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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life/나의 旅行, 山行과 오토캠핑

[스크랩] 삼봉 자연 휴양림 휴양기 마지막회

 

8월13(토)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나는 일주일 더 묵으려 했는데 처가 가자고 한다. 집을 너무 오래 비워두었고 아들 진우가 봉사활동에서 돌아오는 날이다. 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미루어 놓으니 걱정이 되는가 보다. 나만 교감 발령 나는 것이 답답해 집안에 들어박혀 있을 수가 없어서이지, 살림하는 사람들이야 어디 그러랴……. 이곳에 월요일날 왔으니 오늘 토요일이니 일주일 동안이나 되었다. 그런데 맑은 날은 거의 없이 비가 오락가락 한 편이다. 그래서 오늘 철수하기로 하고 가는 길에 조금만 더 양양쪽으로 가서 九龍領만 넘으면  처음 가려고 했던 미천골 휴양림이라 하기에 들렀다 가기로 했다. 다음에 오려면 답사를 하는 셈치고…….

텐트를 걷는데 텐트가 마르지 않았다. 약간 물기가 있는 그대로 접어 넣고 미천골로 향하여 간다. 구룡령(九龍領)은 글자 그대로 용이 아홉 마리가 누워있어서 인지 가파르고 길다. 운전 실력이 부족해서일까 내차가 렉스턴이라 힘이 좋은데도 엉기는 기분이다. 3단기어로 바꾸면서 엔진 브레이크를 걸면서 안전하게 가자.


이윽고 미천골 휴양림 간판을 보고 들어간다. 들어가는 길이 좁다. 여기도 소문이 많이 난 곳이지만, 진입로는 다른 휴양림처럼 넓지가 않다. 사유지가 많아서 인가보다. 매표소에서 우리는 야영할 것 아니라고 했더니 입장료 천 원씩만 내란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으니 4Km내에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하라고 한다. 그래서 지레 겁을 먹고 차를 돌릴 만한 곳에 주차를 하고 돗자리와 작은 배낭하나만 메고 걸었다. 오늘은 해가 나 걷는데 덮다.


오르는 길옆으로 시원스레 물줄기가 휘돌아 나간다. 군데군데에서 아이들 물놀이를 돕는 젊은 아빠 엄마를 볼 수 있다. 어떤 곳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포함해서 식구 모두가  떠내려 오는 손자들의 보-트를 건지려고 대기하는 모습도 보인다.

처가 말한다. "아이들 없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


휴양림을 비롯해 야영하는 대부분이 젊은 부모들이다. 자식들이 부모를 함께 모셔서 오는 경우를 빼고는 나만큼 나이든 사람들은 흔하지 않다. 나는 뭔데 이런가? 하고 반문한다.


미천골 계곡은 물이 많고 넓어 좋으나 물놀이하기에는 물살이 센 것 같다. 느낌에 방태산 휴양림이 더 좋다는 생각을 내내 하며 오른다.

오토캠핑장을 보니 데크도 작다 . 텐트촌은 이미 만원 상태로 어제 저녁도 비가 왔다는데, 땅바닥에 텐트를 친 곳이 많다.


오토캠핑장 바로 옆에 간단한 매점이 있는데, 거기서 아이스케이크를 사먹다가 돗자리를 놓고 와 버렸다.

상류로 올라가니 팔각정이 있는 곳에서 보는 폭포가 시원함을 더해주는구나. 이미 팔각정에는 어느 식구들인가 가득 누워 세상을 잊는다. 계단을 따라 아래쪽 물가로 내려가니 어느 부인이 창을 한다. 폭포소리와 흐르는 물소리에 묻혀 소리는 간간이 이어지는데 그래도 소실 적에 한가락 한 모양이다. 차가운 물속에 발을 담근다. 어디가나 虎然 아니겠는가! 시원하다. 향촌보고 들어오라고 하는데 싫다고 한다. 어쩜 나하고 반대인가! 맥주 한 개를 물에 담그고 짊어지고간 데우지도 않은 차가운  햇반 두 개를 김치 한 가지만 놓고 점심을 대신한다. 올라오느라 힘들었던지 그래도 꿀맛이다. 처와 함께 다시 물에 발을 담근다. 너무 시원하고 좋단다. 진작 그럴 것이지……. 캔 맥주를 한 모금씩 음미한다. 차가운 물속에 발을 담그고 마시는 쌉사름한 맛은 그 때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맛이다. 달이 비추는 해변에서의 한잔 술의 맛과 비교될 수 있는 그런 맛이다.

내려오는 길에 들러 돗자리를 찾아들고 제1야영장, 제2야영장을 다시 눈여겨본다. 다시 휴양림 찾아올 기회가 있으면 차라리 방태산과 삼봉으로 가겠고 생각했다. 방태산은 방태산대로 삼봉은 삼봉대로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오후 3시가 넘어 수원으로 출발한다. 한주일 동안 비가 많이 와 글자 그대로 많이 쉬었던 휴양이었다.



― 9월 발령은 몇 명이나 날까? 나는 확실히 발령이 날까? 오는 길 내내 내 머릿속은 다시 어지러워지고 있다.

 

--- 지난 일 주일간의 삼봉자연휴양림 휴양기 마지막 편입니다 . 너무 길어 지루하지나 않으셨는지요? 그애도  <이천사 교감>카페에 새글을 올려보려고, 나름대로 길게 연재해 보았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마지막편을 읽으신 동기님들 모두 세배나 건강하시고, 좋은 교감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출처 : 이천사교감
글쓴이 : 雪岳 居士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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