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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용차 연료가 필요없다?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09. 8. 26. 16:09

기름값 2000원에 천안 간다?

머니위크 | 지영호 | 입력 2009.08.26 10:56 | 수정 2009.08.26 11:12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충청

 




[[머니위크]Company/ GM 연비 100km/ℓ의 진실]
"휘발유 2000원어치만 넣어주세요"
"네? 지금 장난하세요?"
"저 천안에 있는 처가에 가야한다고요. 빨리 넣어주세요"
50cc용 스쿠터의 연료를 채우는 일이 아니다. 국내차 분류기준으로 봐도 중형급 이상인 차량에 해당하는 경우다. 제너럴모터스(이하 GM)에 따르면 불과 1ℓ의 휘발유로 최대 100km까지 달릴 수 있는 차가 나온다. 100km면 서울에서 천안까지의 거리다. 8월 말 현재 유가가 ℓ당 1600~1700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니 GM의 차는 2000원이면 천안까지 간다는 말이 가능해 진다.

GM은 8월11일 시보레 볼트(Chevrolet Volt)가 ℓ당 98km를 달리는 꿈의 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판 중인 모델 가운데 최고의 연비를 자랑하는 도요타 프리우스의 ℓ당 20km보다도 5배나 높은 에너지 효율이다.

놀라운 연비는 전기의 힘을 빌렸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출발 후 64km까지는 배터리에 의존해 달리고 이후부터는 휘발유를 이용한 소형 가솔린 엔진 발전기를 이용한다. 한번에 전기와 휘발유를 모두 소진해 갈 수 있는 연속주행거리는 483km다. 달리는 동안 전기를 충전해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렸다. 일종의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카인 셈이다.

충전방식도 간단하다. 집에서 흔히 쓰는 110V나 220V의 전압 콘센트에 플러그만 꽂으면 되는 플러그 인 방식이다. 고속충전기로 30분, 일반 가정용 전원은 6~8시간 걸린다.

GM의 프리츠 헨더슨 사장이 밝힌 배터리 충전비용은 kw/h당 5센트(60원) 정도다. 하루 40센트(500원)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국내에서 출시된다고 가정했을 때, 약간의 너스레만 떨면 2000원의 휘발유 비용마저 줄일 수 있다. 현재 한전에서 공급하는 주택용 저압 전기요금이 kw/h당 55원이니 음식점에서 식사를 즐기는 동안 충전 좀 하겠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다. 휴대전화 충전을 부탁하는 것처럼 말이다.

◆꿈의 시대 도래한다

"여보 지난 달 자동차 기름값 얼마 썼어?"
"글쎄, 주유소에 들른 기억이 없는데"
시보레 볼트를 출퇴근용으로만 이용한다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GM에 따르면 하루 운행거리가 30마일(48km) 정도이고 매일 밤 충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 별도의 유류비가 들지 않기 때문이다. 출근 전에 충전하고 직장에서 충전하는 습관만 들이면 된다.

GM측도 시보레 볼트는 고속도로 주행용보다는 도심 출퇴근 차량일 때 에너지 효율이 가장 뛰어나다고 설명하고 있다.

프리스 헨더슨 사장은 "3자리수(230mpg) 연비의 자동차는 게임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며 자동차시장에 새로운 세계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볼트의 판매 예상가는 4만달러(약 5000만원)로 차세대 전기자동차로 불리는 닛산 리프의 예상가(2만5000~3만3000달러)보다 상당히 비싸다. 비싼 가격에는 배터리 가격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시보레 볼트의 배터리는 LG화학에서 독점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다.

그렇다면 꿈의 차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일단 GM은 시보레 볼트를 2010년 11월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다만 미국 정부의 지원 규모와 정유업계의 압력에 따라 출시일은 더 후퇴할 수도 있다.

국내 출시는 현재 기약이 없다. GM은 한국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비 100km/ℓ, 단순한 꿈?

한편 언론에서는 GM이 발표한 꿈의 차가 과대포장이라는 지적이 상당하다. 우선 이번 테스트에 대한 신뢰 문제가 GM의 발목을 잡고 있다.

GM측은 이번 테스트가 미국 환경보호청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자체 모의주행 테스트 결과라고 밝혔지만,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볼트에 대한 주행시험을 실시한 바 없다며 GM의 자체 연비 테스트 결과를 부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직접 체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인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대포장을 주장하는 측이 가장 크게 제기하는 부분이 연비의 함정이다. GM의 실험은 총 구간 51마일(82km) 가운데 40마일(64km)은 배터리로, 11마일(18km)은 휘발유로 달렸다. 11마일 달리는 데 든 0.22갤런(0.83ℓ)을 전체 구간인 51마일에 적용했다.

GM의 실험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석에 따라 연비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휘발유를 사용한 11마일에 적용되는 연비는 ℓ당 약 21.6km다. 만약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500km의 거리를 달린다고 가정하면 처음 64km까지만 휘발유를 사용하지 않을 뿐 나머지 436km는 ℓ당 21.6km를 사용해 구간 평균 24km의 연비를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존의 MPG 측정방식은 전기를 이용하는 자동차에는 맞지 않는다"면서 "이를 그대로 적용하게 되면 연비가 거의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연비가 무한대라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미 연방정부의 구제금융과 법원의 파산보호절차를 걸쳐 탄생한 뉴 GM이 '분위기 전환용'으로 내놓은 언론플레이라는 지적도 있다. 어쨌거나 연비에 대한 날 선 공방이 계속되는 동안 꿈의 차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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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기자 tellme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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