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오는데도 매미가 내 텐트 (플라이)위에서 울어대며, 갈 곳 몰라 하는구나!
저들은 6년동안이나 땅속에서 있다가 나와서 비바람이 치는데도 왜 저리도 애를 쓰는가?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이룬다.
철수하려면 텐트를 걷어야 하는데, 텐트를 걷는 일도 젖어서 문제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데 아내가 비가 계속 올 것 같으니 오늘은 여기서 쉬고 내일 가자고 한다.
우리 텐트가 있는 이곳에도 물안개가 꽉 차오른다.
습도가 포화상태에 이른다.
휴가철이라 비가 오는데도 이곳휴양림으로 사람들이 찾아온다.
우리 윗집 통나무집도 벌써 다 퇴실하고 또다시 새로운 분들이 들어온다.
관리원의 숙소(부엉이 통나무집)가 우리 텐트 주변에 있다니 안심이 된다. 친절하고 착하고 성실해 보인다.
이번 여행은 비가 오는 관계로 나다니지 못하고 텐트속에 들어 앉아 있어야 할 판이다.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한다.
그동안 내 생각에 여행은 바쁘고 다니고 하나라도 더 많은 것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인데, 이렇게 텐트속에만 있으려니 답답하다. 그런데 실상 이렇게 쉬어 보는 것도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조금씩 드는 것을 보면, 아마도 나이탓으로 돌리고 싶다.
앞으로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과 계곡의 물소리가 우렁차다. 벌써 물이 많이 불었다. 내일 떠날 수 있을까?
제1야영장 부근부터 핸드폰이 연결되기 때문에, 저녁을 지어먹고 관리소가 있는 곳으로 산책을 나갔다. 궁금도하고 하루 종일 텐트속에만 있으니 좀이 쑤신다.
처는 장모님께 전화하고, 아들에게 전화를 하고, 나는 권의식 교감, 친구 윤**, 황**선생에게 전화를 했는데, 연무중 보건교사였던 진** 선생님 모친사망이 있었단다. “내가 통화권이탈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황**님의 말이다. 또 윤** 친구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9월에 교감 발령이 적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저녁 산책을 마치고 차에 올라 라디오를 켰더니 원주MBC 방송이 잡힌다. 저녁 8시에 시작되는 최양락이 진행하는 프로인데 너무 재미있다.
차에서는 방송이 잡히는데, 일반 라디오는 잡히지 않는다. 핸드폰도 통화가 안 되지 라디오도 안 나오지 무슨 이런 오지가 있나…….
하여튼 문명과 완전히는 아니지만 소외된 지역에 우리 부부가 있다는 사실이 복잡함에서 벗어나 좋기는 한데, 왠지 두렵기 조차하다.
일기예보에 내일도 비가 온단다.
-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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