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뜬금없는 마음이 창가에 어룽대며 헤메입니다
길 속에서 길을 묻습니다
길 위에 서서 길을 찾습니다
보이는 듯 보이지를 않습니다
얼마나 가야 미망의 끝자락에 닿을 수 있을까
썪지않는 눈부심은 없듯이
가진 것 다 비울 즈음 길은 강을 이루고
강물은 도도히 흘러가리니
모난돌들은 서로 만나 몸을 부비며
물길 속에서 길을 내고 거듭납니다
강같은 유장한 평화에 도달하기까지
수많은 사유(思惟)를 씻으며 또 얼마를 흘러가야할까요
수없는 길이 열리고 닫힘에서
스쳐간 아름다운 인연의 깃들도
고단한 삶의 생멸(生滅)에 그림자
진부한 들숨과 날숨으로
깊고 그윽하던 강물도
떠나고 이르는 바람의 숨결입니다
뿌린 만큼 거두는 불변의 길 위에
07.09.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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