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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거사의 여행기/여행자료

[스크랩] [경남/산청] 혼자 먹기 미안한 백반 5000원, 덕산식당

5,000원으로 먹기에 미안한 푸짐한 한상,

덕산 기사식당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사리 929-7  /  055-973-7463

 

여행중의 먹거리는 일정의 기분을 좌우합니다..

특히, 홀로의 여행길에서 점심 한끼는

제 시간에 맞추기가 쉽지 않지요.

그 와중에 산청에서 깊은 토속적인 맛을 가진 식당을 만나게 되었으니

산청 연화(덕산)의 덕산 기사식당입니다. 

 

덕산식당의 돼지주물럭

 

 

홀로의 여행길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중의 하나가 끼니 해결 방법이다.

시간에 맞추어 식당을 들어 가 본일이 없을 정도로 홀로여행에서의 점심 한끼는 그만큼 여행길에서의 숙제다. 그래서 대부분 바쁜 시간을 피해 식당에 들어 가거나 중화요리집, 또는 대충 빵이나 우유정도로 때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덕산기사식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기사식당이라는 간판을 보고 혼자라도 별 부담이 없을 듯하여 찿은 집이다. 메뉴는 고정이다. 돼지 불고기 쌈밥에 청국장 내지는 된장찌개다. 이미 차려진 찬들이 있고, 손님의 수에 따라 고기의 양과 밥과 국이 나오기만 하면 된다. 맛집을 찿을때 기본은 관공서 주위에서 가장 오래된집이고, 그 다음이 택시기사들이 많이 찿는 집이며, 그 다음이 함바집, 이른바 육체노동을 하는 분들이 많이 찿는 집도 맛집을 찿는 중에 한가지가 된다. 예전에는 아파트 공사판 현장에서 구내 식당을 찿은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에전같은 인심이 아닌지라 불청객은 잘 받아 주질 않는다.

 

산청의 대원사를 찿았다가 하동으로 넘어가는 길, 점심 한끼를 해결하려는 요량으로 별 기대없이 식당으로 들어선다.

덕산 기사식당,

그리고 다시 돌아나와 차에서 카메라를 챙겨 든다. 미리 차려진 찬들의 모양새가 심상치 않은것이다.

우선 길손이 좋아라 하는 파김치에 눈이 든다. 적당히 익은 맛에 아삭한 식감이 좋다. 푸릇한 파의 향도 좋고 매운듯 짠듯한 그 익숙한 맛이 좋다. 푹 익은 듯한 무김치와 배추김치는 모양새와 달이 아삭하다. 맛은 충분히 익었는데 식감은 재료 그대로 살아 있다. 

그리고 충분한 짭짤함에 향 좋은 깻잎 장아찌와 시원할 정도의 아삭함과 고소함이 번지는 콩나물이다. 

그리고 된장으로 버무린 시금치는 환상의 맛이다.

찬들의 맛은 예상 그대로다. 가장 토속적인 맛, 그런 맛이다. 갈끔하거나 정갈한 맛은 아니다. 그 보다 살가운 깊은 맛이 난다.

아끼지 않은 양념들이 듬뿍 들어간 투박한 손맛이지만 인공감미료의 그 맛과는 거리가 멀다. 오랜만에 맛보는 참 깊은 토속적인 맛이라 할수 있다. 그리고 한가지가 더해 진다면 주인장의 큰손이다. 찬 하나 더 달라하면 처음보다 더 많은 양의 찬을 내어 준다. 그래서 아는 이들은 미리 말한다. "이거 조금만 더 줘요"라고.. "길손도 밥하나 더 주세요"라고 했더만 처음의 공기밥보다 더 많은 양의 대접에 밥을 퍼준다. 찬들이 맛나고 길손의 밥통이 공식싸이즈보다 큰 관계로 그냥 주는 대로 받아 먹었지만 적은 양이 아니다.

 

이어 메인 메뉴인 돼지 주물럭을 낸다.

깔끔한 팬에 담긴 주물럭은 알아서 구워 먹으면 된다. 맛?, 달달한 양념 잘 베여 된장과 기막힌 어울림을 한다. 싱싱한 상추에 얹어 입으로 넣을때는 환상의 맛이된다. 소주 한잔 절로 생각나는 맛으로 내가 생각해도 참 잘 참았다.

된장찌개의 맛은 또 어떠한가, 이거야 말로 깊은 맛이다. 들어간 것이라고는 두부와 청고추 몇개뿐이다. 그런데 그 맛은 참 깊다. 달리 어떻게 표현 할 방법이 없는데, 암튼 깊고 구수하고 감치는 맛이다.

 

상차림에 이것 저것 많이도 차려 있지만,

그 중하나만을 두고서도 한끼의 식사로는 충분할 정도의 맛과 양이다. 5,000원의 식사가 이렇게 기분 좋을 줄은 몰랐다.

공기밥 추가까지 했으나 값은 그대로 5,000원이다. 얼마만큼의 찬이 더 들던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혼자 먹기 미안할 만큼의 양과 맛, 참 깊은 토속적인 맛은 산청을 지날때면 일부러라도 찿아갈 식당이 되어 버렸다.

 

 

 

 

 

 

 

 

 

 

 

 

 

 

 

 

 

by 박수동

 

출처 : 길손의 旅行自由
글쓴이 : 길손旅客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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