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과학이야기

몰디브로 간 이유? (퍼옴)

백당 - 백세까지 당당하게! 2009. 12. 10. 16:24

 

그들이 몰디브로 떠난 이유는?

해양연, 인도양에서 열수광상 찾는다

2009년 12월 09일
글자 크기+- 이메일 프린트 오류신고 RSS주소복사


한국해양연구원 심해·해저자원연구부의 연구원 6명은 14일 인도양의 유명 휴양지 몰디브로 떠난다.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두고 비행기표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계획대로라면 14일에 출발한다. 그러나 티켓을 구하지 못하면 하루 앞당겨서라도 떠나야 한다. 늦어도 15일에는 몰디브 인근에 정박한 해양연구선 온누리호에 타야 하기 때문이다.

몰디브의 햇살을 뒤로하고 심연으로 잠수

햇살을 청록색으로 반사돼 아름다운 바다 빛깔을 자랑하는 몰디브로 떠나지만 이들의 마음은 마냥 설레지는 않는다. 지상의 햇빛과 는 무관하다. 일말의 햇빛도 허락하지 않은 수심 3000m 심해의 열수광상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탐사면적은 10km 폭에 7,000km 길이로 70,000㎢에 이른다. 그러나 찾아야 하는 열수광상은 고작 지름 300m 정도의 작은 원으로 면적이 0.07㎢에 불과하다. 거의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 수준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남태평양 통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열수광상 개발권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인도양에서 열수광상을 찾으려는 이유는 해저지형의 발달과정상 남태평양의 광상보다 많은 광물이 농축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경용 해양연 해저열수광상개발사업단장은 “이번에 탐사하려는 인도양의 해양지각은 이동속도가 1년에 4~8cm 정도로 태평양(12~14cm)보다 느리기 때문에 유용광물이 이동하지 않고 같은 장소에 계속 쌓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열수광상은 바다의 금맥

열수광상은 해양판이 벌어지는 해령 지역에 많이 생긴다. 해령에서는 뜨거운 용암이 올라온다. 주변 땅속으로 스며들어간 바닷물은 용암 부근에서 섭씨 1200도 이상 가열돼 금, 은, 구리, 아연 등의 유용광물을 녹인다. 이 열수가 분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오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주변에 광물을 침전시킨다.

열수 분출구는 해양판의 이동에 따라 변한다. 따라서 해양판의 이동속도가 느릴수록 쌓이는 광물이 많아져 주변 광상의 규모가 커진다.

이 단장은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열수 분출구를 찾으면 해양판의 이동 속도와 방향을 계산해 수백년 전에 쌓인 뒤 이동한 대규모 열수광상을 찾을 수 있다”며 “그것이 진정한 ‘노른자위’”라고 귀띔했다.

인도양 탐사를 통해 해양선진국 도약 기대

이번 탐사는 인도양의 열수광상을 찾는 첫 시도다. 유럽의 탐사가 많은 대서양과 미국이 대부분을 선점하고 있는 동태평양과 달리 인도양을 탐사한 나라는 독일, 중국, 미국 등 대여섯 나라에 불과하다.

연구가 덜돼있기 때문에 이번 탐사에서 열수광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발견하게 된다면 해저광물자원 개발의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인도양은 특히 다른 나라의 EEZ에 속하지 않는 공해가 많다. 이곳의 열수광상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나라가 광체 규모가 큰 ‘노른자위’를 독점할 가능성이 있다.

이 단장은 “국제해저기구가 현재 공해상의 해저열수광상 탐사규칙을 심의 중”이라며 “공해는 ‘1개국 1광구’ 원칙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거리가 먼 동태평양의 공해상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도양이 적격”이라고 밝혔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