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숲은 연중 가장 상큼하고 싱싱하다. 일조량이 많아 신록이 하루가 다르게 짙은 기운을 더해가기 때문이다. 숲은 세상사에 찌든 심신을 다스려주는 힘이 있다. 포근한 기운이 마음을 다독여도 주지만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을 저하시켜 준다. 여름의 문턱,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잘 가꿔진 휴양림에서의 한나절, 하룻밤은 상상만으로도 뿌듯하다. 초록의 숲 속에서 들려오는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일상탈출의 포만감을 안겨준다. 휴양림은 주로 산과 더불어 강, 바다와 인접한 곳이 많다. 휴양림을 베이스캠프 삼아 인근 강과 바다를 찾는다면 최고의 멀티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떠나면 좋을 주요 휴양림을 소개한다.
① 유명산 휴양림(경기 가평) |
전국 최초 개장…곧게 뻗은 낙엽송-전나무 울창 |
경기도의 대표적 휴양림이다. 이름만큼이나 유명세를 타는 통에 연중 마니아층이 찾는다.
지난 89년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유명산 휴양림은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게 장점이다. 숲 내음 짙게 풍기는 통나무집에서 계곡수를 배경음 삼아 하룻밤 묵을 수 있는 분위기를 갖췄다. 하지만 굳이 통나무 집에서 묵지 않아도 좋다. 오가는 길 드라이브와 숲길 산책만으로도 흡족한 하루 나들이가 된다. 시설도 계곡을 따라 숙소인 통나무 산막과 오토캠핑이 가능한 나무 데크, 야영장, 에코로드 등 매머드급 규모이다.
유명산의 자랑거리는 짙은 숲이다. 낙엽송이며 전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어 있고, 매표소를 지나 오토캠핑장을 거쳐 숲 속의 집에 이르는 2.8㎞ 산책로는 대낮에도 햇볕이 제대로 스며들지 못할 만큼 울창하다.
숲속에는 난대식물원, 향료식물원, 암석원, 습지식물원, 우리꽃길 등이 조성돼 하늘매발톱, 붓꽃 등 다양한 야생화들이 계절에 따라 번갈아 피고 진다.
통나무집은 각 동마다 취사시설, 취사도구, 식기, 바비큐 그릴 등을 갖추고 있어 음식만 준비해오면 된다. 또 화장실과 욕실도 일체형으로 갖추고 있다. 7평~14평형의 룸을 갖추고 있다. (031)589-5487
② 방태산 자연휴양림(강원 인제) |
활엽수 종 다양…곳곳마다 계곡-폭포 풍경 압권 |
짙은 숲이 압권으로 자연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의 방태산 자락에 위치한 휴양림을 따라 흐르는 적가리 계곡에는 멋진 2단 폭포 등이 있다.
특히 방태산 능선 이북 지역의 계곡이 부챗살처럼 조밀한 데다 수림도 짙어 활엽수의 종이 다양하기로 남한에서는 으뜸이다. 지형이 넓적한 그릇 형상인데, 학자들은 과거 운석이 떨어진 운석분지로 추정하고 있다. 휴양림 지척에는 방동약수터가 있고, 휴양림 앞 방태천변과 주변에 내린천이 흐르고 있어 피서지로 제격이다.
숙소는 크지 않다. 입구 매표소로부터 1.5km 거리에 있는 산림문화휴양관이 있으며, 야영장도 갖추고 있다. 휴양림 숙소로 향하는 길은 줄곧 계곡이 따라 이어지는데, 간혹 드러나는 계곡 풍치가 압권이다. 산림휴양관에서 300m 올라가면 계곡 오른쪽 위 둔덕에 가족단위지구가 조성돼 있다. 가족단위지구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도로가 크게 왼쪽으로 휘는 지점에 정자가 두 동 보인다. 이 정자 오른쪽 아래에 이 휴양림 최고의 경관인 이폭포와 저폭포가 있다.
정자 앞을 지나 찻길을 따라 오르면 폭포 위에 다리가 설치돼 있다. 9~12평형 등의 룸을 갖추고 있다. (033)463-8590
③ 미천골 자연휴양림(강원 양양) |
30분 거리에 바다…천년고찰 선림원터 볼만 |
강원도 양양군 서면 황이리에 자리한 미천골은 강원도는 물론 국내 대표 휴양림격이다.
바다가 승용차로 30여분 거리에 있어 산과 바다의 묘미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멀티기행지로도 안성맞춤이다. 총 12㎞에 이르는 수려한 계곡이 산책로를 따라 이어져 산중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
미천골은 볼거리도 쏠쏠하다. 어귀에는 신라고찰 선림원터가 있고, 골짜기 끝에는 바위를 붉게 물들이며 벼랑에서 흘러나오는 불바라기약수가 있다.
골짜기엔 상직폭포, 큰샘실폭포 등 시원스런 물줄기를 쏟아내는 폭포들이 있고, 계곡수는 10초를 채 견디기 힘들 만큼 차갑다.
매표소에서 멍에정까지 계곡 주변에 통나무집 등 휴양림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휴양림의 맑은 공기 속에 잠을 청하고, 이른 새벽 아침 안개를 뚫고 30여분 차를 달려 해당화 곱게 핀 하조대에서 동해의 장쾌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미천골 휴양림에는 4~17평짜리 숲 속의 집 등 다양한 평형의 숙소와 야영시설이 있다. 홈페이지(michungol.go.kr) 또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홈페이지(www.huyang.go.kr)에서 예약을 받는다. (033)673-1806
④ 안면도 휴양림(충남 태안) |
5개 코스 산책길…전통정원-자생식물원 등 조성 |
하늘을 찌를 듯한 아름드리 솔숲이 압권으로 충청권 최고의 명품 숲이다.
입구부터 위로 쭉쭉 뻗은 20m 높이의 거대한 아름드리 소나무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400여㏊에 이르는 규모에 수령 80~100년 된 '안면송' 숲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솔향기를 맡으며 가벼운 등산과 산책을 겸해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코스는 총 연장 7.4㎞로, 휴양림 내에 5개의 코스가 있다. 숲에는 한국전통정원을 비롯해 생태습지원, 식용수원, 유리온실 등의 자생식물원이 조성돼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태안 앞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따라서 가볍게 산림욕을 즐기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숙박 시설도 있다. 산자락에 일렬로 배치된 숙박동은 5~36평형의 다양한 룸을 갖추고 있다. 예약은 선착순. (041)674-5019
⑤ 소광리 소나무숲(경북 울진) |
남한 최대 금강송 군락지…진한 솔향에 상쾌 |
본격 휴양림의 채비를 갖춘 곳은 아니지만 소나무의 기품을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명소이다. 경북 울진군 소광리 소나무숲은 남한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로 꼽히는 곳이다. 2년 전 47년만에 개방한 1610ha의 광활한 소나무 숲은 속세 저편에 자리한 별천지처럼 고즈넉하다. 폭염이 엄습한 여름철 솔숲을 찾는다면 더위탈출에 안성맞춤이다.
소광리 1610㏊의 소나무 숲은 벌목의 칼날을 빗겨나간 지금 500년생 금강송 다섯 그루를 비롯해 30~200년 이상 된 금강송 수만 그루가 빽빽히 들어찬 장관을 이룬다. 소광리 금강송 숲은 ha당 나무의 축적도가 300㎥로 소나무로 유명한 독일 평균(268㎥)보다 높다. 따라서 금강송이 뿜는 솔 향은 여는 소나무 숲에 비길 바 아니다.
성큼 숲에 들어서면 우선 진한 솔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심호흡 두어 차례에 머리 속까지 청정수로 씻어낸 듯 상쾌한 기분이 든다. 소광리 금강송숲을 찾아 가는 길 또한 압권이다. 과연 '길에도 등급이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다. 잘 생긴 금강소나무를 품은 기암절벽을 굽이치는 계곡수며, 새소리, 풀벌레 울음소리가 어우러져 16km 진입로는 그야말로 자연이 빚어낸 멋진 하모니가 온종일 울려 퍼진다.
⑥ 희리산 해송 휴양림(충남 서천) |
95%가 해송… 개펄서 맛살조개잡이 체험도 가능 |
충남 서천군 종천면 산천리에 위치한 충남의 대표적 휴양림이다. 휴양림을 두 팔로 감싸 안고 있는 듯한 형상의 해발 329m의 희리산 안에 위치해 있다. 이름처럼 수종의 95%가 해송으로 이뤄져 있어 사계절 내내 푸르름을 간직한다.
산책로 1.5㎞, 등산로 5.4㎞, 임도 4.3㎞ 등 다양한 코스로 산림욕이 가능하다. 특히 입구 오른쪽에서 희리산을 오르면 능선을 따라 서해안을 바라보며 등산을 하는 흔치 않은 경험도 가능하다. 레포츠 시설로는 강돌로 만든 물놀이장과, 농구장, 배구장도 마련되어 있으며 인근 서해안 개펄에서 맛살조개잡이도 체험할 수 있다. 솔부엉이, 청솔모, 고라니 등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해송과 산벚, 참나무류, 단풍나무류 등이 서식하고 있다. 숲 속의 집, 소-대회의실을 갖춘 해송휴양관,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 데크 등을 갖추고 있다. 예약은 인터넷(www.huyang.go.kr)으로 받는다. 7평~21평형의 룸을 갖추고 있다. (041)-953-9981
⑦ 덕유산 휴양림(전북 무주) |
가문비나무 '흑림' 이뤄…다양한 레포츠 OK |
국립공원인 덕유산 인근지역으로 무주구천동 계곡으로부터 4㎞ 정도 떨어져 있다.
덕유산과 구천동 계곡, 무주리조트 등 산행과 계곡 물놀이, 레포츠 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전북 지역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낙엽송과 잣나무가 울창한 가운데 가장 도드라지는 산림욕 코스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독일 가문비나무 숲. 독일 남부의 산악지대를 덮고 있는 검푸른 숲 '흑림'의 대표수종으로 높이 30~50m 내외의 가문비나무 180여 그루가 1.2㏊의 숲에 가득 차 있다.
숲 해설가가 토-일-공휴일에 하루 3~4회씩 숲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숲 속의 집, 휴양관, 단체산막, 야영장 등을 갖추고 있다. 4~12인실을 갖추고 있다. 무주리조트에서는 ATV, 덕유산 트레킹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063)322-1097
- 휴양림 이용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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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양림에서는 다양한 야생화들도 관찰할 수 있다. 산목련(왼쪽)과 붓꽃.
▶휴양림 예약은 이렇게 휴양림 숙박시설의 대부분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특히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가 운영하는 곳은 인터넷(www.huyang.go.kr)을 통해서 숙박예약을 미리 받는다. 예약할 때는 샤워실, 화장실, 취사도구, 냉난방시설, 조리대 등 편의시설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휴양림, 방 크기에 따라 시설이 다를 수 있다. 수건 등 세면도구 등의 준비는 필수.
▶휴양림 이렇게 즐기자 휴양림 이용방법은 두 가지. 당일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 삼림욕을 즐기고 나오는 것과 숙박을 하는 것. 당일 방문 때 입장료와 주차료를 내야 하지만, 숙박 시에는 내지 않는다. 또 애완동물은 데려갈 수 없다. 마당에 바비큐시설이 설치된 곳도 있으나, 대개 야외취사는 공동취사장을 이용하는 곳이 많다. 야영장(텐트장)은 성수기(7~8월)에만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며 통나무집 등은 오후 3시 입실, 다음날 낮 1시 퇴실로 시간을 정해놓고 있다. 대부분 매점을 갖추고 있어 필요 물품을 구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를 대비 미리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예약 시 미리 신청하면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숲을 둘러볼 수도 있다.
입력 : 2009.06.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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