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코너/2004 교감(교장)이야기와 내글

지혜가 있는 선생님이 되어 주십시오.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1. 6. 1. 11:07

 

2011. 5. 30 교직원회의

안녕하세요?

5월도 다가고 이제 6월이 옵니다.

오는 저는 여러분들께 ‘젊음의 힘과 지식이 넘치는 선생님들’이 아니라 지식과 인성이 갖춰진 ‘지혜가 있는 선생님’이 되어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조선시대 때의 일입니다.

열아홉의 어닌 나이에 장원급제를 하여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한 스님을 찾아가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오?”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풀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맹사성은 삼척동자도 아는 쉬운 이치를 말하는 선사의 대답에 실망하며 거만하게 자리에서 일러나려 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녹차나 한 잔 하고 가라며 붙잡았고, 그는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찻물이 넘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하고 맹사성이 소리쳐도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기만 했습니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문에 세게 부딪히고 만 것입니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을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풀면 된다”고 삼척동자도 다아는 쉬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쉬운 이야기를 실행에 옮긴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도 '참아야된다. 참고 또 참아야 된다'는 말을 수업이 들었지만, 관리자가 되기 위해 많이 참으려 노력했지만, 때로는 제 감정을 이기지 못해 일을 그르치고나서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살면서 느끼는 것은 저도 젊었을 때는 성질도 내고, 큰 소리도 쳤는데, 점점 힘이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감정이 무디어진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점점 화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순한 쉬운 이야기를 몸으로 느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면서도 요즈음 들어 정말 어른이 된다는 것이 점점 더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젊었을 때는 젊음의 혈기, 용기, 배짱도 중요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젊었을 때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있지만, 나이 들면, 용기가 없어진다. 그 대신 용기가 있던 자리에 지혜를 담으라”는 선배님과 부모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날씨가 더워집니다. 곡반중학교 식구들 모두 건강하십시오. 교장 정일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