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의유럽자동차여행기(클릭)/16.(이)북부 말레노 마을 방문1-10

8. 마을을 떠나며...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08. 6. 29. 15:51
 

8월 3일(금) 금일 주행거리 395.6Km


2007년 8월 3일 금요일(여행 20일)

Malegno – Milano Malpensa Airport(누나 내려줌) – Andeer(스위스)


말레노를 떠나 말펜사공항으로 가는 아침풍경


오늘은 딸이 밀라노에 있는 말펜사공항으로 가야하기에 여유를 가지고 출발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조금씩 내린다. 아쉬움이 남아서 인지 마음이 허전하다. 비를 맞으면 차에 짐을 옮긴다.

어젯밤에도 비가 오기도 했고 산 정상 바로 밑이라 그런지 외부온도가 13℃로 써늘하다.

그러는 중에 아들이 작년 이곳에서 봉사활동 할 때 찍었던 사진 속에서 보았던 낯이 익은 아저씨가 숙소로 찾아오셨다.

오늘 일찍 떠난다기에 배웅하러 나오셨다고 한다.

어제 너무 늦어 나는 마을사람들과 만나지 못했던 차라 반갑기도 해서 우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더니 반갑게 받아들인다. 그는 하루 더 머물다 갔으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함께 기념촬영한 후 떠나는 우리에게 “비가오고 내려가는 길이 꾸불꾸불하니 천천히 가라”고 하신다.

머리도 짧고 안동의 하회탈처럼 보이는 주름진 친절한 아저씨의 마음이 우리를 따뜻하게 해 주었다.

우리는 시간이 있었으면 하루쯤 이곳에 머물며 마을사람을 만나보고 함께 지내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벌써 아침 8시가 되었다. 진우가 봉사활동을 했던 마을(숙소)에서 숙박 후 아침은 생략하고 오늘 딸의 에딘버러행을 위해 2시간 예정으로 밀라노 공항으로 출발한다.


아쉬움을 간직하며, 마을을 떠나는데 빗길이라 길도 미끄럽기도 하고 경사도 급해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 아들이 갑자기 소리를 높인다.

“아! 여기쯤인데…….”

“내가 작년에 이 부근에 길을 만들었는데” 하면서 차를 세우란다. 아들은 차에서 내려 이리 저리 찾더니, 드디어 그가 만든 길을 찾아냈다.

 

 휘어리 아저씨와 함께

 

 

 

 봉사활동으로 만들었던 계단을 드디어 찾았다.

 

 이정표

 

 아들이 작년의 흔적을 찾아서

 

 

 

 

 

 

 

감회가 깊은가 보다.

우리도 차에서 내려 그곳으로 가보니, 그들이 만들어 놓은 이정표가 보인다. 감회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들의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며, 나도 감동에 젖어본다.

아들의 흔적이 이곳에 남아있다니!


아들도 이제는 그 어릴 적 어린애가 아니구나!


구불구불한 산길을 힘겹게 내려오는데, 산을 절개해서 만든 도로주변의 잡목과 풀을 제거하는 차량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자동차에 포클레인의 팔을 단 모양인데 셔블(삽)대신에 네모로 된 상자에 예초기를 넣은 형태이다. 풀이 빨려 들어가 잘게 잘리는 것으로 쓱 지나가면서 절개지 벽을 훑는다. 정말 신기하구나…….


우리는 13번 도로를 타고 달린다.


비가 조금씩 내린다. 지금 시간이 출근시간이라 차들이 매우 빠르게 달리고 있다. 생전 처음 가는 길이니 방향이 어디가 어딘지…….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대로 가는데 길을 잘못들었나보다. 너무 시골로 들어가는 것 같다. 차를 돌리려는데 돌릴 곳이 없다. 터널을 몇 개 지나 간신히 차를 돌려 아까 오던 길로 다시 되돌아 갔다. 고속도로로 가야하기에 다시 셋팅하고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쪽으로 다시 향했다.


어느덧 비가 멎었다.


저렇게 푸른 하늘도 있구나. 낮고 푸르른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아름답다.

게다가 하얀 구름이 솜이불이 되어 푸른 하늘을 덮었다.

아~ 아름다운 하늘이여…….

참으로 평화스럽다. 아들은 이 하늘이 아까워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밀라노에 있는 말펜사 공항으로 가는 길 여유를 가지고 출발했는데도, 초행길이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얼마를 더 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