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경칩이 지난 계방산의 설경
눈꽃이 아름답다.
봄은 오기는 오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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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오기는 오는가 보다.
어제 오후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오늘 아침출근길에 옷깃을 적신다. 어제 밤 10시경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다시 깨어 일어나 침대로 가 누웠지만, 잠이 달아나 버렸다.
새벽 한시는 되었을 듯하다.
불도 켜지 않은 채 이런 저런 궁리를 했다.
라디오를 틀어 놓고, 생각에 잠겨 본다.
오늘은 1학년 학생들이 강원도로 수련회를 가는 날인데,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었다.
몇일 전 수련회를 위한 사전 1학년 담임회의 때 학년부장님이 탄 1호차는 과속하지 않도록 하고, 몇 가지 주의 할 점과 안전띠 잘 매도록 부탁을 드렸기는 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교장이 되니 학교 전체 살림살이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리라.
교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도 선생님들에게 불편을 주지 말고, 선생님들이 잘 따르도록 하게 하는 것이 교장의 역할이고 리더십이라는데, 어디 세상일이 그렇게 내 마음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내가 아는 교장선생님 한 분도 학교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야기를 들어보면, 행정실장과 선생님들간의 문제가 가장 풀기 어렵다는 것을 듣는다. 즉 사람다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생각해 본다.
3월15일
비가 오는 오늘 아침은 1학년 수련회를 떠나는 날이라 좀 일찍 출근해야겠다고 준비를 하고 학교에 와 보니 처음 예정했던 대로 운동장에 버스가 들어오지 못하고, 교문 쪽 편도 1차선인 도로에 주차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부터 오늘 아침 버스가 들어올 예정이니 교문 앞 진입로에 주차하지 말아달라고 게시를하고, 화분으로 막아놓기는 했지만 협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비마저 오니 더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이 수련회 차량이 길가에 정차하고 있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신고해서 이미 경찰들이 나와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다. 상황을 살펴보고, 타고갈 버스를 대로변 명성교회쪽 큰 길가로 가서 정차를 하도록 하고, 선생님 한분만 남겨 늦게 오는 학생들을 안내 토록 했다.
어제 아침 교감과 행정실장과의 미팅 때 옥상 배수구 막히지 않았는지 확인 하도록 했고, 지하에 있는 보일러실은 내가 직접 가보겠다고 했다.
내가 근무하고있는 곡반중학교는 수원에 있지만, 원룸으로 둘러싸여 있는 지역으로 조금은 시골스러운 면이 남아있는 곳으로, 옛날 안룡초등학교 건물(약35년은 지났다고 함)을 표면만 구조 변경하고, 신관을 이어지은 건물로, 2003년 개교하였으며, 7년이 지났으니 수리할 곳도 많다.
오늘 행정실장님은 연가, 또 기사 한분은 예비군 훈련이라, 보일러실에 교감선생님과 기사님 그리고 내가 직접 내려가 보았다. 이 학교 부임했을 때 처음 가 보았었는데, 대체적으로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우리학교는 건물 내부 수도배관과 전기 배관이 낡아 자주 문제가 되어 계속 수리하고 있는데, 관리자 아침 미팅 끝나고 10분도 되지 않았는데 본관 4층 교실에서 누전이 된다고 알려온다.
계장님이 들어와 학생들이 있어 수업끝나고 학생들 하교 후 오후 3시 반경 기사를 부르겠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내 판단에는 너무 늦다고 생각된다. 교감선생님께 말씀드리고, 학생들을 일학년 교실로 이동시키고 누전요인을 찾도록 즉시 기사를 부르도록 했다.
10시 30분이 되니 교장실에 학부모 두분이 찾아오셨는데, 미리 약속했던 것을 내가 깜빡했다. 학부모님들은 자신의 자식이 학생회장 선거 때 공약한 사항을 실천에 옮기려 하는데 그렇게 해도 되겠는가를 교장선생님께 의견을 구하셨다.
속으로 나는 흐뭇했다. 역시 곡반중학교 학생들은 책임감을 갖고 자라고 있구나!
누전 때문에 전기 기사가 와서 요인을 찾아보더니, 옥상에서 누수란다.
건물이 오래되니 하자도 많구나! 옥상 전체를 방수해야 된다면 큰일이다.
점심 식사 후, 교감선생님은 기사님과 함께 옥상에 올라가 직접 확인하시겠다고 한다.
나는 한번 지시한 내용은 곧 바로 실행하기를 원했지만, 지나면서 보니 가끔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러면 안되겠구나!
처음 단추를 잘 꿰야 한는데.....
11시 40분경 연구부장이 '교원능력 평가 실시에 따른 실행계획'을 보고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평가를 계획하고 실시해야 하는데, 막상 실행에 옮기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눈에 보인다.
우선 큰 문제는 통계처리 비용이다. 업체에 의뢰하려면 많은 경비가 소요된다. 연구부장님에게 다른 학교도 같은 문제가 있을 터이니 좀 더 추이를 지켜보도록했다. 당장 본교에서도 수준별 이동수업을 N+1로 운영하려해도 강사수당 줄 돈이 없는 형편인데 말이다.
일반적으로 중학교 운영비는 고등학교에 비해 적어 학교운영상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교감선생님과 점심식사를 하는데, 수련회 장소에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이제는 비가 그치고 구름사이로 해가 잠간 머리를 내밀고 있다. 선생님들 애 많이 쓰셔야 할 텐데……
무사히 건강하고 안전하게 잘 마치고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라디오에서 법정스님의 말씀이 들린다. '봄이 되어서 꽃이 피는것이 아니라, 꽃이 있기 때문에 봄이오는 것'이라고...... 아름다운 꽃이 있기에 봄이 봄답고, 봄이 더 아름답다는 말이다. 다시금 음미해 볼 말이다. 강원도 어딘가에 있는 '오두막'으로 돌아가고 싶으시다는 마지막 바램을 건강상 문제로 측근들도 들어 드리지 못했다고 들었을 때 마음이 아팠다. 오늘 아침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으신 그 분을 생각하며, 나도 내 마음 속의 탐욕과 근심을 내려 놓아야 할 것 같다. '봄이 되어서 꽃이 피는것이 아니라, 꽃이 있기 때문에 봄이오는 것'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는 ? 나는 오늘도 내가 살아있음을 감사드립니다. (향원익청)의 의미처럼 ' 맑고 고운 연꽃의 향기는 멀리까지 퍼진다'는 말이 법정스님께게 해당되기를 바라며.....! 12시 35분에. 교장실에서
12시 35분에. 교장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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