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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코너/곡반중학교

[스크랩] 교사 유은화의 행복한 학교 생활수기7

성적표를 발송할 때면 ‘공통란’ 이외 ‘개인란’엔 그동안 아이를 지켜보며 하고자 했던 말들을 최대한 상세히 쓰려한다.

 

그 시간이 힘들 수도 있지만 이왕 하는 것 의례적인 인사가 아닌 진솔한 나의 생각을 담아 준다면 학부모님들도 그만큼 더 학교 일에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반 학부모님들은 대부분 성적표를 확인하신 후, 가정통신란에 내가 적은 글들 보다 더 긴 글의 편지를 주시고 학부모 서비스 상담 게시판도 종종 이용해 주신다.

또한 학교 행사가 있을 때면 그 어느 반 보다 참석률이 좋으시다.

 

전화도 자주 주시지만 우리 반 아이들 전체를 위해 마음으로 생각해 주실 때도 많고 그래서인지 학급 내 아이들이 다투는 일들이 있어도 항상 믿고 기다려 주신다.

그렇기에 내가 다른 반 선생님들보다 학교생활이 행복할 수 있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아닐까 한다.

외부 집단으로 부터 ‘가장 개인주의적인 집단이 교사집단이다.’라는 말들을 종종 듣곤 한다.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어 ‘정말 그런 것이 아닐까?’라고 염려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는 ‘개인주의적’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의외로 ‘소극적’이라 외부에서 보기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 개인적으로는 어른을 좋아 한다. 젊은 선생님들은 어른 선생님들이 ‘불편하다’고들 하시는데 나는 또래선생님들 보다 어른 선생님들이 더 편하다.

 

편하다고 표현하니 좀 그렇지만 그분들의 교직 경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어떠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우적 될 때, 당신들의 경험과 비법을 전수해 주시니 그 경험담을 듣는 것이 너무나 즐겁다. 그래서 편하고 좋다.

 

가급적이면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부장선생님과 의논하려 노력한다.

 

나의 기준에선 모든 것을 함께 의논하고 말씀드리는 것이 나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부장선생님은 귀찮으실 때가 많으시겠지만, 다행히 단 한 번도 귀찮아하시지 않고 나의 물음에 조곤조곤 설명해 주신다.

 

어릴 적엔 잘 몰랐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옛말처럼 ‘어른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라던가 ‘어른 말 들어 손해 볼 일 없다.’는 말들을 너무나 뼈저리게 느끼기 때문이다.

출처 : 교감교장나라
글쓴이 : 雪岳居士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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