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life/나의 旅行, 山行과 오토캠핑

8.삼봉휴양림 휴양기8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14. 4. 29. 08:15


계곡에서 가칠봉으로 오르는 길은 비가 오면 물이 흐르는 골짜기다. 산행(山行) 중에 비가 많이 내리면 물길(水路)이 되는 가파른 길이 200여 미터 쯤 되는데 이곳에도 <물봉선화>가 군락을 이룬다.


조금 더 오르니 완만한 경사에 <쪽 동백>이 기다린다. 이 나무는 둥그런 잎이 크게 하나 있고 바로 뒤에 작은 잎 두 개가 달린 형태를 갖는데, 쪽하고 입맞춤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 나무에서 동백기름을 얻는다고도 한다.


 하늘을 보니 심상치 않다. 그래도 빗방울은 없으니 더 오르기로 한다. 아래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곳은 물안개로 가득히 쌓여있고 커다란 구름들이 비라도 쏟아 부을 듯한 기세다. 조금  더 오르니 가칠봉 1Km라는 팻말이 보인다.  향촌은 이미 힘이 드는지 뒤에서 쳐져서 온다. 애써 따라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기에 재촉은 하지 않는다. 하늘에서 벌써 빗방울이 후드득 후드득한다.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이 무리일 것 같아 하산하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이 계곡이라 물이 불면 길을 잃을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조금 더 내려오는데 다행히 빗방울이 그친다.


산으로 올라오는 등산객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등산로 계곡 끝지점에서 가지고 간 점심을 먹는다. 아주 소찬이다. 밥 한 공기에 된장찌개, 날 양파, 김치와 김 그리고 일급수인 맑은 계곡 물이 전부로 꿀맛이다. 계곡이 습해 땀은 나지 않아 삼봉약수를 떠간 물은 아직 그대로다.


계곡을 내려오는데 징검다리가 군데군데 물에 잠겼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 내처 향촌은 걱정이 되는 가 보다 이리 저리 살피는데 산악회가 달아 놓았던 낡은 리본이 보인다.

아마도 산에 있을 때 아래쪽은 비가 한바탕 지나간 모양이다. 리본을 따라 물길을 가로 지르면서 다시 길을 찾는다. 조금만 더 물이 불으면 길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


나는 원래 호기심이 많다.


여행을 가는 차속에서 잠을 청하기보다는 창밖에 펼쳐지는 풍경을 보기를 더 좋아한다.

지난 95년 미국 연수 때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할 때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피곤해서 눈을 감고 쉬고 있었는데, 나도 졸립긴 했지만, 버스 앞쪽에 않아 펼쳐지는 풍경을 열심히 감상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남보다 더 많은 것을 본 것 같고 느낌을 더 가질 수 있었나보다. 이런 호기심 때문에 나는 그 유명한 Stanford University를 잠깐이나마 구경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귀국 후 연수 보고서 후기(後記)에 < To See is to Know > 라고 썼던 기억이 난다.


다시 삼봉약수가 있는 산림문화 휴양관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약수 한 병을 뜨고 나니 3시 10분이다. 이곳 휴양림에서는 제1야영장과 휴양림 관리소와 산장부근에서만 핸드폰이 터진다. 우리가 있는 오토캠핑장에서는 라디오도 전화도 안 된다. 전기도 없으니 충전할 수가 없다. 핸드폰으로 간신히 시간만 알 수 있기에 핸드폰도 꺼놓은 상태다.   -------------------- 다음에 계속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