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입문(入門)-
- 송종도-
-1-
팔뚝에 와 닿는 밤공기가 서늘하다.
질펀하게 땀이 흐를 만도 하건만
인적 드문 공원의 밤공기는
철 이른 한기(寒氣)로
몸을 움츠리게 하는구나.
구름한 점 없이 별만 반짝이는
밤하늘의 청초(淸楚)한 모습이
차가우면서도 살가운 연인처럼
깊은 속살까지 보여주는 것 같아
영락없는 가을이라.
아, 벌써 가을인가?
가는 세월 붙잡을 수 없고
오는 계절 막을 수 없으니
올 가을에도 또 한 번,
훌쩍 지나간 여름을 돌아보며
‘후회와 아쉬움‘을 토(吐)하게 되었구나.
-2-
한가롭게 흔들거리는
철 잊은 길가의 코스모스,
공항 앞을 가로지르는 시원한 실바람이
가을의 향취를 물씬 풍긴다.
가을의 풍요로움 속에
상실(喪失)의 쓸쓸함도 쌓이니
주인 잃은 수많은 밀어(蜜語)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정녕 가을은 아픔인가
가을이 지나
길가에 쌓이는 낙엽 속에
사연이 곱게 묻혀지면
이 아픔이 좀 진정 되려나
아픈 가슴 부여안고
유달리 푸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애써 외면 해본다.
‘속 타는 그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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