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자질구레한 실수로 상사에게 지적을 받고 나온 최 대리. 올해 들어 부쩍 코막힘 증상이 심해진 그는 요즘 업무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조금이라도 고개를 숙일라치면 코가 답답해지면서 숨 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작심을 하고 서류를 붙잡아도 30분 이상 가지를 못한다. 계속 코를 킁킁 대고 훌쩍이는 통에 동료들에게도 은근히 눈치가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케팅팀에서 일 잘하기로 손꼽혔던 그였지만 최근 잦은 실수로 승진 명단에서도 누락됐다. 막힌 코와 함께 그의 승진운도 막혀버린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는 것은 필수.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최상의 컨디션 관리가 기본이다. 그런 면에서 코막힘을 우습게 봤다간 큰코다치게 마련이다. 코가 막히면 자연스런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렵게 되고 이어서 집중력 저하와 건망증 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콧속에 고름이 차서 숨길을 막는 축농증
직장인들의 업무 집중도를 저하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축농증이 생기면 얼굴 부위에 답답한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반복되는 다량의 콧물, 재채기, 심한 코막힘 등이 반복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더구나 하루종일 밀폐된 사무실에서 일하는 경우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코 속과 코 주위 얼굴 뼈 속에는 정상적으로 공기가 들어 있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콧속 분비물이 썩어서 고름으로 고여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축농증이다. 맑게 흐르던 콧물이 누렇게 진해지면서 끈끈해지면 감기가 급성 축농증이 되었다는 신호이다. 그러나 일반인이 감기와 축농증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병원에서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시경으로 살펴보면 축농증은 감기와 달리 목 뒤로 코가래가 흘러내리고 부비동 입구에서 흘러나오는 고름이 보인다.
축농증이 생긴 초기에는 대부분 병원에서 치료하고 약물을 먹는 것만으로도 잘 낫는다. 축농증이 오래되어 잘 낫지 않으면 4~6주까지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치료가 되지 않으면 수술을 하는데, 내시경으로 30분 정도면 끝난다.
코가 붓는 알레르기 비염
먼지,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등 어떤 특정한 인자로 인해 코에 염증이 생긴 것을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한다. 코막힘 외에도 재채기와 맑은 콧물 3가지 증상이 특징이다. 모든 알레르기 질환이 그렇듯이 이 역시 완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병원에서는 주로 약물요법을 쓰지만 근본적인 치료라기보다 주로 증상을 덜하게 하는 대증치료로 이용된다. 특히 원인 물질에 노출되었을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원인 물질을 찾아 우선 피하고 보는 것이 좋다. 코막힘이 지속되면 감기, 급성비염은 물론 만성비염, 축농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는 없지만 대기의 기온차, 특정 약물, 신체 호르몬 변화 등에 의하여 생기는 혈관운동성 비염이 있는 경우에도 코막힘이 심하게 올 수 있다. 스프레이 제제 등을 사용하면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코뼈가 휘어 코막힘이 나타날 때
사람들의 코뼈는 대부분 약간씩 휘어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뼈가 휘어도 별 이상 없이 지낸다. 그러나 휜 정도가 심하거나 콧속의 점막이 많이 부어있는 사람에게는 코막힘, 주의산만, 수면장애, 코골이, 후각장애, 축농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비중격만곡증이라 한다.
코 안의 좌우 공간을 나누고 있는 막이 비중격이다. 이 막은 연골과 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부분이 휘면 한 쪽 공간이 막히게 돼 코가 막힌다. 이를 방치하면 반대쪽 비갑개가 비대해지는 비후성 비염이 생겨 결국에는 양쪽 코에 모두 코막힘 증상이 나타난다.
비중격만곡증은 코의 구조 때문에 생긴 질환이므로 수술을 통해서만 완치할 수 있다. 축농증이 함께 오는 경우도 많으므로 정확한 진단 후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수술은 두개골과 비중격의 발육이 끝나는 만 17세 이후가 좋다. 휘어져 있는 연골과 뼈 부위를 절제하고 남아 있는 부분은 똑바로 펴 주는 비중격성형술이 일반적이다. 국소마취로 시행하며 수술 시간은 30분 정도가 걸린다. 코 안으로 수술하므로 흉터는 전혀 남지 않으며 입원할 필요도 없다. 퇴원 후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고 코 분무 약으로 자가치료를 하면 된다.
수술 후 일주일이면 회복이 되고 코로 시원하게 숨을 쉴 수 있다. 대부분의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안경은 약 2주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당분간은 심한 운동, 사우나, 재채기, 심하게 코를 푸는 등 출혈의 위험이 있는 행위를 삼간다. 비중격뿐만이 아니라 겉으로 코가 굽어있거나 안장코, 매부리코 등도 코 성형술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 좋다.
코막힘 예방은 이렇게
코막힘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증상을 부추기는 환경을 없애는 것이 좋다. 실내외 온도차를 섭씨 5도 이내로 조절하고 습도는 40~60% 정도로 맞춰 준다. 물을 많이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잘 때 베개를 어깨 높이보다 높여주면 코가 덜 막힌다. 코를 너무 세게 풀지 말고 코가 헐지 않도록 부드러운 휴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생리식염수로 하루 2~3회 콧속을 씻어 주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예방에 효과적이다.
◆ 아르곤 플라즈마 응고기 수술법 - 비후성 비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으로 인한 코막힘이 생활요법이나 약물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최근 이비인후과에 도입되고 있는 ‘아르곤 플라즈마 응고기’를 이용한 수술도 고려할 만하다. 아르곤 플라즈마 응고기는 기존의 레이저를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부어있는 코점막을 전기자극을 통해 순간 발생하는 불꽃으로 태워서 위축시키는 수술법이다. 코전문 병원 하나이비인후과 정도광 원장은 “콧속에 간단한 국소마취를 한 후 약 10분 정도면 시술이 끝나 바로 일상 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며 “한 번에 많은 부위를 처치할 수 있고 코점막 침투 깊이 또한 더 깊어 시술 시간이 짧고 코막힘 치료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올바른 코 세척법 | 콧속의 점막층을 건강하게 하는 데는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코세척이 도움이 된다. 생리식염수는 염분 농도가 0.9%. 즉 1ℓ의 물에 9g의 소금이 용해되어 있는 농도이다. 주사기에 50㎖ 정도 식염수를 넣은 후 한 쪽 코에 쭉 밀어 넣고 고개를 숙이면 식염수가 코 안을 돌아 청소를 하고 빠져나온다. 이때 코를 통해 목으로 넘어간 생리식염수는 뱉어내도록 한다. 반대쪽도 같은 요령으로 한다. 단 죽염이나 소금물, 맹물 등으로 코를 세척하는 자가치료법은 잘못하면 코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 또 생리식염수를 코로 들이켜 마시면 코의 뒤편과 귀 안쪽을 연결하는 부위인 이관을 자극시키고 감염을 일으켜 중이염과 같은 귓병 발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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