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토)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는 유럽여행길에 오른다.
아들 진우가 미리 예약했던 콜 밴이 우리가 예약한 시간은 11시인데, 10시 40분에경에 집에 와 있는 것이 보인다.
짐이 많아 걱정이었는데 공항까지 렌트한 짐앤콜에 짐을 실어보니 그런대로 괜찮다. 어젯밤 화물 로 부칠 수하물이 80Kg 을 넘지 않도록 체중계를 이용해 짐을 꾸렸다. 옷을 줄이고 줄이는데도 그래도 많다. 항상 여행이나 캠핑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옷이 필요하기는 한데, 더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짐을 싸면서 또다시 느끼게 된다.
오늘은 어젯밤 늦게 까지 짐을 다시 정리해 싸 두었기에 쉽게 짐(일련번호를 매겨 매직으로 써서 붙임-큰 짐이 6개 )을 실을 수가 있었고, 짐을 차에 싣고는 아들이 짐의 분실에 대비해 짐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두었다. 나 같았으면 수첩에 메모해 두었을 텐데…….
이런 면에서도 자식들과 나는 세대 차이가 있구나! 아들말에 의하면, 작년에 이태리로 갈 때 짐을 분실했을 때 공항에서 자세히 물어보았는데, 사진이 있었으면 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짐을 다 싣고 좀 이르기는 했지만 11시 10분경 공항으로 출발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은 의례 막히기 때문에 일찍 서둘렀던 것인데, 오늘은 그다지 혼잡하지도 않아 시원스럽게 달리고 있다.
하늘은 맑고 푸르다.
어떻게 우리식구 모두가 함께 유럽을 자동차 여행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들은 약간 들떠 상기된 모습이다. 이제 여행을 가기는 가는가 보구나!
지금 공항으로 향할 때 막힘이 없이 온 것처럼 우리의 여행도 큰 어려움 없이 잘 진행되기를 기도한다. 너무 일찍 왔나보다. 아직 12시 반이 채 못 되었는데 공항에 도착했다.
다음 여행 때도 이 콜벤 기사를 만나기를 바라면서 친절한 기사의 태도에 감사의 인사를 하고 공항으로 들어선다. 다시 보아도 인천 공항은 세계적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넓고 시원스럽다. 가슴이 다 후련하다.
4시 비행기였으니까 시간여유가 많다. 우리식구인 아들과 딸, 처, 나 이렇게 네 명 모두가 함께 하는 자동차 여행은 내가 결혼 초에 가졌던 꿈이었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로 보아 거의 불가능했던 여행이었으니 설레는 마음은 당연하리라.
홍콩으로 가는 길
예정대로 4시 비행기가 순조롭게 출발한다.
출발 사흘 전까지도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했었다. 어쩐 일인지 돈도 미리 주었는데 말이다.
며칠 전까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우리는 JAL을 타기로 했었는데 여행사에서 표를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렇게 무책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아마도 다른 사람에게 비싸게 팔아버린 것은 아닐는지 별 생각이 다 든다.
하여튼 파리에 자동차도 리스한 상태라 출발은 해야되는데,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의 심정은....!
딸이 거세게 항의를 했고, 다행히 환불도 받아 즉시 다른 여행사인 CATHAY PACIFIC에서 파리 가는 비행기 표를 구했다고 한다. 이때가 시즌이라 정말 비행기표 구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CATHAYPACIFIC 항공
갑작스런 티켓구매라 예상했던 비용보다 초과다. 허기는 말이 그렇지 12시간 비행기 타는 것도 지겨운데 게다가 홍콩에서 6시간 기다렸다가 타고 가야한단다. 정말 처음부터 힘든 여행이 되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비행기 표를 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난다.
오늘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붐비지 않고 순조롭게 달려왔다. 조금 막히지 않을까 해서 일찍 출발한 까닭에 공항에 도착하니 12시 반이다. 4시까지는 시간이 많다. 출국 수속을 하고 짐을 부치고 면세점을 왔다 갔다 했는데 네 식구가 함께 하니 3시간도 지루하지 않구나! 아내가 복장에도 신경을 써 주었다. 공항에 갈 때 까지 입고 가라고 바지도 베이지 색에 티셔츠도 새로 사왔다. 티셔츠를 입어보니 너무 덥구나! 나는 화장실로 가서 남방으로 갈아입었다.
그래도 덥다.
인천국제 공항에서
이럴때 가방이 떨어져 분실할 위험이 많음
이제 꿈은 이루어지는가!
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기회를 준 내 딸과 함께
6시간이나 기다리던 홍콩국제공항의 한때
드디어 탑승이다. 탑승게이트로 가니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이제 여행은 시작되기는 되나보다. 비행기에 오르니 비행기가 생각했던 것 보다 크다. 우리좌석은 창가 쪽은 아니고 중앙에서 우측인 H, J, K이다. 일행이라고 말하고 나란히 달라고 했는데, I 좌석이 없는 것이 이상하다. 그런데 비행기에 올라보니 정말 I 좌석은 없었다. 일찍 티켓팅한 까닭에 나란히 자리를 잡을 수가 있었다.
이제 세 시간 후면 홍콩이란다. 이틀전만해도 기상이 악화되어 일본행 비행기가 취소되는 형편이었는데, 드디어 출발하기는 하는구나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렌다.
점심으로 기내식을 주었는데 먹을 만했다.
이제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한다고 알린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와보는 홍콩인데 구경도 하고 싶다. 그래서 스튜어디스에게 6시간 대기해야 하니 그동안 가까운 곳을 구경할 수 있을까를 물으니, 공항에서 밖으로 나가는데도 빨리 서둘러도 1시간 정도는 걸리고 돌아오는데도 한 시간 그리고 2시간 전에는 돌아와야 하니 관광할 시간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냥 이곳에서 기다렸다가 갈아타라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하고 Transfer 대기 장소를 찾아간다.
처음이라 어디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 공항 직원에게 물어보니 영어로 가르쳐 주기는 했는데 확실히 알아 듣지 못했다.
2층으로 올라가라는 이야기인 것 같아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어딘가 이상하다. 딸이 다시 인포메이션에 묻고는 안내를 한다.
시간이 너무 많아 소일할 겸 캐리어를 찾아 짐을 싣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본다. 면세점이 있는 곳도 아니니 별로 구경할 것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대기 장소로 들어가려고 카트를 밀고 가니, 직원이 카트는 두고 오란다.
우리는 짐만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가보니 거기에 짐을 싣는 카트가 따로 있다. 즉 각 층마다 짐을 실을 수 있는 카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짐을 나누어 싣고 면세점을 두리번거려 보는데도 그래도 시간은 남고…….
아 !저쪽편으로 가구점이 아닌가 했을 정도로 멋진 인테리어를 한 곳이 보인다. 그래서 가보니 야외용 테이블처럼 보이는 가구가 놓여있었는데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우리 집 여자들이 무엇을 좀 먹자고 한다. 나는기내식이 맛이 있어 다 먹었더니 배가 불러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 사양하고 대기실 유리창을 통해 공항을 구경하는데 비행장이 꽤 크게 느껴진다.
비행기가 도착하면 즉시 탑승구가 붙여지고 사람이 나오는 동안 수화물을 나르는 작은 차가 트레일러(구르마)를 가져다 대면 자동으로 화물을 실어 나르고, 기내식을 담았던 화물은 또 공식에 의해 운반된다.
참으로 신기하구나, 어떻게 저렇게 정확하게 운전을 잘 할 수 있을까하고 감탄하고 있는데, 애들이 찾아왔다. 간단히 저녁을 먹자고하여 아들과 나는 누나와 엄마가 먹은 것 말고 다른 종류의 중국식 국수를 시켰는데, 내 입맛에는 별로다.
이곳 공항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이런 종류로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리저리, 또 창밖을 바라보기도하고 쏘다니기도 했는데도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제는 힘이 들고 졸립다.
어디 쉴 만한 곳이 없을 까하고 찾아 다녀 보는데, 저쪽으로는 사람들이 별로 눈에 뜨이지 않는다. 어슬렁 어슬렁 그 쪽으로 가보니 누울 수 있는 의자가 있다.
이게 웬 떡인가 하고 자리를 잡은 후 향촌에게 알렸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다. 내 딸은 나를 닮아서인지 내 옆에 자리를 차지했다.
나는 누워 창밖으로 공항을 구경한다.
비행기가 도착하면 이루어지는 일련의 정교한 움직임, 또 JAL 기내에 청소하러 들어가는 인부들의 일사불란한 모습……. 어두워지는 공항의 모습, 한 달 동안 전개될 낯설음과 이국의 아름다운 경치와,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로 들떠 벌써 마음은 저 하늘을 나른다.
홍콩국제공항에 전시된 구 소련의 화폐
북한의 화폐
홍콩 국제공항이다.
이곳에서 6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6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공항은 붐비지않았다. 어디 쉴 곳을 찾아보니 조용한 곳이 있다. 마침 전원을 꽂을 곳이 있었다.
그럼! 이 정도는 배려 해 주어야지!
아내 향촌의 느낌(2007. 7.14(토)
인천공항 출발 →홍콩 (오후 5:30도착) cathay pacific airline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온 가족이 마음과 시간을 맞추어 떠나는 이번 여행을 정말 부러워하며 이러한 가족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분수에 넘치는 찬사를 들으며 인천 공항을 출발했다.
홍콩에서 기다려야한다 파리행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기에 홍콩 공항 대합실에서 6시간동안이나 머물면서 파리 행을 기다렸다.
지루해서 어쩌나 했는데 그것은 기우였다. 딸과 아들 진우는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며,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남편은 홍콩 비행장의 야경을 편하게 눕힘 의자에서 보고 있다. 이렇게 책을 보며, 또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오히려 고맙다.
하나님이 얼마나 우리에게 행복한 가정을 주셨는지 지나온 세월에 감사한다. 앞으로의 모든 여정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이 창조하신 놀라운 세계를 보고 더욱 깊이 주님을 사랑하기를 기도한다.
우리에게 건강과 지혜를 허락하시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아름다운 여행을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어머님께서 주신 하나님 말씀 시편 121편을 가슴에 새기며…….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라 여호와께서 네 우편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치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감사합니다. 좋은 여행이 될꺼에요! 아들이 용기를 돋우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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