사, 낙산사, 갈천약수, 미천골자연휴양림 등의 관광지가 있다.

삼봉약수 [三峰藥水] 

 

 ↑ 삼봉약수 / 강원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 숲속에 위치한 삼봉휴양림에 위치한다. 위장병, 신경통 등에 효염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인기가 있다.

 조선시대에는 실론약수(實論藥水), 실룬약수라 불렸으며, 삼봉약수라는 명칭은 주위의 가칠봉, 사삼봉, 응복산의 세 봉우리의 가운데 위치한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제일철, 탄산, 중탄산이온 등 15가지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빈혈과 당뇨·위장병·신경쇠약·피부병·신장병·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주변 산의 풍광이 수려하고 숲이 울창하여 관광코스로 이용되며, 요양지로 적합하여 장기 체류자들을 위한 산장도 구비되어 있다. 약수 관리를 위한 입장료를 받는다.

  

오대산 뒷자락에 있는 삼봉 휴양림은 아름드리 전나무, 분비나무, 주목 등 침엽수와 박달나무등 활엽수가 조화를 이루고 있고 휴양림 한가운데 약수가 있어 약수 여행의 최적지이다.

세구멍에서 솟아나는 탄산약수로 유명한 삼봉약수와 휴양림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험한 비포장 길이었기 때문에 찾기 불편한 곳이었다. 그러나 산림청에서 자연 휴양림을 만들면서 포장길이 뚫려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삼봉약수는 휴양림 입구를 알리는 塔에서 4km 정도 더 들어가야 한다. 국도를 벗어나면서 약수터로 들어가는 십리길은 전나무 소나무 등 잡목이 우거져 마치 신록의 터널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그리고 길가에는 맑은 개울물이 있어 물소리를 벗삼아 산책을 할 수 있다.


휴양림을 가로지르고 있는 이 계곡에는 천연기념물 74호인 열목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물이 차가워 여름에도 5분이상 발을 담그기 어려울 정도이다. 


삼봉이라는 이름은 암반의 1m 사이에 있는 3개의 구멍에서 각기 다른 맛의 약수가 나오는 것에서 연유된 것으로 일명 '실론약수'라고도 한다. 삼봉약수는 불소 함유량이 많아 빈혈이나 풍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약수는 몇모금을 입에 머금고 입안을 행군 후, 씹듯이 마셔야 좋다고 한다. 철분이 많이 들어있는 탄산수라 비위가 약한 사람이 마시기에는 조금 힘이 드나 건강에 도움이 된다.


삼봉약수 가까이에 있는 명개리 계곡은 오대산 국립공원의 홍천방향 매표소에서 시작된다. 오대산을 가로지르고 있는 446호 지방도를 따라 흘러 내리고 있는 이 계곡은 비포장길을 투덜거리며 오르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차를 세우고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선택의 자유로움이 있어 좋다.


오대산의 유려한 산세와 소란스럽지 않은 물소리가 있어 차분한 휴식을 맛볼 수 있는 명개리 계곡은 매표소에서 약 4km 정도 산길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명개리 계곡에 들어가려면 국립공원 입장료가 필요하고 음식점이나 숙박시설이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인적이 드문 계곡에서 즐기는 특별한 피서라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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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출발하고자 어제 하루 동안 짐을 꾸리고 빠진 것 없나 살폈다.

지하실에서 재작년 썻던 QUEST TENT를 꺼내니 텐트 주머니의 끈이 떨어져 있어,

처(향촌)에게 단단한 실과 바늘을 얻어 꿰매었다. 너무 더워 위통을 벗었는데도, 땀이 흥건히 흐른다. 이번에는 필요한 옷과 최소한의 도구만을 챙기려 했다.


지난번은 숯과 번개탄은 가지고 갔는데, 정작 고기와 고기구울 바베큐통은 가지고 가지 않았던 일이 있었지 않았던가? 세상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잊다니....


1층에서 음식점을 하니 신경이 쓰여서 밤 12시경에 차에다 짐을 실었다. 

3층으로 올라와 잠을 청하니 새벽 한시다. 아들은 완도부근으로 청년부 수련회로 낙도 선교를 가는데 어제 일요일 밤 11시에 출발한다고 밤 9시경에 교회로 갔다.

나는 다음날 아침 5시 반에 기상해서 주방 짐을 챙기는데, 가고싶지 않은지 처의 태도가 신통칠 않다.  나중에 보니 식칼과 도마를 빼먹었음


오늘 출발하는 여행은 세 번째 여행으로 실내등을 홈 플러스에서 새로 사고, 차량용 아이스박스도 구입했다. 금요일 저녁에 신청하고 결재했는데 빨라야 월요일쯤이나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화요일 출발하려고 까지 생각했는데 다음날 토요일 오전에 배달되었다.

너무 신기하고 기뻤다. 토요일은 장인어른 생신으로 큰 처남 댁으로 갔다가 밤에 귀가했다.

오는 도중 수지 E-Mart에 들러 식탁과 비치파라솔을 구입하러 들어갔는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차량용 냉장고의 작동상태를 확인해보니 양호하다. 냉동실에서 냉동 후 넣으면 오래 갈 것 같다. (시거 짹에 꽂으면 5℃유지된다고 매뉴얼에 기재됨) 날씨가 덥지 않아서 인지 냉동된 닭은 2일 정도 지나도 괜찮았음.


8월 8일 (월)


일기예보에 한 주간 동안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비가 오기 전에 텐트를 칠 요량으로 아침 일찍 7시 25분 출발하여 오는데 내심 내 신경을 거스르게 한다.


광주 방면으로 향하다가 광주 채 못가서 우측에 있는 이정표를 확인하다가 한 바터면 큰일  날뻔 하였음. 퇴촌으로 가는 표지를 찾는데, 앞차들이 신호대기로 서있는 것을 모르고 달리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ABS 브레이크였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여행이 아니라 황천길로 갈 뻔하였다. 길이 조금 젖은 상태라 미끄럽다.


이곳 길이 낯설어 처에게 지나가는 길에 있는 간판 및 이정표를 수첩에 적어 달라는데, 통 신통치 않다. 퇴촌을 지나 양평으로 가는 길이 익숙지 않아 지난 2번의 여행 때에도 애를 먹었음.


퇴촌의 탑선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속을 달램. 속에 쌓여있던 답답함을 소리를 질러 해소하려했다. 그리고 참지 못하는 내 성질대로 “나 좀 편하게 해줘~ 좀”하고.....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아래층 가게 주인과의 문제가 있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이 하고 싶어하는 여행인데도 이번에는 신경을 못 썼다고 미안해한다.


지난 8월 1일부터 3박 4일로 유명산 자연 휴양림으로 갈 때는 <팔당대교>를 타고 터널 6개를 지나 6번 도로를 탔는데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퇴촌으로 해서 양평으로 들어오는 양근대교를 타는데 신경을 썼다. 이 길이 제일 좋을 듯하다.

다행히 처가 지나는 간판을 잘 적어주어 밤에 가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집으로부터 광주행 43번 국도를 타고 25Km 지점에서 우회전하면 45번 도로로 진입할 수 있다. 신호등을 몇 번 거치면 중부고속도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오는데, 첫 번째 입구를 지나 번천 4거리에서 중부고속도로 쪽으로 들어가지 말고 두 번째 우회전해서 퇴촌으로 가야한다. 그리고 37.2Km 지점의 도마삼거리에서 우측방면으로 가면 퇴촌이다. 양평을 지나 6번, 44번 홍천에서 56번 도로로 가다가 <서석>지나 창촌 에서 양양 방향으로 가다가 좌회전해 가면 삼봉자연 휴양림 간판이 나온다.

남이섬(가평) 가는 길은 도마삼거리에서 팔당으로 가면 48Km지점에 팔당대교입구가 나오고 팔당대교 건너면 제1터널(51Km)을 지나 제6터널인 봉암터널을 지나 대교를 건녀면 54.4Km 지점에서 우측으로 빠져 조안리를 지나 대성리- 청평-가평 방면으로 가는 경춘가도를 탈 수 있다.



삼봉 휴양림에 처음 도착하였을 때가 12시 반은 되었을 것이다. 매표소에서 Autocamping 하겠다고 말하니 입장료 2인 2천원에 자릿세 8천원 해서 만원을 지불하고, 텐트가 크니 대형데크를 달라고 주문하니 1번 데크를 준다. 알려주는 약도대로 다리 건너기전에 우측으로 가니 우측에 통나무집들과 취사장과 화장실이 보이고 왼쪽으로 계곡을 향해 데크가 준비되어있다. 우리에게 지정된 1번 데크는 물안개가 피고, 왼쪽으로는 폭포(?)가 보이는 곳으로 제일 위쪽에 자리해 있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오솔길도 있고 시끄럽지 않은 조용한 위치였다. 아주 마음에 드는 곳이다.


  여행 출발할 때 목적지는 <미천골 자연 휴양림>이었는데 여행 일정도 긴 편에다 혹시 데크(자리)가 없을까 염려하며 한 이틀 이곳 삼봉에서 머물다 수요일쯤 이동하여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곳에 들른 것인데, 때마침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 텐트가 좀 큰 편으로 둘이서 치기는 힘이 좀 드는 편이고, 아직 한 번도 둘이서 쳐본 일이 없어 걱정은 조금 되기도 했다. 조립을 하려고 서까래와 기둥을 꺼내보니, 전에 표시해두었던 표시가 있어 어렵지 않게 조립할 수 있었다. 이 텐트는 받치는 기둥이 2단으로 되어 다른 텐트보다 높아 플라이를 치기가 쉽지 않았으나 그동안의 경험으로 별 어려움이 없었다. 설치 완료 후 들어가 보니 이런 정도면 야영할 만 하다고 처가 만족해한다. 정말 넓고 아늑하다. 그래서 내가 즉석에서 왕비가 계신 <아방궁>으로 명명하였다.


 지난 두 번의 여행에는 자동텐트를 사용하였는데, 이번에는 휴양림으로 제일 이름난 미천골휴양림으로 가기로 계획하여 오랫동안 있을 요량으로 커다란 텐트(QUEST)를 실었다.

좁은 것이 불편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2년 만에 다시 쳐 보는 텐트인데 그래도 비교적 빨리 잘 쳤다. 아들도 없는데 말이다. - 자동차를 데크 바로 곁까지 대니 따로 짐을 나를 필요가 없어 매우 편리하다.


텐트를 치면서 이번에도 똑 같은 실수를 하였다. 천막을 씌우는데 주방과 거실(아방궁)이 바뀌었다.(텐트 설치 시 안방먼저 달고 천막을 씌우라는데, 우리 텐트는 내가 설치하기에 다른 텐트보다 너무 높아  천막을 씌우기 어려워 먼저 천막을 덮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

 

다시 바꾸어 씌우는데도 데크가 넓어 편리했고, 아내가 잘 도와주었다.


그래도 골조(서까래)조립할 때 전에 표시를 해두어 쉽게 조립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천막과 거실에도 방향표시를 해두어야지 ....즉 주방 쪽에 푸른 테이프와 볼펜으로…….

텐트를 설치하니 너무 좋다. 넓고 쾌적하다 칠팔 명은 너끈히 쓸 수 있다는데 둘 만이 있으니 아방궁이 아니겠는가?


양쪽 플라이를 걷어 놓으니 앞으로는 쏴아~하고 힘차게 쏟아지는 물줄기와  돌에 부딪치는 소리와 물거품이 장관을 이룬다.


지난 방태산 계곡의 정경과도 흡사한 느낌이다. 단지 가까이에서가 아닌 조금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정감 때문일까…….나뭇잎(쪽동백)사이로 보이는 계곡의 맑은 모습은 그 옛날 송광사에 갔을 때 정자에 노승이 앉아 물가를 내려다보는 그런 풍경같다는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모처럼 “넓고 쾌적하니…….” 내처 향촌이 좋아한다.

게다가 비가올까하여 유명산에서 얻은 비닐을 덮었다. 비닐은 넓고 커서 텐트를 덮고도 남는다. 주방입구를 덮으니 비가와도 안전하다.

 

-지난 번 유명산에서 비가 오기에 은박 돗자리와 천막으로 텐트를 가리느라 애쓰는데 뒷집 아줌마가 와서 “우리 철수 하니 비닐을 가져다가 치세요” 라고 일부러 비가 오는데 와서 알려 주신다. 고맙기 그지없다. 그런데 비닐을 맨 끈(천과 고무줄로 된)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끈을 풀려는데 안 풀린다.  아줌마에게 끈도 주실꺼냐고 물으니 그냥 쓰라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차 시동을 걸고 출발……. “애기 엄마 (아주머니)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큰소리로 소리쳤다.

 

―조그만 텐트에 나이든 부부가 변변치 않은 취사도구(양은냄비 대(大)1개, 小1개, 압력솥, 프라이팬 각각 1개씩이었음)를 가지고와서 머무는 모습이 애처러워 보였기 때문이 아니었을 까....---

비닐을 걷어다 텐트위에 덮었다.l 비가 너무와 대충 2-3군데만 매고 나머지는 나중에 매려고 그냥 두었다. 비가 멎어 나와 보니 뒷집의 텐트에서 끈 한 줄을 끊어가 버린 것이다.

얼마나 괘씸하던지…….


그래서 이번 여행은 길게 하려고 아방궁을 짖기로 물론 코펠도 넣고 고기도 닭도, 바비큐통도, 숯, 번개탄 불붙이는 토치램프 등 장비 일체를 준비했다.


방태산으로 갔던 첫 번째 여행은 대단히 큰 실수를 범했다. 두 가지 실수로 하나는 바비큐 통을 가져가지 않았다는 것 둘째, 목적지로 가다가 고기를 산다고 했다가 휴양림 안내판만보고 우회전했더니 고기 파는 곳이 없었음. 미리 준비해야 됨.



텐트를 정비하고 짐들을 정리하고 나서 삼봉약수터로 향했다. 걷는 길이 넓고 깨끗한데다가 숲과 계곡의 경치도 그만이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약수터를 찾는데 거기에 매점도 있는 커다란 건물이 보인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간판이 없고 방 이름만 보인다. 어떤 사람에게 물으니 <산림 문화휴양관>이라고 한다.

옛날에 산장으로 쓰던 것을 개조해서 휴양림관리소에서 휴양관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약수를 찾는 분들에게 파전 등 술과 안주를 제공하면서 간단한 물건도 구입할 수 있는 작은매점도 있다.


 

숲해설 이야기


약수를 한바가지 씩 먹고나니  그때가 오후 2시인데 주위를 둘러보고나서 명찰을 달고 팸플릿을 보고 서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였다. 명찰에는 숲해설 전문가 ***라는 표찰을 달고 있다. 마침 그 시간에 숲 해설을 한다고 해서 마침 잘됐다 싶어 동참. 우리 부부와 젊은 부부가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번 방태산에서 들었던 해설도 유익했는데 이분도 설명을 잘 하신다. 骨利水(고로쇠)  중 도토리나무에 관한 설명이다. “도토리는 2년에 한번 열리는 것이 아니라 매년 여는 것이라고 한다. 도토리가 100개 열면 90개는 다른 동물에게 주고, 자기 종족을 위해서는 열개정도만 사용한다고 한다. 이게 자연의 원리이다”라고 설명한다.

도토리를 먹는 다람쥐 등의 수가 너무 많으면 열매를 열지 않아서 그 숫자를 줄여 생태계를 조절한다고 한다. 말없이 그냥 서있는 나무가 아니라 항상 생명력이 있는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요즈음은 산에서 도토리를 너무 주어가 작은 동물들이 없어져간다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무료봉사하는 숲 해설가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__ 개쉬땅나무, 개망초, 조릿대(山竹) 당단풍 쪽동백, 전나무, 참나무, 물양지풀 관엽 관중 노루오줌, 애기똥풀, 싸리 거제수나무.

한적하고 여유로운 숲길을 따라 아내와 함께 마음 편히 걸어본다. 실로 새로운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자연이다. 맑은 물소리, 고운 새소리와 길옆에 조용히 서있는 참싸리 나무와 우뚝한 기상을 보여주는 전나무들이 이곳의 정취를 더해준다.

천천히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본다.

야영장에 도착하니 우리보다 하루 먼저 온 2호 데크에서 야영중인 분들이 외출하려한다. 그들에게 등심(돼지고기)을 사다 달라고 부탁하니 흔쾌히 응해준다. 덕분에 숯 잔치와 함께  맛있는 저녁이 되었다. 저녁을 마치고 2호 데크 내외와 맥주와 소주잔을 건네면서 친교를 다졌다. 정말 좋은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아내와 둘이서 여행하면서 느낀 것인데, 정말 번잡하지 않아서 좋고, 식사준비도 간단하다. 아내 왈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살고 있다. 자연과 가까운 사람들은 그다지 욕심이 없을 것 같다”고....

캠핑하는 문화도 많이 변했다. 취사장과 화장실도 매우 깨끗하고 관리도 잘 되고 있었으며, 사용하는 분들도 수준이 매우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나는 아내에게 말한다. “내가 힘이 없어 야영하기 어려울 때에나, 통나무집이나 펜션형 민박을 할 것이다”라고........ 자연과 아주 가까이에서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음을 크나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내 텐트 뒤쪽에 예쁘게 생긴 통나무집이 있다. 나무향이 그윽해 좋기는 한데 답답하다. 그 속에서는 잠만 잘 수 있도록 되어있으며, 또 다른 숲속의 집들이 6坪 ~ 14坪까지 있다. 여러 가족이 모여 하루 이틀 쉬는 정도로는 좋을 것 같다.

 

 

나는 自然이 좋다. 아내가 묻는다. “당신! 그렇게도 좋우....?”


<깊은 산곡의 밤인데도 아직은 춥지 않다.>


아내는 동요 부르기를 좋아한다. 아직도 맑은 심성을 가지고 있나보다. 그런데 왜 나는 가사가 생각나지 않는지....!!


8월 9일(화) 야영 2일째


 

 

간밤에 비가 오락가락 하는 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 이곳의 이튿날 아침이다. 텐트 밖으로 내다보니 비가 오락가락 한다. 아침은 어제 저녁 남은 밥에다 컵라면으로 대신하였다. 모처럼 컵라면 먹으니 그래도 맛있다.


아침을 먹고 가칠봉을 목표로 등산을…….

삼봉약수가 있는 삼봉휴양관을 향해 오르는 길은 넓고 평평하며 비가 온 관계로 촉촉이 젖어 잇다. 길 우측 계곡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요란한 물소리를 내며 흘러가고…….

길가에는 이곳에 특히 많이 보이는 전나무가 ……. 삼봉휴양관에 도달하니 안내팻말에 삼봉약수와 신약수가 두 곳이 있다. 삼봉약수는 뽀르륵 뽀르륵 하고 탄산방울이 .... 3개의 항아리 속에 물이 가득 고여 있다. 약수는 제일철(철 2+이온)탄산이 주란다.



휴양관 앞쪽에 목란(木蘭)이 서있다. 숲 해설가의 말에 의하면 북한의 나라꽃이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함박꽃나무라고 부르는데 난 인데 풀이 아니라 나무라고 한다…….


그 왼쪽으로 50여 미터쯤 되는 곳에 [신약수]가 있는데, 물맛이 정선의 화엄약수  인제의 방동약수처럼 철분이 과다해 물빛이 붉다. 철분이 많아 떨떠름하다. 계곡을 따라 <삼봉약수> 우측(右側)으로 오르면 숲 체험 학습장이 나오는 데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다.

조금 더 오르면서 산새소리를 들으며,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아기자기한 골짜기를 따라 오른다. 파란 물이끼와 죽은 나무들이 장승처럼 서있다. 물가에 많이 산다고 하는 ‘산 봉선화’가 특히 많은 곳이다. 이 꽃은 뱀들이 싫어한다고 해서 옛날 울 조상님들이 장독주위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등산로에는 사람들이 없고 처와 나 둘 뿐이다. 등산로 좌측에는 전나무 시험재배지가 두 군데가 있었다. 전나무가 씨를 떨어뜨리고 자연적으로 자라는 것을 보려는 실험이다. 이렇게 좋은 숲을 가꾸고 유지하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는 분들이 계심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곳 삼봉에는 서울대학교 생태교실에서 서식하는 연구도 수행되었고 LG상록회 후원으로 새집을 달아 주었다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계곡을 따라 오르니 물안개가 피어 지리산 청학동 갔을 때의 느낌이었다. 마치 선인(仙人)이라도 된 것 같은 착각 속에 발길을 옮긴다. 산장으로부터 1.7Km 구간이 계곡이다.

가을에 단풍 구경 왔으면 좋겠다고 처가 말한다. 이곳에는 당 단풍(손가락이 9개)이 많아 가을철에는 곱게 단풍이 들 것이다.


계곡에서 가칠봉으로 오르는 길은 비가 오면 물이 흐르는 골짜기다. 산행(山行) 중에 비가 많이 내리면 물길(水路)이 되는 가파른 길이 200여 미터 쯤 되는데 이곳에도 <물봉선화>가 군락을 이룬다.


조금 더 오르니 완만한 경사에 <쪽 동백>이 기다린다. 이 나무는 둥그런 잎이 크게 하나 있고 바로 뒤에 작은 잎 두 개가 달린 형태를 갖는데, 쪽하고 입맞춤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 나무에서 동백기름을 얻는다고도 한다.


 하늘을 보니 심상치 않다. 그래도 빗방울은 없으니 더 오르기로 한다. 아래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곳은 물안개로 가득히 쌓여있고 커다란 구름들이 비라도 쏟아 부을 듯한 기세다. 조금  더 오르니 가칠봉 1Km라는 팻말이 보인다.  향촌은 이미 힘이 드는지 뒤에서 쳐져서 온다. 애써 따라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기에 재촉은 하지 않는다. 하늘에서 벌써 빗방울이 후드득 후드득한다.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이 무리일 것 같아 하산하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이 계곡이라 물이 불면 길을 잃을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조금 더 내려오는데 다행히 빗방울이 그친다.


산으로 올라오는 등산객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등산로 계곡 끝지점에서 가지고 간 점심을 먹는다. 아주 소찬이다. 밥 한 공기에 된장찌개, 날 양파, 김치와 김 그리고 일급수인 맑은 계곡 물이 전부로 꿀맛이다. 계곡이 습해 땀은 나지 않아 삼봉약수를 떠간 물은 아직 그대로다.


계곡을 내려오는데 징검다리가 군데군데 물에 잠겼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 내처 향촌은 걱정이 되는 가 보다 이리 저리 살피는데 산악회가 달아 놓았던 낡은 리본이 보인다.

아마도 산에 있을 때 아래쪽은 비가 한바탕 지나간 모양이다. 리본을 따라 물길을 가로 지르면서 다시 길을 찾는다. 조금만 더 물이 불으면 길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


나는 원래 호기심이 많다.


여행을 가는 차속에서 잠을 청하기보다는 창밖에 펼쳐지는 풍경을 보기를 더 좋아한다.

지난 95년 미국 연수 때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할 때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피곤해서 눈을 감고 쉬고 있었는데, 나도 졸립긴 했지만, 버스 앞쪽에 않아 펼쳐지는 풍경을 열심히 감상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남보다 더 많은 것을 본 것 같고 느낌을 더 가질 수 있었나보다. 이런 호기심 때문에 나는 그 유명한 Stanford University를 잠깐이나마 구경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귀국 후 연수 보고서 후기(後記)에 < To See is to Know > 라고 썼던 기억이 난다.


다시 삼봉약수가 있는 산림문화 휴양관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약수 한 병을 뜨고 나니 3시 10분이다. 이곳 휴양림에서는 제1야영장과 휴양림 관리소와 산장부근에서만 핸드폰이 터진다. 우리가 있는 오토캠핑장에서는 라디오도 전화도 안 된다. 전기도 없으니 충전할 수가 없다. 핸드폰으로 간신히 시간만 알 수 있기에 핸드폰도 꺼놓은 상태다.

산장에서 우리가 있는 오토캠핑장까지는 2Km 정도로 텐트에 도착하니 4시경인데 날씨가 좋지 않은 관계로 다른 텐트는 다 떠나버리고 우리만 남았다.


우리가 있는 캠핑장에는 7개의 데크가 있고, 계곡건너에는 13개의 데크가 있는데, 모두가 철수해 버린 상태다.


소나기가 한바탕 지나간다.


조금 쉬고나서 저녁을 준비하자.


 어제 밤에 일회용 커피 두 개를 얻어간 분이 오늘 텐트에 들어왔는데, 사람이 좋아 보인다. 산에서 내려 올 때 텐트 치고 이미 소주 두병이 비어있는 상태다.


 “한잔하시지요!” 하는데 내가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어제 이곳으로 왔는데, 데크가 없어 작은 통나무집을 빌렸는데, 커피가 없어 얻으러 왔던 분이다.


 커피 얻어가면서 오늘 한잔 하자고 어제 말했는데 내가 술자리를 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 좋은 사람 같았는데…….


계곡물에 담가놓은 김치, 닭, 소고기, 과일이 그대로다.


처가 이르는 대로 담가두었던 식품을 건져왔다.


오늘 저녁은 메뉴가 풍성하다.


쇠고기도 구워 먹고, 황귀, 대추, 마늘을 넣고 .닭은 미리 삶아 놓으니, 남부럽지 않다.


이곳은 한 낮에도 물안개가 필 정도로 습한 곳이다.


빨래가 마르지 않는다.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근다.


하늘이 한층 내려앉아 가까이 보인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우리 둘만의 <나무꾼과 선녀(仙女)>가 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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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0(수)  야영 3일 째


모기야! 물어도 좋으니, 가렵지만 않게 해다오

너는 왜 내피를 빨고도 가렵게 하니?


“산새들이 노래한다. 수풀 속에서 랄라……”.


아침부터 콧물이 쏟아진다. 감기가 걸리려나 보다 긴팔 옷에 조끼, 긴 점퍼를 꺼내어 입었다.


아내는 성경을 읽으며 이야기를 해 준다.


民數記. 모세의 출애굽기...

성경지식이 없으면 신앙이 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 모양이다.


비가 또 오락가락한다. 할 수 없이 철수해야 될 것 같다.


아침 준비를 한다. 압력솥에서는 10분정도면 밥이 다 된다. 어제 삶아 놓은 닭이 아침메뉴이다. 이제 가진 부식이 거의 바닥이 날 형편이다.


“핍박하는자가 사울이고 다메섹에서 바울을 핍박하고, 야곱을 이스라엘로...”


이곳의 생활은 빗소리는 물론 물소리에 잠을 설치게 된다.


어제보다 계곡의 물소리가 점점 거세어간다.


이곳에서의 몇일 동안의 생활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깨끗함에 점점 매혹되어진다.


비가 온 후의 숲은 청량한 느낌이다.


오늘 산줄기를 따라 피어오르는 물 안개가 연기처럼 오른다. 정말 장관이다.


마치 道人들이 사는 동네에서 仙人이 사는 마을까지 이어주는 길처럼.....


계곡의 물이 울컥 뚤뚤 싸~아 하고 소리를 낸다. 텐트 안은 책읽기에는 어둡지만 글 쓰는 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이다.


오늘 아침은 습기도 제거할 겸 방안의 온도도 높일 겸해서 텐트 안에서 취사하고 있다. 벌써 따뜻한 것이 좋구나!


모처럼  텐트 속에서 비오는 정경과 풍경을 보며 그간의 여행기를 쓰노라.



지금 이 순간 법정스님의 山寺이야기가 생각난다.



법정 스님이 말하는 山寺의 고즈넉한 풍경과 물소리 새소리와 자신이 거처하는 작은 오두막집까지도 보이는 것같다.


“수행하는 자는 많는 것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것으로 살아야 한다”고 ..... 속세의 우리들도 마찬가지이리라.


나도 세상 것에 집착하고 남에게 손해보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에 무척 괴로워하지 않았는가? 


그러면서도 초연할 수 없는 나는 누구인가?



아내는 말한다.


모세가 출애굽하면서 “왜 나에게 이리 무거운 짐을지게 하시나이까? 하고 절규할 때, 그 때 마다 응답해주신다는 것을 모세는 믿었지 않았는가?” 그러니 나에게 앞일을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도 지금도 속세로 돌아가면 나는 온통 9월 발령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 그래서 나는 속물임에 틀림없지 않은가?

오늘도 비가 또 내리는데 .아내가 가지로 반찬을  만들고 있다.


  내일이면 .미국의 유씨 버클리 대학에서 써머스쿨을 하고 있는 우리 딸의 일정이 끝난다고 하는데 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전화로 아들 진우가 봉사활동하고 있는 전라남도 완도부근의 노화도는 날씨가 맑다고하니 다소 안심이 된다.


텐트 안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오래간만에 커피도 마셔보고, 설거지도 해 놓고, 대충 실내를 정리하고 난 지금은 오전11시 13분이다.


조금 전 취사장에서 설거지 할 때 3번 데크에 어제 들어온 분께 몇 가지 물었더니, 자기는 “어제 미천골 자연휴양림에 갔다가 자리가 없다고 해서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비가 오는데도 자리가 다 찬 모양이다. 역시 명성대로 이곳은 좋은 곳인가 보다.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이룬다.


철수하려면 텐트를 걷어야 하는데, 텐트를 걷는 일도 젖어서 문제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데 아내가 비가 계속 올 것 같으니 오늘은 여기서 쉬고 내일 가자고 한다.


우리 텐트가 있는 이곳에도 물안개가 꽉 차오른다.


습도가 포화상태에 이른다.


휴가철이라 비가 오는데도 이곳휴양림으로 사람들이 찾아온다.


우리 윗집 통나무집도 벌써 다 퇴실하고 또다시 들어온다.


관리원의 숙소(부엉이 통나무집)가  우리 텐트 주변에 있다니 안심이 된다. 친절하고 착하고 성실해 보인다.


이번 여행은 비가 오는 관계로 나다니지 못하고 텐트속에 들어 앉아 있어야 할 판이다.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한다.


제1야영장 부근부터 핸드폰이 연결되기 때문에, 저녁을 지어먹고 관리소가 있는 곳으로 산책을 나갔다. 궁금도하고 하루 종일 텐트속에만 있으니 좀이 쑤신다.


처는 장모님께 전화하고, 아들에게 전화를 하고, 나는 권의식 교감, 친구 윤**, 황**선생에게 전화를 했는데, 연무중 보건교사였던 진** 선생님 모친사망이 있었단다. “내가 통화권이탈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황**님의 말이다. 또 윤** 친구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9월에 교감 발령이 적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 비가 오는데도 매미가 내 텐트 플라이위에서 울어대며, 갈 곳 몰라 하는구나!

저녁 산책을 마치고 차에 올라 라디오를 켰더니 원주MBC 방송이 잡힌다. 저녁 8시에 시작되는 최양락이 진행하는 프로인데 너무 재미있다.


차에서는 방송이 잡히는데, 일반 라디오는 잡히지 않는다. 핸드폰도 통화가 안 되지 라디오도 안 나오지 무슨 이런 오지가 있나…….


하여튼 문명과 완전히는 아니지만 소외된 지역에 우리 부부가 있다는 사실이 복잡함에서 벗어나 좋기는 한데, 왠지 두렵기 조차하다. 일기예보에 내일도 비가 온단다. 


 

 

8월 11(목) 야영 4일 째



텐트 지붕을 두두리는 빗소리는 실로 대단하다

마치 앞 개울에 물이 흐르는 소리같고, 양동이로 물을 쏟아 붓는 소리같기도 하다.


지난밤에는 바람이 불어 텐트를 덮었던 비닐이 날아다니는 소리에 잠을 깨었고, 비닐 한 장의 위력(방수)을 느끼게 해주는 아침이다.


매번 여행 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동네 가게에서는 일요일 장사하지 않으니 불편하기 이를 때 없다.


비닐을 사려고 해도 그렇고 고기를 사려고해도 매번 문을 열지 않았다.

열어도 늦게 여는데 게다가 아침 일찍이니 문을 열리 없지 않은가?


이번여행에서도 출발하기 전에 정육점에 쇠고기 사러갔다가 허탕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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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오려나 보다.


앞 계곡에 물이 많이 분 것을 보니 지난밤 많이 내리긴 내렸나 보다.


어제 혼자 남게 되어 내일은 이동해야겠다고 생각하였는데, 오늘도 날씨가 이러니 꼼짝 못할 것 같다.



옆집 2호의 텐트도 아침 먹고 비가 오기 전에 떠나려고 텐트를 접는다. 하루 더 있으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노는 것도 재미있어하지 않아 개학하기 전에 일정을 잡아 한 번 더 오겠다고 하면서 주섬주섬 텐트를 걷은 것을 보니 내 마음도 편하지 않다 .


서운하였지만 아쉬운 작별이다.


우리도 아침 먹고 삼봉약수터로 가다가 돌아오는 옆집에 있었던 그들을 만났는데 반갑다. 그들은 인천사람들이었다.


산책을 하면서 우리부부는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대화가 있었기는 하지만 그래도 할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는지……. 미국에 가있는 우리 딸 이야기, 낙도 선교하러간 아들 이야기……. 앞으로의 아이들 진로에 관한 이야기 등 살아가는데 신경 써야 할 일이 왜 그리 많은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을 슬기롭게 처리해 나간 아내가 고마웠다. 나는 오직 학생들 가르치고, 교감되는 일에만 매달렸으니…….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서 감정이 마르기전에 몇 자 적는다.


아까보다 점점 어두워진다.


첫 번째 여행 때부터 처가 상을 가지고 가자는 것을 무겁다고 생각해 안 실었었는데, 후회가 많았다. 처의 말을 들을 것을하고 후회도 해보았다. 그래서 지난 두 번째 여행에서부터는 작은 상을 가지고 다닌다.


지금 상을 펴고 글을 쓰니 매우 편하다.


우리가 도착한 월요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다가는 그치고 그러기를 반복 했는데, 어제 밤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이곳은 라디오도 소리가 잡히지 않으니 날씨도 뉴스도 듣지 못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길이 없다. 다만 어제 도착한 2번 데크의 사람이 “서울에서 오다가 몇 번이나 많은 소낙비를 맞았다”고 해서 비가 왔구나 하고 짐작할 뿐이다. 오히려 이곳이 비가 덜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은 아는가! 텐트에 떨어지는 이 빗소리를........」



오토캠핑장 A지구 우리쪽에 야영하는 팀이 우리밖에 없으니 내처가 걱정이 되나보다.  우리 텐트 바로 뒤쪽으로는 잠만 잘 수 있는 서너평 정도의 오두막(통나무) 5개와 취사장과 화장실이 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데, 우리만 있으니, 난들 외롭지 않겠는가!  그래서 통나무집을 살펴보았다. - 위급상황에 사용할 수 있을까 해서 말이다.



오후 4시가 지나서 다행히 2번 데크에 한 가족이 들어왔다. 반갑기 그지없다. 딸아이(8살) 1명과 부부다.


또 비가 오려고 한다.


관리원이 요금을 받으러 왔다.


혼자라 외로웠는데 잘 보내 주었다고 감사의 말을 했더니, “그러지 않아도 혼자 계셔서 이쪽으로 보냈다”고한다. 작은 배려가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관리원이 “비가 올 것 같으니 빨리 텐트를 치세요”라고 말한다.


그 말이 끝나고 5분도 되기 전에 비가 온다.


나도 텐트 치는 것 도와주러 갔는데 정말 잠깐 동안에 텐트가 선다. 쉽게 펴고 접을 수 있는 자동텐트였다 그래! 저거다 하고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이제는 플라이만 씌우면 되는데, 벌써 비는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우리도 금년 여행을 위해 자동 텐트를 인터넷에서 구매하여 <방태산 자연 휴양림>에서 5박 6일 <유명산 자연 휴양림> 에서 3박 4일간에서 이미 2번이나 사용했었다.


이번에는 8월 8일부터 시작한 세 번째 여행이다. 금년 여행의 주안점은 구경하러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편히 쉬는 것> 즉 휴양을 목적으로 한 여행이다. 그래서 그런지 왜 이리 비는 자주 오는지!


2번 테크(텐트)에 한집이 오니 위안이 된다. 비가 후드득 내린다. 저녁 준비를 하는데 위에 있는 통나무집 2개에 사람들이 들어 왔다. 반갑기 그지없다. 왜 그럴까 여럿이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혼자 남으니 걱정도 된다.


통나무집은 잠만 잘 수 있는 곳으로 취사장과 화장실 모두 공동으로 사용해야한다. 숙박료는 3만원이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며 고기를 구워본다.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고기파티다. 술 한잔에 넋을 놓고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불빛이 분위기를 돋운다. 배가 부르고 적당한 감흥마저 이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것 같다. 아마도 이런 것이 캠핑의 맛이 아닐까?



비가 좀 멎었다.


저녁 먹고 답답한 마음에 휴양림 입구 쪽으로 산책을 나갔다.


우리가 있는 곳으로부터 약 1KM정도 떨어진 곳에 매표소가 있다.


내려가는 길 우측에는 개인이 지은 펜션형 민박집이 있었다. 어떻게 휴양림 내 인데도 개인소유가 되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든다.


좀 더 내려가니 매표소가 나오고 좀 더 내려가니 통나무 산장이 있다. 송어회도 팔고, 바비큐도 하는 집이다.


참고로 휴양림 들어가는 길에 매표소 못 미쳐 삼봉통나무 산장(대표 신 교봉)이 있다.

- 강원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 HP 011-9925-2829, 033-435-2829

www.dagaja.co.kr/sambong― 여름 컨테이너 박스 1개 5.5평짜리가 7만원이란다. 대신 겨울에는 매우 싸게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은 캄캄하다. 모처럼 어두운 길이다. 아들 진우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처음으로 정선의 가리왕산 휴양림에서 야영을 했을 때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아들과 함께 걸었던 일이 있었다.

오늘도 바로 그런 느낌이다.

아마도 혼자였으면 무서울 정도이나, 아내와 함께 있으니 위로가 된다.

사람이 혼자 있다는 것과 둘이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가를 이야기하며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반딧불 2마리를 보았다.

아내 향촌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다고……. 나도 어렸을 때 아마도 초등학교 때 보고 처음이라 생각된다.


나도 그 이후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본 것이다.


 螢雪之功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우리는 손을 잡고 걸었다.

내가 사는 수원 광교산 입구에 <반딧불이 화장실>이 있다. 아마도 그런 청정지역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름을 지었으리라. 반딧불이…….


이곳은 다람쥐, 잿빛 털에 갈색목도리를 한 새, 그리고 개구리가 보인다. 이렇게 숲이 욱어졌는데도, 새들은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는구나…….



텐트안의 온도는 내려가고 습도도 많다. 침구와 물건들이 눅눅하다.

차에서 긴팔의 마른 옷으로 바꾸어 입고 잠을 잔다. 아내는 덥다고 하는데…….

굵은 빗줄기가 텐트지붕을 마구 두드린다.  장맛비처럼 쏟아 붓는구나 그래도 비가 새지 않으니 감사할 일이다.



** 물소리가 시끄러운 것인지 비가 오는 소리인지 분간이 안 된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곳 삼봉휴양 휴양림은 시설이 비교적 잘 되어 있고 관리도 잘 하고 있다.

밤에는 두세 번 순찰을 돈다고 하다.

취사장벽에 텐트 털이범 주의 하라는 커다란 안내문이 붙어있다.

특히 야영하는 사람들이 텐트를 칼로 찢고 귀중품(카메라, MP3)을 털어간다는 말을 관리원으로부터 들었다. 나는 그래도 내가 먼저 왔다고 조금은 주위환경에 익숙하여, 어두운 곳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통나무집에 든 그들에게 가로등을 켜 주었다. 대단히 좋아하는데,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못한다. 조금 서운한 감정이 있었지만, 감사표시에 익숙치 못한 사람들인가 보다하고 말자.  좋은 일 한번 하였다고 위로해 본다.

내가 있는 제1데크와 제2데크에도 가로등이 있는데 수은등이다.

빛이 밝아 우리 텐트 실내에서도 생활하기 좋을 정도여서 따로 전등을 켤 필요가 없을 정도다.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 바로 옆에 식탁을 준비해주어 매우 편리하다. 또 자동차를 바로 앞까지 들어와 주차할 수 있기에 매우 좋다.


텐트 앞에 있는 나무의 그림자가 정감을 더해준다.


금년 들어 야영을 하면서 느끼는 또 하나의 멋을 알았다.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 나뭇잎에서 텐트지붕으로 떨어지는 빗소리, 그리고 비가 직접 텐트 지붕위를 때리는 소리! 물이 떨어지는 소리, 물이 구르는 소리, 서로 부딪치는 아우성......  


정말! 잊고 지냈던 소리다.


윤동주의 “별을 해는 밤”이 불현듯 .생각난다.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옥(玉) 이런


이국(異國)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

8월 12(금) 야영 5일째


밤새 내린 빗소리에 잠을 설쳤다. 새벽녘이 되니 장대비가 또 다시 내린다. 우두둑 툭툭 우두둑 툭……. 마치 장마철 같구나!


지금은 오전 7시 비는 그쳤다. 물이 많이 불었다. 계곡에 담가둔 김치통과 소시지가 계속 내린 비로 떠내려가 벼렸다. 처음에는 조금 더 깊이 담그느라고 앞쪽으로 내어 놓고 떠내려 갈까봐 커다란 돌로 막아 놓았는데도 연일 나리는 비에 물이 많이 불었다. 처음에 놓아두었던 위치에서 약 1미터 가까이 뒤쪽으로 물이 찾으니…….떠내려갔을 밖에…….


처에게 떠내려갔다고 이야기하니 “진작 가져다 놓을걸…….” 하고 아쉬워한다. 이렇게 비가 계속오니 여행을 중지해야 할까보다. 어제는 내일은 갤 것 같아 <미천골 휴양림>으로 이동하려했는데…….잠시 생각해 볼이다.

텐트 속에만 있으니 답답하다. 비가 오락가락하는지라 모처럼 차를 몰고 휴양림 밖으로 나왔다. 삼봉들어오기 전 휴게소와 주유소가 있는데, 거기에 물건을 살 수 있는 마트가 있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들르기 로하고 삼봉을 찾아왔던 반대 길로 차를 몰았다. 거기에는 큰 계곡을 끼고 펜션들이 들어서 있었다. 그 곳을 돌아 나오니 커다란 다리가 나오기에 들어가 보니 간판도 없는 꽤 큰 길이 있어 차를 세우고 우산만 들고 걸었다. 10여분 걸으니 새로 짓는 펜션이 보이기에 물었더니 아직은 개업은 하지 않았지만, 방은 빌려주고 있단다. 커다란 방과 거실이 딸린 곳은 20여만원 정도이고, 작은 방은 10만원이란다. 앞으로 펼쳐진 계곡은 좋은 경치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좋은 곳에 자꾸 집이 들어서면, 이곳도 얼마 되지 않아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민박집 너머에는 은행나무가 빽빽이 들어섰는데, 산책해도 된다는 말에 거닐어 보았다. 바닥에는 이끼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은 오래 전부터 관리해온 수목원이다. 은행나무 아래에는 약초처럼 보이는 식물들이 있었고, 도라지도 있고, 이름 모를 채소들과 관리하는 집(입구만 포장되어있다)이 있었는데, 관리소 한켠으로는 주인이 올 때만 쓸 것 같은 황토집처럼 보이는 작은 집이 눈길을 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꽃을 가꾸는 화단도 있고 고기를 구어 먹을 수 있는 화덕도 있고... 조그만 연못도 보이고……. 나의 정서에 맞는 그런 풍경이다. 이곳은 부지도 넓고 원래 서식하고 있는 소나무가 울타리를 이루고 있었다. 아내는 이곳이 마음에 드나보다. 내 생각에는 땅값이 아주 비쌀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나보고 언제 땅 사 줄 거냐고 묻는다. 속으로……. 속으로 한마디한다. 내 주제에……. 내 처 향촌은 이곳이 마음에 드는가 보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삼겹살을 사서 맑고 깨끗한 이슬과 함께 브라보오!  즐거운 저녁을 ……




2005년 8월13(토) 야영 6일 째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나는 일주일 더 묵으려 했는데 처가 가자고 한다. 집을 너무 오래 비워두고 진우가 돌아오는 날이다. 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미루어 놓으니 걱정이 되는가 보다. 나만 교감 발령 나는 것이 답답해 집안에 들어박혀 있을 수가 없어서이지, 살림하는 사람들이야 어디 그러랴……. 이곳에 월요일 왔으니 오늘 토요일이니 일주일 동안이나 되었다. 그런데 맑은 날은 거의 없이 비가 오락가락 한 편이다. 그래서 오늘 철수하기로 하고 가는 길에 조금만 더 양양쪽으로 가면 九龍領만 넘으면 미천골 휴양림이라 들렀다 가기로 했다. 다음에 오려면 답사를 하는 셈치고…….

텐트를 걷는데 텐트가 마르지 않았다. 약간 물기가 있는 대로 접어 넣고 미천골로 향하여 간다. 구룡령(九龍領)은 글자 그대로 용이 아홉 마리가 누워있어서 인지 가파르고 길다. 운전 실력이 부족해서일까 내차가 렉스턴이라 힘이 좋은데도 엉기는 기분이다.


이윽고 미천골 휴양림 간판을 보고 들어간다. 들어가는 길이 좁다. 여기도 소문이 많이 난 곳이지만, 진입로는 다른 휴양림처럼 넓지가 않다. 사유지가 많아서 인가보다. 매표소에서 우리는 야영할 것 아니라고 했더니 입장료 천 원씩만 내란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으니 4Km내에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하라고 한다. 그래서 지레 겁을 먹고 차를 돌릴 만한 곳에 주차를 하고 돗자리와 작은 배낭하나만 메고 걸었다. 오늘은 해가 나 걷는데 덮다.


오르는 길옆으로 시원스레 물줄기가 휘돌아 나간다. 군데군데에서 아이들 물놀이를 돕는 젊은 아빠 엄마를 볼 수 있다. 어떤 곳에서는 식구 모두 할머니 할아버지포함해서 떠내려 오는 손자들 보-트를 건지려고 대기하는 모습도 보인다.

처가 말한다. 아이들 없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휴양림을 비롯해 야영하는 대부분이 젊은 부모들이다. 자식들이 부모와 함께 모셔서 오는 경우를 빼고는 나만큼 나이든 사람들은 흔하지 않다. 나는 뭔데 이런가? 하고 반문한다.


미천골 계곡은 물이 많고 넓어 좋으나 물놀이하기에는 물살이 센 것 같다. 느낌에 방태산 휴양림이 더 좋다는 생각을 내내 하며 오른다.

오토캠핑장을 보니 데크도 작다 텐트는 이미 만원 상태 어제 저녁도 비가 왔다는데, 땅바닥에 텐트를 친 곳이 많다.


오토캠핑장을 옆에 간단한 매점이 있어 아이스케이크를 사먹다가 돗자리를 놓고 와 버렸다.

팔각정이 있는 곳에서 보는 폭포가 시원함을 더해주는구나. 이미 팔각정에는 어느 식구들인가 가득 누워 세상을 잊는다. 계단을 따라 아래쪽 물가로 가니 어느 부인이 창을 한다. 폭포소리와 흐르는 물소리에 묻혀 소리는 간간이 이어지는데 그래도 소실 적에 한가락 한 모양이다. 차가운 물속에 발을 담근다. 어디가나 호연 아니겠는가! 시원하다. 향촌보고 들어오라고 하는데 싫다 고한다. 어쩜 나하고 반대인가! 맥주 한 개를 물에 담그고 가지고간 데우지도 않은 차가운  햇반 두 개를 김치 한 가지만 놓고 점심을 대신한다. 올라오느라 힘들었던지 그래도 꿀맛이다. 처와 함께 다시 물에 발을 담근다. 너무 시원하고 좋단다. 진작 그럴 것이지……. 캔 맥주를 한 모금씩 음미한다. 차가운 물속에 발을 담그고 마시는 쌉사름한 맛은 그 때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맛이다. 달이 비추는 해변에서의 한잔 술의 맛과 비교될 수 있는 그런 맛이다.

내려오는 길에 들러 돗자리를 찾아들고 제1야영장, 제2야영장을 다시 눈여겨본다. 다시 휴양림 찾아올 기회가 있으면 방태산과 삼봉으로 가겠고 생각했다. 방태산은 방태산대로 삼봉은 삼봉대로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오후 3시가 넘어 수원으로 출발한다. 한주일 동안 비가 많이 와 글자 그대로 많이 쉬었던 휴양이었다.



― 9월 발령은 몇 명이나 날까? 오는 길 내내 내 머릿속은 다시 어지러워지고 있다.


후드득 후드득 천장을 치는 이 빗소리는 어떻한가!!


눈앞에 보이는 계곡의물소리와 텐트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함께 섞인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옛날 KBS라디오의 <우리 소리를 찾아서>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